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스토리] 시애틀부부 1272만달러 사기행각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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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롬비아 대학교 로스쿨 졸업
■ 도이치뱅크 투자은행근무경력
■ 서울대학교 경영대 법대 교수
■ 아버지는 수억 달러 홍콩거부
■ 허위 인터뷰 기사로 투자유혹

엉터리 허위 이력과 학력으로
목사와 신자 상대 기막힌 투자사기 행각

부제

부부기독교 신자를 자처하며 목사와 신자들을 상대로 투자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시애틀거주 ‘홍성훈-홍현주’ 부부의 사기액수가 무려 1272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애틀 서부연방법원은 지난 11일 남편 홍 씨에게 징역 15년 실형, 부인 홍 씨에게 징역 6년 실형선고와 함께 추징금 1272만여달러를 선고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부부의 구형과 선고과정에서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이다. 남편 홍씨는 2003년과 2007년뿐 아니라 1998년에도 투자사기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인 홍 씨는 자신부부가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초빙 됐다며 서울대명의의 서류를 위조했을 뿐 아니라, 콜럼비아대 로스쿨졸업, 도이체뱅크등 투자 은행 근무경력 등이 모두 엉터리로 밝혀졌다. 부인 홍 씨는 한국을 방문,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력과 경력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한국 언론은 아직도 이 인터뷰를 버젓이 웹사이트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부부의 가공할 사기행각 전모를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시애틀서부연방법원은 지난 11일 투자사기로 기소된 ‘홍성훈-홍현주’부부 선고공판에서 남편 홍 씨에게 징역 15년 실형에 보호감호 3년, 부인 홍 씨에게 징역 6년 실형에 보호감호 3년을 각각 선고하고, 부부가 연대해서 피해자들에게 1272만여달러를 갚으라고 판결 했다.상당한 중형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부부에게 이처럼 중형이 선고된 것은 이들의 사기규모가 당초보다 무려 8배나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방검찰은 지난해 6월 2일 이들 부부에 대한 기소장에서 사기금액이 약 166만5천달러이상이라고만 밝혔지만, 수사를 계속한 결과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이들 부부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은 당초 3명에서 최소 55명, 피해금액은 무려 1272만여달러에 달했다. 연방검찰은 피해자수와 전체피해금액만 밝혔지만, 홍 씨 부부의 판결문에서 각각의 피해규모가 드러났다. 한 부부는 무려 391만여달러를 사기당한 것을 비롯해, 3백만달러, 135만6천여달러등 1백만달러이상 피해가 3케이스나 됐다.

피해또 98만달러, 57만달러등 수십만달러씩 피해를 입은 사람이 수두룩했고, 10만달러 이하의 피해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교회신축자금 1백만달러를 투자했다 큰 손해를 입은 목사는 이들 부부를 교회집회에 초대했던 로스앤젤레스인근 랭카스터의 한 미국인 목사로 확인됐다. 이들 부부는 기독교 신자를 자처하며 믿음을 미끼로 신자는 물론 목회자에게 까지 사기를 친 것이다.

2007년에도 이웃집 미국인에도 투자사기

지난 2007년에도 투자사기혐의로 체포돼 33개월 실형을 받았던 남편 홍 씨는 당시 3명에게 87만달러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지만, 피해자와 피해액은 밝혀지지 않았었다. 본보확인 결과 당시 홍 씨의 옆집에 살았던 미국인이 65만5천여달러의 피해를 입었고, 한국인 강윤원 씨가 18만9천여달러, 홍성우씨가 2만5천여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홍 씨에게 피해자들에게 사기금액을 모두 갚으라고 명령했지만 아직 이 돈의 95%이상이 변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바로 이 부분이 사기범들이 다시 사기를 저지르는 이유다.
설사 사법당국에 체포돼 징역을 살더라도 돈이 없다는 핑계로 추징금을 사실상 갚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돈을 숨겨놓고 돈이 없다고 하면 은닉재산이 발각되지 않는 한 사실상 돈을 받을 수 없다. 대부분의 경우 수감 중일 때는 분기당 최대 25달러를 상환하고 형을 사고 출감한 뒤에는 매달 월 소득의 10%이하만 갚으라는 판결이 많다. 수감 중일 때는 1년에 1백달러를 갚게 되는 것이다. 출감 뒤 5천달러 수입이 있다면 매월 최대 5백달러까지만 갚으면 되는 것이다. 매달 5백달러를 갚는다면 10년 120개월을 갚아봤자 6만달러, 50년을 갚아봤자 30만달러다. 사기피해자들이 피해를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거꾸로 사기범들은 부당이득을 마음껏 쓰고 안 갚아도 되는 셈이다.

무려 1272만달러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홍씨부부에게도 수감 중일 때는 매분기 최대 25달러, 석방 뒤에는 월 소득의 최대 10%까지만 갚으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사실상 돈을 갚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물론 홍씨부부의 재산에 대한 몰수판결이 내려졌지만, 이미 수차례 사기혐의로 기소됐던 홍 씨는 건평 3백평의 저택에 살았지만, 이 저택을 구입하지 않고 1만4천달러 월세로 살았다.

사기 친 돈으로 저택을 구입하면 몰수당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채비를 한 것이다. 홍씨부부로 부터 몰수한 자산은 대략 10개정도지만, 예금은 4개 계좌 22만여달러에 불과했다. 피해액이 1272만달러지만 그 많은 돈을 은행에 예금하지 않은 것이다.

