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 뉴스를 공유하기

‘추억의 노래방’은 온데 간데 없고
도우미로 넘쳐나는 ‘성욕의 노래방’으로…

타운에서 중견 회사를 운영하는 L씨는 최근 거래 업소 관계자 부부들과 식사를 한 후 가벼운 마음으로 노래방을 들렀다가 기분만 잡치고 돌아 나왔다. 노래방이 옛날처럼 기분 풀고 즐겁게 놀고 올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L씨가 들린 노래방에는 시간당 비용이 아니라 룸 당 2시간 기준으로 기본이 250달러였다. 술 한병과 간단한 안주 접시가 나왔다. L노래방씨가 더 놀란 것은 도우미를 부르지도 않았는데 러시아계 여성들이 두 명이나 친입(?)해 아양을 떠는 바람에 부인들이 혼비백산한 것이다. LA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K씨도 단체 행사를 끝내고 수고한 임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타운내 노래방을 들렀는데, 순진한 의미로 노래 틀기 작업을 위해 도우미를 불렀다. 하지만 도우미들은 남자 손님들을 상대로 술파티를 벌여 함께한 여성 임원들이 자리를 피해 노래방을 떠나는 사태로 번졌다.

상상초월한 도우미 구인광고

이제 타운에서 예전처럼 낭만적인 ‘추억의 노래방’은 더이상 보기가 힘들어지고, 돈과 색정으로 기분을 풀려는 행태가 많아져 노래방 가기가 두려워 진다는 사람들이 한탄을 지어 내고 있다. 타운은 여전히 도우미 부족사태라 한국에 있는 여성들을 상대로 구인광고를 벌린다.
한 광고 내용을 소개한다.
<월 2,000만원(미화 약 2만불) 보장, 한국같은 분위기. 스트레스 안받고 단기간 알바로 고수익 벌고 미국 여행까지 할 수 있다.>로 일단 분위기를 잡고 안심도 시킨다. 그리고<한국에서 너무 마신 술로 지친분, 잠시 쉬면서 돈을 벌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의 힘든 점을 해결하는 척하면서 어떻게 벌 수 있는가도 설명한다. <시간당 미화 100불(팁포함). 미국은 한국과 달리 2시간이 기본이고, 앉기만 하면 연장 걱정없이 200불(22만원), 성실하면 한 달에 15,000달러 전후로 충분히 벌어 갈 수 있고, 당일 지급한다>고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여기에 숙소 문제도 쉽게 해결해 준다고 강조한다. <숙소는 한인타운내 프리미엄 아파트로 24시간 경비에 수영장과 헬스 편의시설이고 걸어서 한국식당 , 영화관, 마트, 카페, 편의점 등을 갈 수 있으며 숙소는 2인 1실로 해준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다시 미국까지 오는데 경비도 부담한다고 유도한다. <오실 때 내신 항공료 지불하며 50일 체류시 반액, 70일 체류시 전액 반환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영어 못해도 OK, 술 춤 노래 못해도 분위기만 잘 맞추고 센스쟁이면 대환영, 만 21세 정도 여성이면 대환영. 여기는 한국보다 수입이 훨씬 괜찮고 그리고 미국은 팁 문화가 잘되어 한국과는 달리 팁이 꼭 나온다>고 강조한다. 이 정도면 왠만한 여성이면 ‘밑져야 본전’이란 심정으로 연락을 해보려고 할 것이다.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나중에야 확인하게 된다).

‘룸에 들어가면 기본이 250 달러’

또 다른 광고를 보자.
<환율 대박. 1달러 1200원 돌파!!! 이제는 미국에서 엘에이에서 달러 벌 때입니다. LA 노래방과 함께 여러분의 잔고를 USD 달러로 꽉꽉 채워가세요!! For example, 예를 들어 제가 똑같이 USD 10,000 번다고 칠게요. 엘에이 노래방에서 만불은 출근만 잘해도 버시는 돈인데요. 작년에 10000달러를 한국으로 보내면 1100만원 이던 것이, 환율로, 노력없이, 한방에, 똑같은 10000불 벌었는데, 지금은 1200만원으로 계좌에 찍힌다는 것입니다. LA 노래방 근무, 바로 지금입니다!!!! (출국부터 미입국, 송금, 숙소 등 전과정 Take – Care해 드립니다.)>
또 다른 광고를 보자.
<엘에이 한인타운 노래방 도우미를 찾고 있습니다. 출근은 보통 (저녁)8시부터이며, 퇴근은 자유롭게 하면 되구요. 원하는 날 나오셔서 즐겁게 일하시면 됩니다. 당일 cash 드립니다. 손님 콜 많은 회사라 출근하시면 한달 불 거뜬해요!! LA 노래방은 일해 보시면 알겠지만, 그만큼 페이도 괜찮고, 일도 재미있구요. 손님 많고, 믿을만한 회사인 것, 면접만 봐도 자신있게 보여 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일하도우미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최대한 맞춰드리는 flexible한 회사입니다. 부담없이 LA 노래방에 대해서 궁금하신 점은 언제든지 문의주세요 (여성 only)> “미스 M”으로 불리는 여성은 현재 26세로 2년 전에 위의 광고와 유사한 내용을 보고 친구와 함께 LA에 왔다. 처음 3개월은 기대한대로 월 1만 달러 수입이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 비, 생활비, 의류비, 화장비, 차량비 등등으로 제하면 실 수입은 5천 달러가 안되었다. 여기에 성형수술비 등으로 목돈이 들어갔다. 또 비자 유지비로 만만치 않은 돈이 지출되고 있다. 원래 올 때와는 달리 돈이 지출되는 항목이 늘어났다. 그녀는 “솔직히 미국에 온 것을 후회한다. 하지만 이제 돌아가봤자 더 나을 것도 없어 그저 하루 하루 지내고 있을 뿐이다”면서 “또 걱정되는 것은 이 바닥에서 30이 지나면 더 이상 일하기도 힘들어진다”며 두려움도 생긴다고 했다.

룸안에서 버젓이 공공연한 윤락행위

노래방 도우미들을 매일 밤 실어 나르는 한 운전수 J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처음부터 작심하고 몸까지 바치며 도우미를 하는 여성들 중에는 매달 2만 달러 정도를 벌기도 하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직업적으로 콜걸이 되지 않는 한 큰 돈은 벌 수는 없는 것이 노래방 도우미의 생활이다”고 말해주었다. 노래방 도우미가 노래방 업소와 도우미 업소 사이에서 3박자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매일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에서 과연 도우미들은 얼마나 만족을 느낄 것인지….
<성진기자>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