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장의 이모저모…‘우리는 한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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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열성에 감탄

◎이날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자정까지 무려 14시간 동안 6가와 베렌도 투표현장에 나온 30여명의 한인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그야말로 헌신적이고 체계적이고 열성적이었다. 수천명의 한인 투표자들은 평균 4-5시간을 뙤약볕에서 지내면서 이들이 제공하는 햇볕 가리개와 병물로 목을 축였다. 밤에는 기온이 내려가 춥고 배고팠는데 이들 자원 봉사자들이 제공하는 김밥 등으로 든든했다. 특히 밤 늦은 시각까지 기다려 투표를 하고 나온 한인들에게 뉴스타부동산 차량 50대와 다른 자원봉사자 차량들이 각자 한인들 집까지 태워다 주는 성의를 보였다. 한편 이날 LA 한인회와 한미연합회

▲4~5시간을 기다려 투표한 한인들

▲4~5시간을 기다려 투표한 한인들

등 한인 단체들도 차량 서비스를 제공해 투표에 나서는 한인 유권자들을 투표소 까지 실어 나르는 등 체계적인 투표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날 각 투표소를 다니며 봉사를 한 로라 전 한인회장은 밤늦은 시간에 한인 언론들과 만나 “무엇보다 한인 노인들을 포함해 젊은 세대들이 직접 투표장에 나와 한인사회의 결집력을 보여 준것에 감사하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로라 전 회장은 “오늘의 결집력이 앞으로 한인사회 정치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런 결과를가져오게 만든 자원봉사자들의 노력과 헌신에 머리 숙여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문 교회의 박헌성 담임목사는 투표 시작 전부터 밤늦게까지 사역자 50여명과 함께 투표장에 나와 기다림에 지친 한인들에게 사탕과 과자 등을 제공하고, 특히 노약자와 장애인들의 투표 봉사에 도움을 주었다.

유재환 전 윌셔은행장도 3시간 기다려 투표

◎ 투표장에 나온 한인들의 사연은 각가지이지만 목표는 하나였다. 코리아타운에 거주한다는 배진호씨는 “형수님께서 오늘 투표를 꼭 하라고 하셨다”면서 “그것이 애국이라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 투표장에 나온 장애인들은 도운 페트라 서씨는 “오늘 이같은 봉사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우리 한인들이 서로 도와 함께 하는 일이라 더욱 값지게 생각한다”고말했다. 윌셔은행장을 역임한 유재환 전 행장 부부도 이날 한인들과 함께 줄을 서서 기다리며 “한인 동포들의 진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면서 “오늘 투표장에 나오기를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미 주류언론들도 밤 늦게까지 현장취재

◎ 이날 투표장에 미주류 언론인 LA타임스와 FOX를 포함해 3대 TV 방송 KTLA등 지역 방송 등 대표적 방송사들이 모두 출동했다. 특히 채널 7 ABC방송은 밤 늦도록 현장 취재로 관심을 두었다. ABC방송의 조스 하스켈(Josh Haskel)기자는 “수천명의 한인들이 코리아타운과 방글라데시 타운 문제를 두고 투표에 나섰다”라는 제목의 톱뉴스에서 “이날 투표는 낮 2시에 시작되어 밤 11시까지 이어졌다”면서 젊은 한인들 중에는 노트북을 두들기며 장시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또 40년 이상을 코리아타운에서 살아온 토마스 황 씨는 하스켈 기자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코리아타운을 세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우리는 타인종과 공존하기를 원하지만 타운을 서로 다른 인종간으로 분리시키는 것을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황씨는 “우리는 정치력을 상실했지만 이를 회복하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ABC방송은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코리아타운처럼 자신들도 구역을 지니고 살고 싶다는 내용도 함께 보도했다. CBS 방송은 특히 제임스 김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코리아타운의 유산을 감동적으로 보도했다. 김씨는 “지금 하늘에 계신 저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오늘 우리들이 투표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면서 눈물을 글썽이면서 “정말로 믿을 수 없는 광경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어 눈물을 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방글라데시인 마루프 이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다양성의 사회라며 라티노, 흑인, 한국인, 인도니시안, 파키스탄 등등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주장을 소개했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 ‘투표와 관련없이 좋은 관계 희망’

◎ 이날 한인들의 투표 줄서기가 거의 4개 블럭을 감싸자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에서 나온 앰비 합비두라만 씨는 “이렇게 많은 한인들이 투표에 참여할 줄 몰랐다며, 투표에서 지더라도 한인 커뮤니티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말유부라는 또다른 방글라데시 인은 “한인들이 왜 이렇게 공격적으로 투표를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우리들은 이 타운에서 공존을 하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7천여명이 몰려든 한인 결집력에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한편 코리아타운 지역에서 방글라데시 처럼 또 다른 자신들의 타운을 설정하려는 엘살바돌이나 필리핀계 커뮤니티는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수천명이 한마음 투표참여

◎ 이날 또 다른 투표소 하버드 초등학교 투표소는 오후 1시부터 줄이 형성되기 시작해 투표 시작 시간에는 약 200명으로 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났다. 이 장소에도 수천명의 한인들이 몰려 들어 한인들의 결집력을 여실없이 보여주었다. 학교 강당은 물론 주변 일대 한인들로 파도를 이뤘다. 리틀 방글라데시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곳 투표소에는 방글라데시 주민들이 가족 단위로 참여하거나 히잡을 두른 여성들이 서너명씩 뭉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투표자의 절대 다수는 한인들이었다. 하버드 초등학교 투표소의 1호 투표자는 제임스 윤 선교사로 부인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윤씨는 “한인타운이 축소된다는 뉴스를 보고 투표소로 달려왔다”며 “코리아타운이 더 확장되고 발전되어야 할 시점에 오히려 반쪽으로 쪼개진다는 말은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투표장에 왔던 한인은 단체 카톡방에 “여태껏 투표라는 게 좌․우, 남․녀, 노․소 갈라져 싸우는 모습만 봤는데… 이렇게 한마음으로 투표하는 모습 보니 울컥하네요”라고 글을 올렸다.

한인 투표참여자 최소한 1만 5000명 이상 될 듯

◎ 선거 하루 전날까지 LA시 선거관리국에 접수된 우편투표 용지는 모두 1만48장으로, 이날 오후 3시까지 한인회와 한미연합회를 비롯한 마켓 등지에 접수된 대리 투표용지

 ▲투표장은 코리안 아메리칸의 운동장이 됐다.

▲투표장은 코리안 아메리칸의 운동장이 됐다.

도 3,000여 장에 달하고 이날 현장 투표까지 합산할 경우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는 최소 1만5,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LA시 선거관리국은 이날 저녁 8시까지 대기한 유권자들의 투표까지 인정해 20일 오전 9시부터 개표를 시작, 이르면 21일 찬반투표 최종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현장에 나온 크리스토퍼 갈씨아 매니저는 한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갈씨아 매니저는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를 두고 일부 한인들이 주장하는 코리아 타운 경계선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코리아타운 주미의회 관내에 또다른 방글라데시 타운 주민 의회를 설치하느냐 아니냐를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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