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유엔대표부 인턴 유력인사자제 특혜 비리백서

■ 국회의원, 차석대사, 중견외교관 자제들 우선집중채용

■ 미국 내 3개 공관 외교부 무급인턴채용중지지침 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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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인턴 아들딸도 모자라 사돈에 팔촌에 처조카까지…불법채용

‘유력인사 추천 없으면 꿈도 꾸지마라’

▲ 주미한국대사관

▲ 주미한국대사관

‘신의 아들’만 간다는 재외공관 인턴, 감사원의 감사로 주제네바대사관 차석대사 등 외교관들이 자신들의 자녀들과 심지어 처조카까지 인턴으로 불법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지금도 무급인턴채용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미국 내 3개 공관, 주미대사관, 주유엔대표부, 주뉴욕총영사관등이 외교부의 무급인턴채용중지지침을 어긴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 3개 공관이 외교부도 모르게 무급인턴채용을 계속하는 것은 외교부장관보다 더 힘이 있는 인사들의 압력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인턴채용과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인턴신청서에 반드시 추천자를 적게 돼 있으며, 유력인사의 추천이 없으면 인턴에 뽑힐 수 없다고 폭로했다. 특히 유엔대표부에서도 차석대사의 지인, 공사참사관의 자녀 등이 인턴으로 근무했고, 장관까지 지낸 한 국회의원의 자녀는 공관직원들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재외공관 무급인턴 불법 채용 사실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외교부 국정감사를 통해 지난 2015년 외교부장관의 재외공관 무급인턴채용중지지시이후에도 올해 5월까지 12개 재외공관에서 무급인턴 371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무급인턴을 계속 채용한 공관은 주미대사관, 주유엔대표부, 주뉴욕총영사관등 미주지역 3개 공관을 비롯해 독일, 말레이시아, 세르비아,인도, 제네바, 콜럼비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케냐 등 12개 공관이다. 그러나 독일, 콜럼비아, 케냐는 단 1명씩, 세르비아는 2명에 불과했다.

▲주유엔대표부

▲주유엔대표부

특히 이들 12개 공관 중 2017년에도 무급인턴을 채용한 공관은 주미대사관, 주유엔대표부, 주뉴욕총영사관, 주이탈리아대사관등 4개 공관뿐이며, 이탈리아 대사관이 단 1명만 채용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 내 3개 공관이 장관지시도 무시하고 무급인턴채용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의원측이 외교부에 이에 대해 문의했을 때 ‘재외공관 인턴채용을 불가능하다’고 당당하게 답변한 것을 감안하면, 이들 공관은 외교부도 모르게 무급인턴채용을 계속했던 셈이다.

실종된 무급인턴채용 열정페이 본질과 특혜

특히 뉴욕총영사관은 2015년 2명에 불과했으나 외교부장관의 무급인턴채용중단지시이후인 2016년에는 6명, 지난해에는 7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주미대사관도 2015년 무급인턴이 28명에 불과했지만 외교부장관 중단지시이후인 2016년 107명으로 4배나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59명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유엔대표부는 2015년29명에서 중단지시이후인 2016년 49명, 지난해 26명을 채용했으며, 올해도 5월까지 5명을 뽑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내 3개 공관은 외교부장관의 지시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이인영의원은 국감에서 ‘외교부가 어려운 취업환경 속에서 외교업무 인턴경험이 스펙이 되는 현실에서 청년들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고 있다’며 열정페이에 초첨을 맞췄다. 하지만 이 무급인턴채용의 본질은 열정페이가 아니라 유력인사 자제들에 대한 특혜다. 유력인사나 외교관자제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미국 내 3개 공관이 장관지시도 무시하고 무급인턴채용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정통한 소식통의 증언이다.

미국 내 외교공관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한 인사는 ‘무급인턴문제의 핵심은 유력인사자제의 특혜 채용이다. 인턴들 대부분이 누구집의 아들, 누구집의 딸 이라는 사실은 공관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이 인사는 ‘유엔대표부 인턴은 반드시 추천자를 기록해야 한다. 양식에 추천자를 기록하는 란이 있다. 추천자를 기록하지 않으면, 담당자가 전화를 해서 추천자가 누구인지 계속 물어본다. 이게 바로 특혜의혹을 여실히 입증하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 인사는 ‘나도 솔직히 재직기간동안 재미동포 자녀를 추천하기도 했다’고 밝힌 뒤 인턴채용과정이 너무나 불합리하다며 구체적인 특혜사례를 설명했다.

