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운 인력난 수급 ‘초비상’ ‘일할 사람이 없다’ 딜레마에 빠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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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기는 45년만에 최대 호황이라지만…’

코리아타운 죽을 쑤든 밥을 짓든 사람이 있어야…

미국 국내경기는 45년만에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코리아타운은 불경기와 침체경기로 허덕이고 있다. 미국 기업 등에서는 고용을 계속 늘리고 있지만 코리아타운은 고용을 늘릴 여력이 없을 정도로 최악의 침체 상태다. 코리아타운은 젖줄인 다운타운 자바시장 등의 계속적인 도산과 파산 경기하락과 저임금 인력난으로 인한 환경에서, 한국의 고공 실업률과 대기업들의 경기부진 등의 영향으로 이중고의 침체기를 맞고 있다. ‘한국이 경기침체하면 LA코리아타운도 침체다’라는 등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수 년동안 코리아타운 일원에 무려 50여개의 주상복합 대형아파트들이 건설되어 부동산 경기의 호황이 타운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형 투자개발회사들의 난개발로 이익과 혜택이 타운에 투자되지 않고 대기업 수중에 들어 가기 때문에 코리아타운은 오히려 임대 비용만 치솟아 3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무차별 이민단속에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코리아타운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K씨는 요즘 불안하다. 일용직 인부를 구하기가 무척이나 힘들어졌다. K씨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사람이 필요하면 홈디포(Home Depot) 주자장에 가면 일용직 노동자를 구할 수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저임금 노동자들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할 수 없이 구인 직업소개소에서 비싼 임금을 주고 데려왔다”고 말했다. 밸리 지역에서 가드닝을 운영하는 C 씨는 “전에 같으면 쇼핑몰 주차장에서 쉽게 노동자를 찾을 수 있었다”면서 “요즘 일거리는 많은데 인부가 없어 제대로 작업을 맞출 수가 없다”고 푸념을 했다. 한인타운의 가장 많은 업소인 식당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코리아타운 6가에서 식당을 하는 L씨는 “디시워시와 청소를 담당하는 노동자를 구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면서 “한인들을 찾으려 해도 이같은 일을 하려는 한인들이 없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3D업종 불체자 종사자 자취감춰

이같이 저임금 노동자를 구하지 못하게 되어 식당 등 업소에서는 웨이터나 웨이추레스들이 디시 워시와 청소까지 담당하는 관계로 자연히 손님에 대한 서비스 자체가 나빠지게 된다. 이런 현상은 소규모 영세업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웨스트LA에서 뷰티샵을 운영하는 K씨는 “지난달에 라티노 직원이 한꺼번에 3명이나 이직하는 관계로 다른 직원들이 그들 일을 하는 관계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이들은 그래도 숙련공들인데 이들을 대체할 다른 숙련공들을 구하기가 쉽일용직1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들 저임금 노동자들은 대부분이 히스패닉계 종사자들이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많은 노동자들이 불법체류 신분이다. ‘이민국의 단속으로 불체자들이 다수 체포됐다’는 주류언론의 보도가 나오면, 타운의 업소들에서는 갑자기 결근하는 히스패닉 종사자들이 많아져, 주인이 이를 대신하는 일들이 다반사이다. 그럴때면 구인 직업소개소에도 일손이 모자라 당장 저임금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 하루 이틀 땜빵 일을 하려는 노동자들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처럼 인력난으로 인한 문제는 업주의 손실로 이어져 이를 소비자에게 부담이 가게 된다. 6가의 식당업주 L씨는 “렌트비는 계속 상승하고 물가도 오르고…식당을 계속 운영하려면 음식 가격을 올리든가 음식 질이 떨어지든가로 무리수를 두게 된다”고 말했다.

인력난 수급 갈수록 가중 큰문제

코리아타운에서 저임금 일꾼을 구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미주류사회도 구인난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미주류사회와 코리아타운의 사정은 다르다. 코리아타운에는 일자리가 없지만 미주류 사회는 일자리가 너무 많아 고민이다. CNBC는 “국내의 노동시장이 호황이어서 숙련공 구인난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고용을 계속 늘리고 있어 미국 전역에서 비어 있는 일자리가 590만 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연방 준비제도(Fed)도 경기평가 보고서 베이지 북에서 “미국 전역에서 인력시장 구인난이 계속되면서 사업 영역과 기술 분야를 따질 것 없이 숙련공 확보가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미국내 경기의 호황이 지난해에 이어지면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4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또 600만 개에 육박하는 일자리가 비어있는 등 인력시장 초호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 연방노동부는 지난 1월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 건(계절 조정치)으로 1973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4만 4500건 으로 노동 시장이 안정됐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30만 건을 150주 연속 하회했다.

미국내 구인난은 지난해 말 기준 실업률이 17년이래 최저치인 4.1%까지 떨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없이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실업률인 ̒완전고용 실업률̓에 근접한 것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흑인 실업률도 지난해 11월 6.8%까지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래서 미국내 기업들은 사람 구하기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CNN은 “고용주들은 영업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기 위해 사람을 꼭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급여를 올려주고 사람을 잡아 두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보도했다.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등 LA등 서부 해안 지역은 은행원들이 부족해 반복해서 채용 공고를 내고 있다.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식당들이 종업원을 구하지 못해 손님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제조업체 대부분이 직원 부족으로 일감이 3개월째 밀려 있는 상태다. 미주리주에서는 건설 노동자가 부족해 공장 공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고USA투데이는 “기업주들 사이에서 사람을 구할 수 없으면 있는 사람에게 일을 더 주라는게 불문 율처럼 돼 버렸다”면서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노동자들의 과다 근로시간은 우려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지난해 하반기 제조업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시간으로, 1945년 이후 2014년 11․12월을 제외하곤 최장 근로였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은 노동시장 호황이라지만

