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와이너리에서 인기 모으는 한식당 ‘허니커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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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에게  달달한 고추장과 고소한 참기름 맛을…

많은 사람들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유명한 와인 생산지로 나파밸리(Napa Valley)를 떠올린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발상지가 산타로사(Santa Rosa)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산타 로사를 관통하는 101번 국도 옆 클리블랜드 가(Cleveland Avenue)의 산업지대에 위치한 와이너리가 밀집한 구역인데 이곳은 드 아르헨시오 와이너리(D’Argenzio Winery), 셸던 와인 (Sheldon Wines), 크루츠 패밀리 셀러(Krutz Family Cellars), 포그벨트 브루잉 컴퍼니(Fogbelt Brewing Company)와 같은 와이너리의 발상지이다. 이같은 와이너리 본고장에서 우리 음식 돌솥비빔밥으로 현지 미국인들의 입맛 사랑을 받는 한식당 ‘허니 커즌’이 있다. 올해로 1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박현희씨는 찾아간 기자에게 “이 고장은 포도주도 인기이지만 내가 만든 비빔밥이 미국인들로 부터 사랑을 받는다”며 흐믓해 했다.
<산타로사에서 글. 사진-로사 H. 장 인턴 기자>

올해가 이민 30년이 가까운 박현희씨는 지금의 한식당 박현희<허니커즌>을 10년전인 2008년 4월 5일에 오픈했다.
이제는 포도원 농장 마을에서 <허니커즌>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미국인들에게 달달한 고추장과 고소한 참기름으로 요리해주는 비빔밥은 인기 메뉴가 되었다. 식당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다 보여 손님들에게 믿음도 주고 있다. 마치 가정에서 대접을 받는 기분을 손님들이 느끼게 한다. 많게는 40여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인데, 이름이 <허니커즌>이라는 생소한 이름이라 궁금했다. 주인 박현희씨는 “내 이름이 “현희”인데, 미국 사람들이 발음하기 어려운지 만나면 “허니”라고 애칭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허니, 허니” 하다 보니 <허니커즌>이 됐다. 허니커즌은 개업한지 벌써 11년이 다가온다. 그녀는 지난 80년도에 남편 김동일 씨와 한국서 결혼한 후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고 새로운 일도 하고 싶었다. 처음 미국에 이민 왔을 당시 어번(Auburn)에서 시누이가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6개월 동안 세탁소에서 일을 한 후 그 업소를 사들였다. 이후 10년 정도 운영하다가 남가주 베이커스필드 (Bakersfield)로 이사한 후 그곳에서 스몰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미니스토어를 오픈했는데 일부 손님들은 너무나 험악했으며, 어떤 때는 권총 강도로 부터 협박도 두 번이나 당했다. 그래서 다른 비즈니스를 찾기 시작했다. 문제의 미니스토어를 그만두고 캐더링 비지니스를 2년 정도 했다. 이후 1년 동안 쉬면서 다른 일을 찾았다. 하루는 베이커스필드 일식집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다고 해서 인터뷰를 봤다. 당시 이미 그녀 나이가 40대 초반이었다는 박씨는 “내가 식당에서 일해 본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안될 줄 알았는데 일주일 후에 일하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일 시작하기 전날에는 긴장해서 잠도 못 잤던 생각이 난다”면서 바로 그 곳에서 그녀는 인생의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허니커즌> 식당 주인 박현희씨와 나눈 대화이다.

Q. <허니커즌> 레스토랑을 운영하게 된 동기는?
A. 지난날 베이커스필드 지역에 있는 일식집에서 8개월 동안 웨이트레스로 일을 했는데 손님들이 오히려 내가 사장인 줄 알더라. 그곳에서 일을 하는 동안 ‘나도 이런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라고 매일 생각했었다. 레스토랑 매니저가 식당 주인에게 내 이야기를 좋게 해줬는지 나중에 내가 식당을 오픈한다고 했을 때 식당의 모든 메뉴의 레시피를 나에게 무료로 알려주었다. 경험이 없어서 엄두가 안 났는데 사장님의 도움이 무척 컸다. 마침 사장님도 한국 분이셨고, 사장님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분들이 레스토랑을 오픈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다. 지금까지도 너무 감사하다. 허니커즌을 처음 개업했을 당시에 베이커스필드 일식집 사장님이 메뉴, 레시피, 가격 정하는 것까지 일일히 도움을 주셨다.

