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바리새인 황교안의 음흉한 야심과 검은 발톱
이런 교활한 자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실정을 틈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야권의 대선 후보로 급부상 하고 있다. 본국 여론조사 업체인 리얼미터가 9월 27~31일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범 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1.9%를 차지했다. 이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13.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 하지만 응답층을 ‘보수층’으로 좁히면 25.9%로 1위로 올라섰다. 이런 결과 때문에 한국당 내에서는 “황 전 총리가 당으로 들어와 당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황 전 총리가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는 이유는 보수층에 마땅한 인물이 없기도 하지만, 그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채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이 더 커 보인다. 황 전 총리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것은 법무부 장관과 총리 지명 당시 인사청문회 때였다. 그는 야당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자료 제출을 거부한 채 버티기로 일관하다 총리에 임명됐다. 하지만 황 전 총리가 실제로 정치 무대로 뛰어든다면 그가 과거 살아온 행적들이 낱낱이 드러나며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본국 보수층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실체를 <선데이저널>이 취재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열성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수십 년 간 다닌 교회에서 전도사 직책까지 맡았으며, 교회에서 있을 수 있는 각종 법적 문제들에 대한 책을 써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국무총리 생활을 하면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과잉의전이었다. 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가 과잉의전으로 논란을 빚은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기독교는 낮아짐을 주문하고 있는데, 그는 지위가 올라가면 갈수록 대접받는 것을 좋아했다.
2016년 12월 14일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할 때, 대통령 수준의 의전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당시 황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는데 ‘이번 방문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회의장에 대한 인사방문이라는 점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같은 달 23일 황교안 전 총리의 민생현장 점검에서도 과잉의전은 계속됐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당시 황 전 총리는 서울 동작구 임대아파트를 방문했는데, 황 총리의 도착 전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총리가 온다”며 주차된 차량을 옮길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 주민이 “남편이 차량 키를 갖고 출근했다”면서 거부하자, 관리사무소 측은 경찰에 불법주차라며 신고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경찰 2명이 출동해 이 주민은 차량을 옮겼다. 당시 황교안 전 총리 측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후) 경호가 격상된 것은 맞지만 그것은 공식행사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최근 모든 의전은 최소화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지가 취재한 바로는 황교안 전 총리는 사적 행사에도 대통령급 경호를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본국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 2016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황교안 전 총리는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자신의 출석교회 성탄 예배에 참석했다. 분명 사적행사였지만 당시 일대에는 교통경찰들이 총 출동해 교통통제를 했었다. 대통령 탄핵 판결 전 임시로 권한대행 역할을 했음에도 여기저기다 대통령급 경호를 해주길 원했던 셈이다.
삼성가의 수족 검사 변호사로 사건 마사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법무부 장관을 거쳐 국무총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공안검사 출신인 그가 법무부 장관이 된 후 박근혜 정권의 눈엣가시들을 하나 둘 뽑아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위헌 판결을 받아낸 것이 대표적이다. 황 전 총리는 이런 자신의 치적들을 애국심과 자유 민주주의 수호자로 포장하지만, 그가 과거 검사를 할 때는 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단을 하는 전형적 친기업 검사였다. 또한 변호사로 재직할 때에는 사면로비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로 돈이면 무엇이든 다 했다.
본지도 몇 차례 보도한 바 있지만 x파일 사건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검사로 일하면서 사실상 삼성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수사한 사건으로 꼽힌다. 이 사건은 2005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했는데 당시 황 전 총리가 사건 담당 간부인 중앙지검 2차장이었다. 검찰은 사건을 수사하면서 몸통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나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에겐 면죄부를 주고, 오히려 의혹을 제기한 노회찬 의원이나 이상호 MBC 기자를 기소하는 등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틀었다.
당시 삼성그룹 법무팀은 모두 황 전 총리와 친분이 있던 인물들로 채워졌었다. 서울중앙지검 기획관 출신인 이종왕(삼성 구조본 사장)과 특수 3부장 출신이었던 서우정 당시 삼성구조본 부사장은 2004년까지 황 전 총리와 서울고검에서 함께 일했었다. X파일 사건이 터지자 삼성이 서 부사장을 지목해 영입했다. 이 당시 삼성구조본 상무는 황 전 총리와 성균관대 법대 선후배 사이였다.
