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특집] 문재인 정부 2년 평가…明은 없었고 暗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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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헛발질이 황교안이란 괴물을 낳았다

문재인문재인 대통령이 5월8일로 취임 2주년을 맞았다.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이란 헌정 초유의 사건에 힘입어 대통령이 된 문 대통령은 이제 본격적인 정권 중반에 접어들었다. 지난 2년 간 본국에선 많은 일이 벌어졌다. 한 때 80%를 넘었던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금은 50% 이하로 떨어졌다. 한 때 희망이 보였던 남북관계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고, 경제는 추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떨어지는 경제를 다시금 끌어올리고자 궁여지책으로 내세운 것이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런 문재인 정부의 실정은 아이러니하게도 ‘황교안’이란 괴물을 대선 주자 반열에 올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급 의전을 받으며 호가호위했던 인물로 탄핵 사태의 책임을 1차적으로 져야 해도 모자라다. 그런 그거 지금은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지지율이 의미가 없긴 하더라도, 황 대표가 목소리를 키울 수 있던 빌미는 문 대통령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데이저널>은 문재인 정부 취임 2주년을 맞이해 현 정부의 공과 과를 짚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문재인 정부가 성공의 기반을 닦아야 할 2년 간 본국에서 있었던 가장 극적인 변화는 보수 의 부활이다.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를 겪은 만큼 정권 초만 해도 사실상 궤멸상태였다. 차기 주자를 거론하는 일조차 민망했다. 그러나 올 들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이하 리얼미터 4월 기준)에서는 22%대로 올라섰다. 보수층이 구심점을 잃은 상황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무게감 있는 황 대표에 결집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고무된 황 대표는 이미 다음 대선 만을 생각하고 있다. 입당한 지 110여일, 대표 자리에 앉은 지 70일도 안 된 황 대표가 내부를 정비하기보다 장외투쟁에 ‘올인’하면서 ‘외부에서 투입된 대선주자’ 이미지만 강화한다는 얘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해야 할 사람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했고, 대통령 권한 대행까지 했다. 총리와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하는 동안 대통령급 의전을 받아 구설에 여러차례 올랐다.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삼성그룹 x파일 사건을 축소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로 일하면서는 그동안 세월호 수사 및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 이낙연 국무총리

▲ 이낙연 국무총리

지금 시점에선 별 의미가 없다하더라도 그런 그가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에 오른 것은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 북한과의 관계가 미궁으로 빠지고, 경제가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는 본국의 상황이 황교안이란 괴물을 다시 대중 정치인으로 만들어 준 셈이다. 본지는 2012년 대선 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대통령이 되지도 않겠지만, 되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다들 언론으로서 너무 센 발언이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이 말은 예언처럼 맞아떨어졌다. 대한민국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이했다. 황교안 대표도 다르지 않다. 물론 30%의 지지만을 받는 그가 대통령이 될 리도 없겠지만, 그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그는 그야말로 박근혜 시즌2 내지 이명박근혜의 결합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괴물을 더 이상 키우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한다.

차기 대권주자 없는 여권은 초상집

반대로 여권은 잔혹사라 불릴 정도로 차기 주자들이 수난을 겪었다. 가장 유력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해 3월 성폭행 폭로가 터져 나오며 구속된 게 대표적이다. 각종 의혹에 휘말린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달 25일 검찰이 친형 강제입원 시도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여권 차기 주자로 부각됐다.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으로 대중적 지지를 받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0%에 육박해 황 대표를 바짝 추격했다.

황교안

직업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차기 주자로 거론된다. 친문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됐지만 보석으로 풀려나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 황 대표를 제외하면 각종 여론조사의 상위권은 여전히 여권 주자들이 차지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떠오른 정치세력은 바로 운동권이다. 386 세대들이 노무현 정부에 이어 또 다시 문재인 정부에 똬리를 틀고 정국 운영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몸풀기에 들어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년 사이 새로 떠오른 주자다. 20개월 동안 대통령을 보좌하며 실력자로 떠올랐다.