Q. 이곳 산타로사 인근에 식당을 오픈한 이유는?
A. 레스토랑 오픈을 위해 이곳저곳 알아보다가 남편의 가족이 근처에 있어 산타로사 인근 로널드 파크로 오게 됐는데 사람들도 너무 친절하고 주변 환경도 좋아서 천국 같았다. 마침 허니 커즌을 오픈하기 전 같은 자리에 이미 한식 레스토랑이 있었다. 그 가게를 사들여 메뉴를 약간 수정해서 지금의 허니커즌을 오픈했다.

Q. 주 고객들은 누구인가?
A. 근처의 소노마주립대학 (Sonoma State University)에 다니는 학생들과, 로널드파크 지역주민들이 많이 온다. 근처 산타로사와 페탈루마에서도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손님들의 대부분이 거의 단골 손님이다. 단골 손님이 많다 보니 학교라던가 직장, 가족 관계까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Q. 한국 손님들도 많이 찾아 오는지?
A. 이 동네에는 한국인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손님이 미국 사람들이다. 하루에 한국 손님들이 한 명도 안 올때도 있다. 미국 사람들이 오히려 김치나 비빔밥 같은 한국 음식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소노마 대학교와 산타로사 시가 우리나라 제주도와 자매 결연을 맺어서 1년에 1번씩 제주도에서 고등학생들이 20여명 정도 방문한다. 주로 7월 말쯤에 1주일 정도 체류하다가 귀국하는데 그들은 매일 온다.

Q. 한식과 일식의 퓨전 레스토랑인데, 손님들이 어느 종류를 더 선호하나?
A. 손님들의 반 이상이 일식보다는 한식을 더 찾는다. 특히 돌솥비빔밥이 가장 인기가 많다. 순두부찌개, 김치찌개, 잡채, 갈비도 많이 찾는다. 돌솥비빔밥이 맛도 있는데 건강식이기까지 하니 인기가 많다. 미국인들이 달달한 고추장과 고소한 참기름을 무척 좋아한다.

Q. 허니커즌을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A.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5년 정도는 정말 즐겁게 일했다.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장사도 잘 됐다. 5년 정도 일을 하니 몸에 무리가 왔는지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주방의 모든 일들은 남편과 내가 담당한다. 심지어 야채를 씻는 것까지 직원들을 시키지 않고 직접 씻는다. 성격이 워낙 꼼꼼해서 내가 씻어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식당 일이 너무 바쁘다 보니 친구들과 문화생활을 즐길 시간조차 없다.

Q. 다른 분들께서 레스토랑일을 권유하고 싶은지
A. 음식에 대한 열정도 중요하지만 타인을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권유하고 싶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레스토랑을 통해 얻게 되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얼마든지 즐기면서 일할 수 있다.

Q. 앞으로도 계속 일할 생각이 있는가?
A. 앞으로도 10년 이상은 더 운영하고 싶다. 허니커즌에서 은퇴를 하고 싶다. 허니커즌은 너무 특별하고 아끼는 장소이다.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Q. 허니커즌을 운영하는 동안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화는?
A. 식당을 운영하면서 오히려 손님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 번은 치통 때문에 치과를 가야될 일이 있었는데 손님 중 한 분이 치과의사였다. 내가 이가 아픈 걸 알더니 본인 치과에 바로 우선순위로 예약을 잡아줬다. 치과에서 엑스레이도 찍고 이빨도 뽑았는데 모두 무료로 해줬다. 돈을 전혀 안 받았다. 나는 밥값도 받고 심지어 팁까지 받았다고 말했더니 ‘당신은 나에게 맛있는 식사를 제공해 주었다. 맛있는 밥을 해준 것 자체가 당신이 나를 돌봐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분 이셨는데 돌솥비빔밥을 자주 시킨다. 또 다른 추억은 개업하고 3년 후쯤에 어떤 남자 손님이 찾아왔었다. 본인은 UC샌디에고를 졸업하고 현재 직업을 구하고 있는 중인데 커리어를 쌓기 위해 우리 가게 웹사이트를 개설해 주겠다고 했다. 처음엔 의아해했지만 무료로 해준다고 하니 알겠다고 했다.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메뉴 홍보도 시작하니 손님이 엄청 늘어났다. 아직까지도 그분이 웹사이트를 관리해준다. 지금은 결혼했는데 가족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러한 일화가 꽤 많다. 한국인 뿐만 아니라 미국 사람들도 도움을 많이 준다. 밥값에 심지어 팁까지 많이 내고 가는데도 매번 도움을 준다. 너무 다정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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