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취재] 승리 사건 유착 의혹 청와대 근무 경찰 면죄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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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윤규근 총경 이름 나오자 화들짝 놀라 덮어

‘대통령 친인척 비리 알려질까 두려웠나’

한국을 시끌벅적하게 했던 이른바 버닝썬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그동안 이 사건으로 유명연예인 여러 명이 구속됐고, 이로 인해 대형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탈세 의혹까지 불거졌다. 심지어 재벌가들의 마약복용 사건으로까지 번지며 한국은 물론 미주한인사회에도 큰 이슈가 됐다. 본국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107일 동안 대규모 수사를 벌였으나 정작 연예인 몇몇 구속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특히 버닝썬 지분 보유자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박한별의 남편)의 골프·식사 접대를 받은 윤규근 총경에 대해선 김영란법이나 뇌물죄 적용도 모두 무산됐다. 경찰은 “다각도로 수사했지만 혐의 입증이 어려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수사기관에 대해 신뢰를 잃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윤규근 총경이 문재인 정부 초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하며 친인척 관리의 최고 핵심으로 근무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청와대가 면죄부를 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그는 본지도 보도했던 우리들병원 사건을 청와대 내부에서 컨트롤했던 인물로 그에게 문제가 생겼을 경우 대통령 측근비리 사건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음을 청와대 측이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으나, 윤 총경의 이름이 언급되면서 이후에는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이른바 ‘승리총경’으로 불리는 윤 총경이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것에 얽힌 미스터리를 <선데이저널>이 쫓아가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문재인

이른바 버닝썬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윤 총경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려 했으나 접대 금액이 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한 형사 처벌 기준에 미치지 못해 최종적으로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청탁금지법 제8조에 따르면 공직자등은 직무 관련해 같은 사람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회계연도 내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에 처한다고 명시돼있다. 윤 총경이 받은 골프·식사 접대비용은 2017~2018년 동안 총 268만1407원으로 형사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과태료 처분 대상은 될 수 있다.

윤 총경에 대해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 전 대표가 운영하던 강남 술집 ‘몽키뮤지엄’의 단속사항을 유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는 적용됐다. 윤 총경의 부탁으로 이를 확인해준 전 강남서 경제팀장 A경감도 같은 혐의 공범으로, 단속사건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전 강남경찰서 경제팀 B경장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될 예정이다.

▲ 윤규근 총경

▲ 윤규근 총경

경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윤 총경을 6회, A경감 7회, B경장 5회, 윤 총경 지인 C씨를 3회 불러 조사했다. 아울러 1만4000여건의 데이터 정보를 분석해 2016년 8월 1일 오전 11시쯤 A경감이 B경장으로부터 ‘증거자료로 단속경찰관 단속보고서와 내부사진이 있다’는 메시지와 ‘단속사진’을 전달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해 7월 말에는 몽키뮤지엄이 단속에 걸린 후 윤 총경이 A경감에게 단속 관련 내용을 문의하자 사건 담당인 C경장을 불러 사건 내용을 파악한 후, 윤 총경에게 단속사실 및 사유를 알려준 것이 확인됐다. 윤 총경은 지인 C씨를 통해 유 전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윤 총경이 유 전 대표로부터 받은 접대와 관련해 경찰은 윤 총경 본인의 주식계좌를 포함해 모든 계좌·카드내역, 부친 계좌 일부, 본인과 배우자 현금영수증 내역, 친인척 등 40여명의 금융정보분석원(FIU) 회신자료를 분석했다. 항공권 구매내역과 결제자 확인 작업도 거쳤다. 유 전 대표의 법인계좌·카드 사용 내역과 유리홀딩스 압수수색, 상품권·선물세트 구매자와 수령자 확인, 차명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확인했다. 또 윤 총경 개인·업무 휴대전화와 유 전 대표, 승리의 휴대전화도 포렌식했다.

그 결과 유 전 대표와 윤 총경은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6번 식사를 하고 골프를 4번 같이 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윤 총경이 유 전 대표로부터 3번 콘서트 티켓을 받기도 했다. 2017년 두사람은 골프를 1번 쳤는데 이 때 윤 총경이 받은 접대비용은 30만1250원으로 파악됐다. 이 해에는 식사를 한 번 했으나 윤 총경이 접대를 받지 않고 자비를 냈다. 지난해에는 골프 63만8375원, 식사 35만8016원의 접대를 받았다. 윤 총경이 받은 콘서트 티켓의 비용은 세 차례 모두 합해 138만3766원이었다.