▲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야권에선 현재로서는 황 대표 외에 이렇다 할 차기 주자가 없는 게 현실이다. 유승민 의원, 안철수 전 대표 등이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소속 바른미래당 지지율 자체가 5% 안팎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한다.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내년 총선 등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뒤 전면에 나설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변수다. 올 들어 날선 대여투쟁을 이끌면서 보수층을 중심으로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2년 전과는 체급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대체 달라진 게 없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은 여론조사를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5월 6일 본국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5월1주차(4월30일, 5월2일)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는 45%로 집계됐다. 집권 후 첫 여론조사(2017년 6월1주차)에 비해 3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5월1주차 국정 지지도도 49.1%로 한국갤럽과 유사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볼 때 문 대통령은 지난해 3분기까지 60%가 넘는 고공 지지율을 유지했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한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중재에 성공한 덕이 컸다. 한반도 평화 정책의 성공이 곧 정권 차원의 성공으로 직결됐다. 실제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 도출 이후 지지율이 83%에 달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는 79%의 국정 지지도를 보였고 이는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승으로 이어졌다. 지지율이 40%대까지 떨어졌던 직후인 지난해 9월에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국정 지지도를 61%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지지율이 전체적으로 내리막을 걸은 것은 경제 정책의 미흡함 때문이다. 최저 임금의 가파른 인상, 부동산 관리 실패, 가상화폐 논란,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김앤장(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 갈등이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았다. 2017년 취임 직후 80%가 넘었던 지지율은 그해 7월 2018년 최저임금을 16.4%로 올린 직후 급락(74%)했다. 지난해 4~6월 남북-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호재에 힘입은 70~80%대의 고공 지지율 시대를 끝낸 것도 최저임금이었다. 지난해 7월 3주차 당시 2019년 최저임금을 10.9% 인상했다는 소식에 지지율이 60%대로 추락했다.

남북관계 ‘디딤돌’ …경제추락 ‘걸림돌’

나라다운 나라 표방했지만
체감효과는 전혀 달라진 것 없어

최저임금 이슈가 정치권의 소득주도성장 공방으로 이어지자 지지율 낙폭은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 부동산 폭등 이슈가 더해지며 처음으로 국정 지지도가 50% 아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경기 비관론까지 더해진 지난해 12월3주차에는 국정운영 부정평가(46%)가 긍정평가(45%)를 처음으로 앞섰다. 이후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며 한반도 평화 정책이 주춤하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겹치며 국정 지지도는 최저치인 41%까지 떨어졌다. 이후 ‘경제 불안’이라는 큰 틀 속에 국정 지지도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지난해 12월1주차(49%) 이후 줄곧 50% 아래에서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없다는 점이다.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했으면서 정작 청와대 핵심 참모가 부동산 투기 논란에 발목이 잡혀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여론조작을 연상시키는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도 대표적이다. 경제를 풀어가는 방식도 비슷하다. 본지가 지난 주에도 보도했지만, 결국 삼성에만 목을 메는 형국이다. 오히려 그 모양새는 더 구차하다. 아예 대놓고 재판결과까지 거래하면서 삼성의 투자를 종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고위 관료 모두가 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 임종석 전 비서실장

▲ 임종석 전 비서실장

측근비리 또한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는 정권 초반이었지만 중반으로 넘어서면 본격적인 측근비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본지가 보도한 정권 실세들과 신한은행, 우리들병원과의 유착은 조만간 터질 대형 뇌관이다. 그나마 불던 남북관계에서의 훈풍도 약해진 가운데 북핵과 경제라는 버거운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핵협상의 촉진을 위해 남북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소득주도성장의 보완과 혁신성장의 강화를 모두 추진하는 중이다.

그마나 남북관계만 성공적?

그나마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것은 남북관계다. 2017년 북한의 거센 도발에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던 문재인정부의 노력이 한반도 대화를 일깨운 ‘기’였다면, 2018년 평창에서 시작된 평화 분위기는 남북미 비핵화 협상을 본격화하는 ‘승’ 역할을 했다. 지난해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은 전 세계의 눈을 집중시켰던 세기의 이벤트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평양방문으로 한반도 평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북미가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입장차를 확인한 뒤 지속하고 있는 지금의 교착상태는 양측이 보다 나은 결론을 얻기 위한 ‘전’의 단계로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결’이다. 2020년 트럼프정권 임기 내에 어떤 식으로 핵 담판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남북·북미정상회담 등 적극적으로 대화국면을 이끌어낸 문재인정부 2년차의 대북정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해 보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상황은 녹록지만은 않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북한이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를 다수 발사하며 도발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태도변화를 압박하려는 도발로 풀이되지만, 향후 추가도발이 이어지만 1년여 넘도록 숨 가쁘게 진행돼 온 한반도 평화모드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북미협상을 중재해온 문 대통령으로서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인 집권 3년차를 맞아 그동안 공들였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 실현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이자 촉진자로, 때로는 당사자로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살리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해 협상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북미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트럼프정권의 임기 시한을 고려해 조속히 합의안 초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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