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용산시대’ 접고 ‘평택시대’ 열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김영옥 대령, 안수산 여사, 백선엽 장군 등 6·25전쟁 영웅과 독립운동가

‘기지 내 주요 명칭 대부분 한국인으로 명명’

공군기지한국 근대사와 함께한 ‘용산 미8군 사령부’가 평택기지로 옮겨졌다. 한국인이라면“용산기지” 또는“8군 사령부”를 한국속의 미국으로 인식하고 살아온 기억들이 많다. 한국이 가난한 시절“용산기지”는 부자 동네였다. 그시절 음악과 무용을 하던“딴따라”들은‘8군 사령부’무대에서야만 인정을 받았다. 이“8군 사령부”에 들어가 골프를 치면 특별한 VIP 대접을 받았다. “한강의 기적”이 이뤄지고 한국이 번영하면서 한국인들은 더이상“용산8군 사령부”를 우러러 보지않게 됐다. 길게는 100년… 실제 73년의 역사를 지닌“용산 8군 사령부’는 역사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리고디지탈 시대의‘평택 미군 험프리스기지’로 탈바뀜 했다. 여의도 면적의 5배인 평택 미군기지는 전세계 해외 주둔 미군 기지중 최대 규모가 됐다. 그래서 주한미군은 오랫동안 더 한반도에 머물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성진 취재부기자>

지금 평택 미군기지는 고층빌딩은 물론 각종 유락시설등이 갖추어진 현대식 도시와 첨단군용기지로 구성되어있는 말하자면 군사도시이다. 7월 14일에 의미있는 행사가 이 기지내에서 벌어졌다. 미군 사령부는 본청 강당을 6·25 전쟁 영웅이었던 고백선엽 육군 참모총장의 이름을 따 ‘백선엽 홀’로 명명했고, 사령부 건물 하나를 ‘김영옥 빌딩̓으로 지정해 7월 14일에 헌정식을 열었다. 이에앞서 지난 달 29일에는 주한 미군 사령부 본청에 재미동포장교였던 고김영옥 대령과 고안수산 여사의 이름을 딴 회의실을 만들었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한우성)은 주한 미군 사령부가 지난 6월 29일 오

▲ 김영옥 대령

▲ 김영옥 대령

전 본청 작전 회의실 2개 가운데 주 회의실과 보조 회의실을 각각 ‘김영옥 회의실̓과 ̒안수산 회의실̓로 지정하고 명명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빈센트 브룩스유엔 군사령관, 김병주 한미 연합사부 사령관,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이환준 김영옥 평화센터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김영옥 대령은 독립운동가 김순권의 아들로 미국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서 활약한 전쟁 영웅이며, 재미동포 2세인 안수산 여사는 도산안창호선생의 장녀로 2차세계대전 당시 최초의 미해군 여성함포장교로 활약한 인물이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5월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문화 유산의 달̓을 맞아 발표한 포고문(Proclamations)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인 안수산(수잔안커디. 1915~2015년)여사를 언급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발표한 포고문에서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의 삶을 조명하며 안여사의 삶을 비중있게 언급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포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출신인사들은 미국의 발전과 다양성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immeasurably)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안여사에 대해 “미국에 이민한 첫 한국인 부부의 딸인 수잔안커디는 큰 시련에 직면했을 때에도, 강한 노동윤리와 국가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소명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통해나라를 드높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녀는 미해군에 처음 입대한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었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가운데 그녀는 암호 해독가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으며 해군 최초 여성 포격술 장교가 됐다”고 공헌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안여사는 CSU샌디에이고를 졸업하고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한인 여성가운데 처음으로 미해군에 입대했으며, 첫 여성 포격술 장교로 복무했다. 종전 후에는 예편해 국가안보국(NSA) 비밀 정보분석 요원으로 변신해 1960년 퇴직했다. 그 후 LA로 돌아와 오빠 필립안(영화배우)과 사업을 하기도 했으며 동포사회에서 미주 3·1 여성 동지회의 회장등을 지나면서 동포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한인 이름 새겨진 평택기지

원래 용산기지라는 자리는 1595년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후방병참 기지가 건설되었던 자리였다. 그 후 1882년 임오군란으로 진입한 청나라 군대 3천명이주둔, 그리고 1884년 갑신정변때는 일본군이 주둔했다. 이후 일본이 청일전쟁,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한반도에 일본군을 진주시키기 시작했고, 그 중 20사단을 이곳 용산에 주둔시키게 되었

▲ 안수산 여사

▲ 안수산 여사

다. 20사단이 주둔한 이 곳은 향후 1910년 부터 1945년까지 일제조선군 본부가 위치하게 된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면서 미군이 일본의 군사시설이 있는 이 곳을 접수했고, 그 자리에 미보병 제 7사단을 주둔시켰다. 그러다 1949년 병력을 철수했다가 한국전쟁이 발생하자 다시 복귀했고, 1953년 8월 15일에 다시 이곳에 입주하여 있다가 2016년부터 평택으로의 이주가 시작되었다. 용산기지는 당초 2017년까지 행정인원 200여명을 제외하고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의 캠프험프리스로 전부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2018년 여름에 유엔사령부와 주한 미군사령부의 직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50명과 그 가족이 캠프험프리스로 이주하고, 2021년 여름까지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수정되었다. 부대 이전에 따라 캠프코이너, 캠프킴등을 포함하여 용산 기지의 부지는 서울특별시에 단계적으로 반환될 예정이다. 다만, 미국 대사관 예정부지, 드래곤 힐로지, 헬기장, 출입 및 방호시설은 미국측이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주한 미군사령부가 지난 달 29일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캠프험프리스에서 신청사 개관식을 열었다. 이로써 주한 미군은 한국에 주둔한 지 73년만에 용산을 떠나 평택시대를 열게 됐다. 한·미에서 주한 미군 감축·철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평택 미군기지가 주한 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북한 군사위협 억제는 물론 동북아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군기지”

