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결국 CA 법정에 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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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3년째 끌고 있는 진로하이트 항소심에서…

‘박문덕 회장,
디포지션에 참석하고 소송비용 지불하라’

▲ 박문덕 Hite Jinro 회장

▲ 박문덕 Hite Jinro 회장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는 본국 하이트진로그룹(회장 박문덕)과 한인유통업체 하이트USA(대표 이덕) 간 법정공방에서 일단 법원이 이 덕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선데이저널>이 단독으로 입수한 두 회사 간 항소심 관련 자료를 보면 법원은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디포지션(Deposition)을 연기해 온 박문덕 회장으로 하여금 디포지션에 출석하도록 했고, 그동안 소송이 진행되면서 이 덕 대표가 사용한 비용을 모두 지불하도록 명령했다. 박 회장이 법원의 결정에 반발해, 디포지션에 끝까지 참석하지 않을 경우 박 회장과 하이트진로그룹이 소송에서 패배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인사회에서는 박 회장의 이번 소송이 대표적 대기업의 갑질이란 평가가 많다. 박 회장이 하이트진로 물량을 LA에 있는 친누나에게 몰아주기 위해 하이트진로 주류 사업의 미국 진출 기반을 닦은 이 대표를 내쳤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소송의 정당성을 주장했고, 이것도 모자라 이 대표를 회삿돈을 횡령한 사람처럼 몰아갔지만 재판에서 그 진실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5월 1일 캘리포니아 항소심 재판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법원은 그동안 디포지션을 계속해서 연기해왔던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디포지션 참석을 결정했다. 다만 이 자료는 ‘오피셜 어필 코트’에서 내놓은 자료이기 때문에 당장에 법적 문서로 보기는 어렵고, 90일 안에 공식문서화 된다.

하이트진로그룹 측은 이번 소송에서 박 회장이 디포지션에 참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계속 강조해왔다. 박 회장 역시 디포지션을 계속해서 불참하며 연기해왔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자신과 맺은 계약의 당사자가 박 회장이었기 때문에 박 회장이 직접 디포지션에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소송이 벌써 3년 넘게 늘어지고 있다. 박 회장의 이런 움직임 때문에 양측이 쏟아부은 소송비용만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5월 1일 항소심 재판부는 박 회장이 디포지션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을 못 박았고, 그동안 이 대표가 박 회장과의 소송에 얽혔다는 것만으로 들어간 소송비용까지 하이트진로 측에서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법원 결정 중 하이트의 손을 들어준 것은 4년에 한 번 자동적이자 영구적으로 계약이 연장되기로 한 부분인데, 법원은 ‘영구적 계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법원은 그렇다 하더라도 2015년까지 이 대표가 하이트진로 주류에 대한 판매권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고 여기에 대한 fair market value도 있다고 봤다.

박문덕 회장, 디포지션만 수 차례 불참

이 사건은 벌써 3년째 진행 중이다.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이트진로그룹이 어떻게 미국 시장에 뿌리를 내렸는지를 알아야 한다. 남매 중 막내였던 하이트진로그룹 박문덕 회장은 형과의 경영권 분쟁을 통해서 경영권을 획득했다. 그는 2001년 회장직에 오른 이후 자신의 경영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엿본다. 우선적으로 했던 것이 조선맥주라는 브랜드를 하이트로 바꾸고 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천연암반수로 만든 맥주라는 이미지로 당시 업계 1위였던 OB맥주를 따라잡는 뛰어난 사업 수단을 발휘했다. 동시에 그는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첫 번째가 바로 이 곳 미국시장이었다. 미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타운 개척이 우선되어야 했다.

▲ 5월 1일 캘리포니아 항소심 재판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법원은 그동안 디포지션을 계속해서 연기해왔던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디포지션 참석을 결정했다. 다만 이 자료는 ‘오피셜 어필 코트’에서 내놓은 자료이기 때문에 당장에 법적 문서로 보기는 어렵고, 90일 안에 공식문서화 된다.

▲ 5월 1일 캘리포니아 항소심 재판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법원은 그동안 디포지션을 계속해서 연기해왔던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디포지션 참석을 결정했다. 다만 이 자료는 ‘오피셜 어필 코트’에서 내놓은 자료이기 때문에 당장에 법적 문서로 보기는 어렵고, 90일 안에 공식문서화 된다.

이 때 박 회장의 신임을 받고 타운의 판매망을 뚫은 주역이 바로 이 덕 대표다. 1988년부터 하이트맥주에서 일한 이 대표는 1997년부터 미국에 건너와 미주 대리점을 운영해왔다. 그가 처음 왔을 때만해도 하이트맥주 LA본사는 대리점 수준에 불과했다. 이 대표는 4백만달러에 진로 미주판매망인 K&M이라는 주류도매상으로부터 판매망을 사들이는 한편, 새로운 판매망을 개척했다. 이 과정에 하이트진로 본사 측의 도움은 사실상 전무했다. 하이트진로그룹 측도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역할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이 덕 대표가 KM을 인수 과정에서 하이트진로측이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이 대표는 재정적으로 전혀 도움을 준 적이 없으나 박 회장과 하이트 진로 판매권을 주는 전제조건이 있었음을 상기시켰다.