▲ 주뉴욕총영사관

▲ 주뉴욕총영사관

모정치인 아들 ‘노트북도 한대 없어?’호통

이 인사는 ‘민주당 원내총무, 민주당 당대표, 장관까지 역임한 모 인사의 아들은 인턴으로 오자마자, 유엔대표부직원에게 ‘여기 내가 사용한 노트북 한대도 없어요’라고 큰 소리를 쳤고, 외교관들까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또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A씨가 최근[201*년] 자신이 장로로 봉직중인 모대형교회의 권사의 딸을 인턴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 아이였다’고 털어놨다.

이 차석대사는 지금도 외교부에 재직 중인 인사다. 특히 ‘유엔대표부에 근무했던 중견외교관은 2015년과 2016년 자신의 두 딸을 모두 차례로 인턴으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 중견외교관 역시 현지 소규모 공관에 대사급으로 근무 중이다.

이 인사는 또 모 차석대사의 경우 무급인턴을 데려와서 자신의 방 맞은편 외교관이 사용하던 방을 인턴에게 배정하고 윗사람 모시듯 했다고 강조했다. 이 인사는 ‘유력인사나 외교부 고위관리가 추천하지 않으면 사실상 인턴으로 채용될 수 없다. 필요한 인턴은 한정돼 있는데 차 떼고, 포 떼면 남는 자리가 몇 개 없고, 그저 평범한 집 자녀들은 그 몇 자리를 두고 머리가 깨지게 경쟁하는 것이다. 추천자없이 블라인드로 선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실제경쟁률이 2.5대1에서 최대 3대1까지 치솟고 심지어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인턴에 지원했다가 떨어지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학생이라고 해서 모두 우수한 것은 아니지만, 하버드대가 세계최고의 대학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하버드대 재학생도 빽이 없으면 재외공관 인턴에서 탈락하는 것이다.

하버드대 재학생, 멋모르고 인턴지원했다 고배

유엔대표부 무급인턴은 기간은 대부분 6주이며 인턴을 마치면 수료증을 지급한다. 자녀를 무급인턴으로 뽑아달라는 유력인사들의 압력이 많다보니 인턴기간을 가급적 줄여서 자리를 많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미국대학의 여름방학이 4개월 정도이므로 여름에만 최대 3바퀴까지 돌릴 수 있다고 한다.

▲무급인턴채용현황 - 2017년이후 무급인턴은 유엔대표부, 주미대사관, 주뉴욕총영사관에 집중됐다.

▲무급인턴채용현황 – 2017년이후 무급인턴은 유엔대표부, 주미대사관, 주뉴욕총영사관에 집중됐다.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에서 연수를 받는 학생들 중 일부도 매년 정기적으로 유엔대표부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현재는 유엔대표부에 인턴들을 위한 인턴실이 마련돼 있으며, 인턴담당직원이 매주 이들 인턴에게 특정주제를 부여, 토론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대표부뿐 아니라 미국 내 다른 공관의 인턴 특혜채용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 또 다른 퇴직자의 주장이다. 특히 유력인사들의 자제들이 미국대학에 많이 유학하므로, 미국내 공관에 인턴채용청탁이 집중된다고 밝혔다. 또 누구보다도 유엔에 근무했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분석이다. 공공연한 비밀인 것이다.

본보가 지난 7월 26일 발행한 1131호에서 ‘신의 아들만 재외공관 인턴된다’라며 인턴특혜의혹을 제기했지만, 재외공관 근무자들의 증언을 통해 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당시 감사원이 주제네바대표부의 무급인턴현황을 조사한 결과 외교부본부에서 무급인턴채용을 중단한 2007년으로 부터 6년이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7월까지 무급인턴 29명을 선발, 근무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제네바대표부 차석대사의 자녀들, 차석대사의 처조카들이 무급인턴으로 근무한뒤 수료증을 받아갔고, 공사참사관 2명도 각각 자기 자식 1명씩을 인턴으로 꼽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인턴 전수조사 – 공직자 추천사례 밝혀야

재외공관 무급인턴문제의 본질은 열정페이의 문제가 아니라 유력인사들에 대한 특혜문제다. 국회가 이를 열정페이 문제로만 국한시키는 것은 국회의원 등의 자녀나 친인척, 그들의 후원자의 친인척이 특혜를 받았기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달전후

재외공관 인턴은 대학생 등이 외교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외교현장의 분위기만 알게 돼도 도움이 된다. 그런 면에서 여건만 허용한다면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면 많이 줄수록 좋다. 하지만 그 선발과정은 공정해야 한다. 국회는 당장 재외공관 무급인턴을 전수 조사해 추천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고 최소한 국회의원과 공무원등 공직자들의 추천사례는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꼼수추천, 꼼수채용이 사라지고 모든 지원자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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