문재인 대통령은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대독한 평택기지 개관식 축사에서 “주한 미군 사령부 평택시대 개막을 통해 한·미 동맹이 군사 포괄 동맹을 뛰어 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평택 기지는 한국과 미국이 힘을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미군기지로 건설한 곳”이라며 “주한 미군의 주둔 여건이 더욱 안정적으로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문대통령이 말한대로 평택 기지는 해외 미육군기지중 최대·최고시설로 꼽힌다. 전체 면적 1467만 7000㎡(444만여평)로, 여의도 면적의 5배다. 버스(시속 40㎞)로 기지한 바퀴를 도는데 약 40분이 걸린다. 모두 655동의 건물이 있다. 비행 활주로와 철도 차량기지까지 갖췄다. 2021년까지 미군과 군무원, 가족등 4만 3000명(평택 전체인구의 8.8%)이 이곳에 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은 도시수준이다. 캠프험프리스를 조성하는데 약 107억 달러가 들었고, 이중 한국이 92%(약 9조원)를 부담했다. 이곳에는 아파치 공격헬기, 무인 정찰기 RQ-7 섀도, 에이브럼스전평택시대차, 브래들리장갑차등 미국의 최첨단 무기들이 배치됐다. 신원식 전합참작전 본부장은 “평택 미군기지 하나만으로도 트럼프 미대통령 발언처럼 주한 미군이 급작스럽게 철수한다거나 대량으로 감축될 여지가 적어졌다”고 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이제 평택에 근무하는 (주한미군)장병들은 새로운 임무를맡아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 안정자로서 균형을 이루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했다. 윤덕민 전국립 외교원장은 “평택 미군기지가 조성될 때부터 주한 미군 역할은 북한 군사 위협 억제를 넘어 동북아안정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했다. 미군은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동두천에 미210화력여단을 남겨두긴했지만, 주전력 대부분을 한강 이남 평택으로 이전했다. 평택에는 오산 미공군기지가 있으며, 한국의 해군평택 2함대 사령부도 있다. 유사시 미증원(增援) 전력이 한반도에 오는 것도 쉽지만, 동시에 평택에 주둔하는 미군이 해외로 빠져나가기도 쉬워졌다. 주한 미군이 미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동북아 기동군̓으로서 어디든지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평택 미군기지가 동북아시아의 ‘미군사 허브̓가 됐다는 얘기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중국은 평택 미군기지에 대해 ‘중국의 턱을 노리는 비수̓라고 표현한다”며 “앞으로 동북아에서 미·중 군사대치가 격화되면 더 극렬한 반응을 보일수 있다”고 했다. 일본오키나와에는 미제 3해병 원정군이 있고, 요코스카에는 로널드 레이건 항모 전단이 있는 7함대 사령부가 있지만 이는 지리적으로 중국과 거리가 멀다. 특히 중국 최초의 항모 랴오닝함이 배치된 칭다오 북해함대사령부는 평택과 가깝다.

중국과 마주한 평택기지

지난달 29일 주한 미군 사령부가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연말로 예정된 서울 용산기지 반환 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 1906년 4월 일본이 대한제국으로 부터 부지를 사들인지 112년만, 1945년 해방 후 미군이 주둔한 지 73년만에 굴곡의 현대사를 간직한 용산이 국민의 품에 다시 안기게 되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한 미군사령부 이전은주한 미군 용산시대의 끝을 알리는 공식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주한 미군 사령부가 빠져나간 용산 미군기지에는 한미연합사 등이 남아있다. 한미연합사는 연말에 용산 국방부 영내에 있는 국방 시설본부로 이전한다. 이외 주한 미특별 연락관, 의료지원 부대등 일부 부대는 2020년까지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기지터에 남기로 했던 미드래곤힐 호텔은 이전하거나 폐쇄할 가능성이높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 기지가 빠져 나가면 드래곤힐 호텔의 활용도가 떨어지는데다 최근 청와대에서 드래곤힐 호텔의 이전 방안을

 ▲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왼쪽 두번째)이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왼쪽 두번째)이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찾으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미군이 모두 이전한 서울 용산 미군기지터에는 ‘용산국가공원̓(243만㎡·73만 5000평)이 들어선다. 미군 이전 완료 후 공원개장까지는 10년 가까이 소요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우선 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2~4년이 걸리는 토지 반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지 시설 조사, 환경 오염 조사, 오염 정화 작업이 이어진다. 이후 SOFA 합동위원회에서 기지 반환을 최종 승인하면 문화재청이 문화재 조사를 실시한다. 이와 동시에 국토교통부에서 공원조성 작업에 들어간다. 공원조성의 청사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근까지 용산공원 조성을 주관했던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기존에 발표한 2027년 개장계획은 사실상 폐기됐다”며 “국토부가 여러기관의 의견을 조율해서 공원조성 방안을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미군 하야리아 부대터에 개장한 부산시민공원(52만㎡)의 경우 조성 공사에만도 3년이 걸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미군이 떠난 기지터를 시민에게 선공개 하겠다는 구상도 했지만, 미군과 협의중이라 확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공원 조성이 늦어지자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 대통령이 직접 용산공원 조성 전략 회의를 주재해 진행 과정을 보고 받는다고 한다”고 했다. 공원조성을 위한부처간 조율은 최근 총리실이 주관하고 있다. 정부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을 추진해 공원조성에 시민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법적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