1개 계좌 잔고만 20만9천달러였고, 나머지 계좌는 6천달러, 5천달러, 1천달러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외에 2015년형 아스턴 마틴차량 1대, 3.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 1개, 롤렉스의 오이스터야트 마스터시계 1개, 파텍펠리페 시계1개, 1온스짜리 금화 1냥, 금팔찌등 보석 몇점이 전부였다. 다 합쳐봤자 1백만달러에 못 미친다.

1300만불 사기피해 소유재산은 1백만불

구형과정에서 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남편 홍씨가 2003년 한국에서, 2007년 시애틀에서 투자사기로 적발된 것 외에도 1998년 10월 15일에도 투자 사기혐의로 킹스카운티법원에 기소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부인 홍 씨의 거짓말이다.

연방검찰은 부인 홍 씨에 대한 구형에서 홍 씨의 황당무계한 거짓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부인 홍씨는 2010년 12월 29 일 시애틀의 데이빗바튼 헬스클럽 멤버십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자신들 부부가 모두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맡게 됐다며 서울대 경영대학원이 2010년 5월 23일 발송한 공문을 헬스클럽측에 제출했다. 6월 2일부터 부부가 모두 부교수로 채용됐으니 빨리 귀국해야 한다는 공문이었다.

▲ 연방판사는 부인 홍씨에 대한 판결문에서 시애틀에서 최대한 가까운 교도소에 수감하라고 판결했다.

▲ 연방판사는 부인 홍씨에 대한 판결문에서 시애틀에서 최대한 가까운 교도소에 수감하라고 판결했다.

연방검찰 수사결과 이 공문은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부인 홍씨는 또 서울 아파트를 전세냈다는 계약서도 제출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롯데캐슬프리미어아파트 106동104호를 350만원에 전세로 얻었다는 것이다. 방이 3개, 욕실이 3.5개라는 이 계약서 역시 검찰수사결과 엉터리로 드러났다. 이뿐 아니다. 부부가 한국으로 귀국하는 아시아나 항공권을 매입했다는 탑승항공사 발행 서류를 제출했다. 이 또한 가짜로 드러났다. 혀를 내두를 정도의 사기가 아닐 수 없다.

연방검찰은 2012년 3월 2일 한국의 한 언론에 게재된 부인 홍 씨의 인터뷰기사도 홍 씨의 거짓말을 입증하는 자료로 제출했다. 부인 홍 씨는 이 기사를 2014년 6월 한 투자자에게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인터뷰에서 부인 홍씨는 ‘미국 콜럼비아대 로스쿨에 진학해서 법학박사학위와 경영학석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수사결과 모두 거짓이었다.

부인 홍씨는 또 ‘2003년부터 2010년 헤지펀드사를 차리기까지 대형금융회사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메르서컨설팅그룹 뉴욕사무소 리서치어시스턴트로 출발해 도이치증권 홍콩사무소를 거쳐 서울사무소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3년간 근무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검찰수사결과 모두 거짓이었다. 하지만 이 언론사는 아직도 이 기사를 버젓이 인터넷에 개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네이버 인물검색에는 홍씨가 콜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고, 도이치뱅크에서 일했다는 경력이 지금도 게재돼 있다. 유명인을 제외한 일반인의 네이버프로필은 사실은 일정액의 돈을 내고 게재하는 것이다.

‘나는 스타박스, MS부회장 비자금 관리인’

또 부인 홍씨는 2012년 5월 세금보고를 위해 회계회사를 고용하면서 ‘내 아버지가 홍콩에서 최근 사망했다, 그래서 내가 앞으로 몇 년 내에 약 2억5천만달러의 유산을 받게 됐다’고 고객자술서에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수사결과 홍 씨의 아버지는 사망하지 않고 잘 살고 있고, 더구나 2억5천만 달러의 유산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드러났다.

▲ 부인 홍씨 네이버검색

▲ 부인 홍씨 네이버검색

특히 부인 홍 씨는 연방검찰이 지난해 6월 1일 자신을 기소하면서 자산을 압류했으나 이 압류자산까지 몰래 빼내려다 적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자산압류명령이 내린 뒤인 지난해 6월 12일 요트렌트비용을 돌려받기 위해 마음에 드는 요트가 없다며 계약금 2천달러를 자신의 시어머니에게 반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정도라면 부인도 남편 버금가는 사기꾼이다.

남편 홍씨는 ‘나는 스타벅스회장과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의 자금 20억달러에서 30억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나는 한국재무부장관의 사위이다’ ‘한국의 부유한 5개 집안의 돈 13억달러를 관리하고 있다라는 등 거짓으로 자신을 포장했었다. 남편 홍 씨는 선고를 앞둔 지난 9일 대학노트 4장에 빼곡하게 적은 육필탄원서를 제출했다.

홍씨는 ‘나는 6살이 채 안된 3명의 자녀가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또 ‘지난주 나의 어머니로 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내가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물학적 자녀가 아니라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리고 3명의 형과 1명의 누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들을 하루 빨리 만나서 가족을 이루고 싶다고 말하고 다시 한번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가늠하기 힘든 탄원서이다.

이 탄원서가 주효했음인지 엄청난 사기사건에도 법의 자비가 베풀어졌다. 판사는 부인 홍 씨의 판결문에서 홍 씨가 수감될 교도소를 ‘시애틀에서 최대한 가까운 연방교도소’로 명시했다. 3명의 자녀를 좀 더 자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도 눈물이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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