이런 바탕으로 하이트맥주가 본격적으로 LA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2003년이다. 박 회장은 이 대표와 상의 끝에 2003년 하이트 USA를 설립했다. 하이트USA를 통해 미주 판매망 개척을 하던 이 대표는 하이트가 진로를 합병한 2006년부터는 소주 판매망 개척에도 나섰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진로아메리카 미주 법인의 대표도 함께 역임했다. 이 대표에게 진로아메리카 대표를 맡긴 것도 바로 박문덕 회장이다. 두 사람은 2007년 하이트맥주와 진로소주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고 판단해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그는 2011년까지 진로아메리카 대표를 맡았다. 2007년 양측이 맺은 계약에 따르면 계약은 4년 주기로 갱신된다. 이 계약에 의거해 양측은 2011년 다시 한 번 계약을 맺는다.

하이트 “이 대표가 사기 및 횡령”

앞서 언급했듯이 하이트진로그룹 측은 양측 간에 맺어진 계약이 불평등 계약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2007년과 2011년 양측이 맺은 계약을 살펴보자.
2007년 양측이 맺은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협정은 여기 쓰여진 날짜(효력 발생일)에 효력이 발생하며, 이 협정서의 다른 조항들에 따라 미리 종결되지 않는 이상, 효력 발생일로부터 4년간 유효하다. 그 4년 기간이 끝날 때는, 이 협정은 추가 4년간 자동으로 갱신된다.”
“이 협정은 이유 없이 종결되지 못한다. 이 협정의 만료나 종결 또는 여기 적힌 유통업자의 권한 중 어떤 것이든 만료나 종결시에는, HiteJinro와 진로아메리카는 유통업자에게 법에 의해 명시된 모든 손해에 대해, 유통업자의 그 당시 시장가치뿐만 아니라 2003년 1월(소주의 경우는 2006년 5월)부터의 고객 호감도, 브랜드 인지도, 상품 판매 등은 구축한 유통업자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손실 금액을 포함하여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 이 덕 Hite USA 사장

▲ 이 덕 Hite USA 사장

양측의 계약은 2011년 일부 수정되었다.
“이 협정은 이유 없이 종결되거나 수정되거나 변경되지 못한다. 진로아메리카 또는 하이트진로가 이유를 가지고 또는 이유 없이 이 협정서를 수정하거나 취소하거나 종결짓거나 변경하거나 갱신하지 못한다면, 또는 유통업자의 사업적 자산이나 권리의 어떠한 임무나 이동, 판매에 대한 승락을 보류한다면, 진로아메리카와 하이트진로는 법에 의해 명시된 모든 손해에 대해, 유통업자의 그 당시 시장가치뿐만 아니라 2003년 1월(소주의 경우는 2006년 5월)부터의 고객 호감도, 브랜드 인지도, 상품 판매 등은 구축한 유통업자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손실 금액은 물론 진로아메리카와 하이트진로의 행위의 결과로 상실되거나 줄어든 판매권을 포함하여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하지만 하이트진로그룹 측은 2014년 9월 하이트USA를 상대로 유통권 계약 해지 및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진로 측은 2007년 하이트USA와 맺은 미주지역 유통 계약이 ‘불공정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덕 대표가 미주내 유통 판권을 지키기 위해 사기와 속임수, 뇌물 공여 등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소장에 명시했다. 이 대표는 즉각 맞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그는 “내게서 유통권을 빼앗기 위한 대기업의 ‘탐욕(greed)’”라고 주장했다. 제조업체 ‘갑’이 유통업자 ‘을’을 상대로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대표는 이 때문에 상당한 재산상의 피해도 봤다. 일단 하이트 측의 선제적 소송제기에 어쩔 수 없이 맞대응을 해야 하면서 거액의 소송비용을 들여야 했다.

회장 디포지션 불참, 하이트의 고민

또한 소송 때문에 하이트USA는 하이트진로의 모든 주류를 유통할 수 없게 됐다. 하이트 USA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주류 상품에 대해 판매 금지령을 내리며 강경한 대응을 불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 덕 사장은 재고를 처분하려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계약과 소송 때문에 다른 판매처에도 팔 수 없었고 공짜로 나눠주는 일도 불법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었다. 연방법상 모든 주류는 허가받은 폐기처리회사에 비싼 수수료를 주고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대표의 소송비용까지 하이트 측이 내야 한다는 법원의 이번 결정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 대표가 굳이 소송을 할 필요가 없었는데 하이트 측이 억지로 싸움을 걸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향후 디포지션을 참석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하이트 측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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