코리아타운에서 저임금 노동자를 구하는 것이 힘든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이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히스패닉 불체자 등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용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한인 요식업계나 봉제․의류업계 등 한인경제도 이들의 단속으로 노동자 수급에 차질이 우려돼 비상이다. 건축, 농업, 식품가공, 요식업‧의류 봉제업 등에서 미국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메워온 불법체류 노동자들의 불안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의 걱정으로 번지고 있다. LA타임스는 최근 LA한인타운에 위치한 7/11 편의점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이 벌어진 이후 LA를 비롯한 인근 지역 비즈니스 등에는 이민단속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민옹호단체들에 따르면 상당수 불법체류 신분의 노

▲ 미국 국내경기는 45년만에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코리아타운은 불경기와 침체경기로 허덕이고 있다. 미국 기업 등에서는 고용을 계속 늘리고 있지만 코리아타운은 고용을 늘릴 여력이 없을 정도로 최악의 침체 상태다.

▲ 미국 국내경기는 45년만에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코리아타운은 불경기와 침체경기로 허덕이고 있다. 미국 기업 등에서는 고용을 계속 늘리고 있지만 코리아타운은 고용을 늘릴 여력이 없을 정도로 최악의 침체 상태다.

동자들은 불시에 벌어지는 국토안보국(ICE)의 직장 급습 단속에 걸리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에 스스로 직장에 나가지 않는 경우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봉제업체 등 자바시장도 비상이 다. 히스패닉 불체자 추방으로 노동자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줄도산 사태까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황상웅 미주한인봉제협회장은 “강제추방이 계속 이뤄진다고 하면 봉제업체들과 의류 쪽은 거의 중단된다고 봐야한다”며 “인력이 더이상 공급이 안돼 당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 파장이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한인사회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히스패닉 직원들의 동요가 커지면서 한인 업주들의 불안감도 커져 영업에까지 악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제분석기관인 NBER(전국경제연구국)의 추산에 따르면 불법 체류자 노동자들을 대거 추방할 경우 미국의 농업과 건설, 식당 호텔 업종에 치명타를 가하면서 연간 5000억 달러의 경제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경고되고 있다. 이들 업계를 중심으로 국내총생산(GDP)이 3% 포인트나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세청, 이민국, 노동국 갈수록 단속강화

주별로는 서류미비 노동자들이 많이 몰려 있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는 주 전체 생산이 4% 포인트나 급락해 10년 동안 830억 달러나 경제손실을 입어 지역경제가 휘청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서류미비자 단속 강화로 LA한인업소들이 서류미비자 채용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미비자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A한인타운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과거에 일했던 서류미비자 직원이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당시에는 세금보고도 할 수 있게 해줬다”라고 말하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

▲ 홈디포에서 일용직 노동자 구하기는 옛말이 되었다.

▲ 홈디포에서 일용직 노동자 구하기는 옛말이 되었다.

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단속이 너무 심하다. 국세청과 이민국과는 정보 공유가 안 된다고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 또한 믿을 수 없다. 안타깝지만 재채용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세법에 따르면 이민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일정 금액의 소득이 생기면 국세청에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LA한인타운에 있는 한인 업주들은 서류미비자들의 채용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법 단속도 심한데다가 이민국 단속까지 위험률이 너무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LA한인타운에서 여러 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최근 매니저들에게 신규 채용시에는 서류미비자는 뽑지 말라고 지시했다. B씨는 “기존에 채용된 서류미비자들은 어쩔 수 없지만 신규 채용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과거에는 직원의 반 정도가 서류미비자였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하고 “물론 합법 신분인 사람들을 채용하면 수당도 더 높고 세금이나 보험 등 여러가지 면에서 비용이 더 들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불체자를 채용하는 것은 리스크가 더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류미비자들은 현금으로 받기를 원하는데 이민법도 문제지만 노동법에 있어 현금으로 줬을 경우는 피해갈 길이 없는 것도 서류미비자 채용을 주저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있는 업체들의 경우 현금으로 달라며 일자리를 찾는 이들은 아예 채용할 생각도 하지 않는 추세다. 하지만 일부 업주들은 그럼에도 서류미비자 전혀 채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한다.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C업주는 “그럼 설거지는 누가 할 것이고 청소는 누가 할 거냐. 합법적인 신분이 되는 사람들은 궂은 일을 안 하려고 한다”고 잘라말하고 “때문에 위험률을 감소하고라도 일부 주방인력들은 여전히 서류미비자들로 채워질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주 생산성 4% 폭락 ‘경제 악영향’

USC 조사결과 미 전역에는 1천 백만여 명의 불법체류자들이 거주하고 있고,캘리포니아 주 직장 내 전체 10% 인력이 불법체류자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농업과 산림업, 어업의 전체 노동자 중 무려 45%가 불체자로 추산됐다. 이어 건설업 21%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요식업 17%순이다. 특히 이민자들이 많이 종사하는 농업과 건설업의 경우 이미 일손이 모자라는 가운데 일을 스스로 그만두는 노동자들로 더욱 큰 인력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농작물 가격이 오르고 공사 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불체자들을 고용한 비즈니스 업주들은 갑자기 일을 그만두는 노동자들로 인해 비즈니스 운영에 차질이 생겨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전반적인 일자리 부문에서 이같은 추세가 이어 지게 되면 캘리포니아 주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 할 것이며, 코리아타운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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