“북한·타지키스탄 노동자들, 러시아에서 집단 패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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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몸싸움 주먹다짐 동영상 공개 임금착취와 열악한 노동조건이 원인

러시아에 파견돼 외화벌이에 나섰던 북한 건설 노동자들이 공사 현장에서 외국 노동자들인 타지키스탄 노동자들과 실랑이 끝에 격렬한 몸싸움과 주먹다짐을 벌이는 동영상이 공개됐다고 RFA방송이 지난 5일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러시아 서부 크라스노다르 시내 건설현장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노동자들이 현지 타지키스탄 노동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러시아 현지 온라인 뉴스 매체 베스티루(vesti.ru)는 당시 수십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타지키스탄 노동자들과 욕설과 실랑이 끝에 주먹다짐을 벌였다며 관련 동영상을 5일 공개했다. 1분 37초 분량의 해당 동영상은 러시아 건설 관계자가 찍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시아어로 “북한 대 타지키스탄”이라고 웃으며 말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또 이 영상에는 작업복을 입은 북한과 타지키스탄 노동자 20여명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열악한 노동조건 ‘집단 패싸움으로’

급박한 상황인 듯 안전모까지 벗은 북한 노동자들은 타지키스탄 노동자들에게 돌과 철근, 각목, 안전모 등을 던지는가 하면 이를 말리자 발길질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매체는 크라스노다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노동자 20여명이 부상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싸움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북한과 타지키스탄 노동자 49명이 구금됐지만 곧 풀려난 후 모두 해고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러시아 건설 업체가 이들을 합법적으로 고용했다며 고용에 대한 적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 등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그동안 열악한 노동조건 아래서 집단 패싸움 등에 종종 연루돼 왔다.

지난 2016년 9월 중순에는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조선소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건설 노동자들이 현지인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또 지난 2017년에는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노동자 5명이 현지인들과 시비 끝에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미국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노동자들은 과도한 노동과 엄격한 통제 아래서 큰 압박을 받으면서 임금까지 착취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렉 스칼라튜 총장은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직장 근로 조건, 안전과 보건 기준도 그리 좋진 않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임금을 북한 당국이 착취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북 ‘패싸움 노동자 전원 해고’

▲ 러시아 온라인 뉴스 매체 '베스티루(vesti.ru)'는 당시 북한 노동자들이 타지키스탄 노동자들과 욕설과 실랑이 끝에 주먹다짐을 벌였다며 관련 동영상을 5일 공개했다.

▲ 러시아 온라인 뉴스 매체 ‘베스티루(vesti.ru)’는 당시 북한 노동자들이 타지키스탄 노동자들과 욕설과 실랑이 끝에 주먹다짐을 벌였다며 관련 동영상을 5일 공개했다.

한편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로 내년 말까지 돌려보내야 하는 북한 노동자 대신 인도, 즉 인디아 노동자를 대체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일 러시아 사할린에서 열린 제4차 전러 극동지역개발 회의에서 유엔 대북제재로 러시아를 떠나야 하는 북한 노동자를 대체할 인력으로 인도, 즉 인디아 노동자들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자로 참석한 블라디슬라브 즈뷔차이니 러시아 연해주 이민 협력센터 대표는 그동안 연해주 주정부와 함께 북한 노동자들을 대체할 인력을 찾아왔다며 인도 노동자들이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주재 인도 총영사가 연해주이민협력센터 측에 수차례에 걸쳐 인도 노동자들은 경험과 기술이 있고 연해주의 열악한 환경에도 일할 수 있다며 한 번에 4천 명의 인도 노동자들도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즈뷔차이니 대표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메일을 통해서도 인도 노동자들이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일하는 것을 두고 러시아 극동 정부와 인도 정부 간에 논의가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안드레이 타라센코 연해주 주지사와 팡카지 사란 러시아 주재 인도 대사가 이에 대해 논의했다며 인도 노동자는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제재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송환시키도록 한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자국 내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임금 싼 북한 노동자 대체할 인력 없어

북한 노동자처럼 숙련되고 인건비가 저렴한 인력이 필요한 러시아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 노동자 대신 인도 노동자를 대체 인력으로 고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러시아 외교·국방 정책 전문가인 스티븐 블랭크(Stephen Blank) 미국외교정책위원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서명했기에 북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다”면서 “그들은 다른 노동자들을 찾아야 하는데 인도는 해외로 수출할 노동자들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블랭크 연구원은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에 회의적이라며 그런 이유로 러시아는 자국 내 북한 노동자들을 다 돌려보내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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