당시 사건이 삼성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된 이유는 친삼성정권이었던 노무현 정권과 삼성 간의 유착,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사건을 마사지한 삼성 구조본과 황교안 전 총리의 삼각 플레이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인연으로 황 전 국무총리는 검사 퇴직 후 태평양 변호사로 일하면서 이건희 회장 상속 분쟁 담당 변호사를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이맹희 CJ 전 회장과 상속 재산 관련 분쟁을 벌인 바 있는데, 법조계에서는 당시 이 회장 측 변호인이 황 전 총리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황 전 총리는 2012년 3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관할의 특정상속 회복청구 사건을 수임했다. 상속회복청구란 상속권이 침해된 경우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상속의 회복을 법원에 청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건희 회장이 2012년 3월 26일 상속회복청구 사건 소송 위임장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틀 뒤 황 전 총리가 수임계를 낸 것이다. 몰론 이것만 가지고 황 전 총리가 이 회장 측 변호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검사 출신 황 전 총리가 법무법인 태평양에 재직하면서 119건의 사건을 수임했는데, 그 중 유일한 민사사건이 2012년 3월 28일 상속회복청구이란 점, 이건희 회장이 당시 발표했던 1심 재판 변호인 6명 중 태평양 소속이 2명이란 점 등을 들어 법조계에서는 황 전 총리가 이 회장 변호를 맡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비단 이 뿐만 아니라 황 전 총리는 2015년 청문회 당시 부동산 투기 의혹이나 천신일 세중나모회장 사면로비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이에 대한 클리어 한 투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총리에 취임했다.
김기춘 아바타 …박근혜 폭망 원흉
황 전 총리는 현재 본국 대선 후보 지지율 상위권에 올라 있는데, 보수층으로만 후보를 좁히면 압도적 1위다. 정치권 일각에선 황 전 총리가 각종 여론조사 보수진영 지지도가 압도적으로 앞선다면 당내여론이 쏠릴 경우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후보 간 교통정리가 본격화되는 연말과 내년 초에도 황 전 총리가 여전히 높은 지지도를 보인다면 당내 대주주의 지분이 황 전 총리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황 전 총리가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람이란 점을 감안하면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벌써부터 정치권에 어슬렁거린다는 비판이 아깝지 않다. 실제로 황 전 총리를 법무부 장관에 추천한 사람은 공안검사 선배인 김기춘 전 비서실장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이 여전히 불법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 중인데, 그들의 아바타란 소릴 들었던 황 전 총리가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섣부르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그는 박근혜 정부 기무사의 내란 음모 혐의의 최종 보고자란 혐의에서 아직까지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기무사의 내란 음모 사건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수사의 초점은 △누구의 지시로 기무사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만들었는가 △구체적으로 탱크 등을 어떻게 전개할지에 대한 문건까지 만든 경위 △이와 관련해서 누가 누구의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 등이다. 이와 관련 최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여권이 무효조치 되면서, 그가 귀국할 경우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우선적으로 촛불시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한민구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유력하다. 초점은 ‘윗선’에 모아진다. 계엄령 검토에 대한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은 선이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사건의 파급력이 달라질 수 있다. 한 전 장관 보다 윗선이라고 할 만한 당시 인사는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의 임무를 대신한 황교안 전 권한대행이 있다. 다시 말해 황 전 총리가 이 문제에서 여전히 발목이 잡혀 있다는 의미다.
위에선 손사래…밑에선 물장구
일단 황 전 총리는 잠행을 하면서 여론을 엿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일각에서는 내년 초에 있을 전당대회 등에 황 전 총리가 출마할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전대출마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자 정치권에서는 황 전 총리가 당대표보다는 대권도전에 더 뜻이 있다는 해석이 분분하다. 황 전 총리가 전대출마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전대에 출마한다고 해서 당선될 거란 보장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가 최근 여론조사 보수진영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대에서 중요한 당내 지지기반이 없는 점은 가장 현실적인 문제다.
또 현재 21대 총선공천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당대표 후보로 김무성 홍준표 전 대표, 정우택 의원 등 쟁쟁한 인물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출마결정을 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황 전 총리의 우려대로 전대과정에서 발생되는 네거티브공격 등을 국회 경험이 없는 그가 잘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정부 탄핵국면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했기 때문에 친박의원들의 요청으로 전당대회를 나갈 경우 친박색채를 더 높여 국민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교안 전 총리는 최근 미 서부를 방문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귀국 후에는 스탠포드 대학에 방문한 소감을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을 걱정하는 분들이 우리 뿐 아니라 해외에도 많이 계시다”며 “대한민국은 우리가 함께 굳게 지켜야 할 우리의 조국”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을 걱정하는 분들이 해외에도 많이 계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함께 대한민국을 굳게 지키는 데 힘을 모으자는 결의를 다지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