경찰은 윤 총경에 대해 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검토했지만 무산됐다. 뇌물은 직무에 관한 부정한 이익이기 때문에 금품과 직무행위 사이에 대가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몽키뮤지엄 사건개입 시점과 최초 골프접대 시점이 시기적으로 1년 이상 차이가 나고, 당시 윤 총경의 직책, 접대금액과 횟수, 윤 총경이 일부 비용을 부담한 점, 골프·식사접대 자리에서는 별다른 청탁이 확인되지 않는 점으로 미뤄 대가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 총경 와이프도 특혜승진?

하지만 윤 총경과 관련한 수사에는 여전히 미스터리한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 사실 화려한 청와대 근무 이력만으로도 윤 총경은 이례적이고 특이한 케이스였다. 광주 출신 윤 총경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근무 이력을 갖고 있다. 더욱이 윤 총경은 2003년 5월 13일부터 2008년 2월 26일까지 참여정부 내내 청와대 비서실의 정무수석실과 시민사회수석실에서 근무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다음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윤 총경은 다시 청와대로 들어갔다. 윤 총경은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나온 후로는 경찰청 인사담당관 등 최고 요직으로만 기용됐다. 윤 총경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2017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1년간 파견 근무를 할 당시에도 승리 일행과 수차례 골프를 치고 식사를 했다.

승리특히 그는 당시 민정비서관이었던 백원우 전 비서관의 최측근으로 꼽혔다. 특히 윤 총경의 와이프도 경찰이었는데 승진후 말레이시아 영사관으로 영전했고 이 과정에서 특혜논란이 나왔다. 경찰 내부에서는 백 전 비서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경찰 내에서는 두 사람을 일컬어 ‘실세 경찰부부’로 부르기도 한다. 윤 총경의 부인인 김모 경정 역시 음주운전 무마 시도 혐의를 받고 있는 연예인으로부터 콘서트 티켓을 받았다고 시인한 바 있다. 백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친인척 관리를 담당했던 인사로, 사실상 두 사람만이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 문제를 거의 같이 공유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윤 총경은 백원우 전 비서관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과도 가까운 사이였다. 윤 총경은 양정철 원장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우리들병원 불법대출 사건을 청와대 내부에서 관리했다고 한다. 즉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과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 등의 사건도 윤 총경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윤 총경은 현 민갑룡 경찰청장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경은 와이프까지 수사대상에 오르자 강하게 반발했고, 여기에 놀란 청와대와 경찰 수뇌부가 사실상 사건을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보는 국민들의 판단은 의혹의 대상이 윤 총경으로 그칠 게 아니라 그 윗선으로 가야 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경찰은 “특별한 이유 없이 좋은 느낌을 갖고 만나왔다”는 윤 총경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예견된 부실수사

사실 경찰이 윤 총경에게 면죄부를 줄 것이란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윤 총경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월권’ 논란을 불러왔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에도 등장했던 인물이다. 김 전 수사관은 지난 1월 “2017년 야당 유력 정치인과 가깝다고 알려진 해운회사 관련 비위 첩보 보고서를 올렸다”며 “특감반장은 추가 조치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백원우 비서관이 경찰에 이첩하라고 지시해 자료를 넘겼다”며 백 전 비서관의 ‘월권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와 관련 “당시 백 전 비서관이 윤 총경을 통해 이첩시킨 사건의 진행 상황을 챙겼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윤 총경이 나한테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사관은 “윤 총경은 청와대 근무 이후 경찰청 인사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실세 경찰”이라며 “민정비서관실 출신인 만큼 현 정부의 약점을 많이 알고 있어 제대로 수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 결과 발표로 사실상 버닝썬 유착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공은 검찰로 넘어갈 전망이다. 경찰은 승리를 군 입대 예정일인 다음달 24일 전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윤 총경 등 유착 의혹과 관련된 경찰관들도 검찰에 넘긴다. 경찰은 버닝썬 등과 경찰간 조직적 유착이 없다는 것을 밝혀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이 최초로 시작된 것이 언론을 통해 시작됐다. 막연한 의혹 제기에서 시작됐는데 윤 총경과 관련해 실제로 사건에 대해 알아보고 알려줬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부실수사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3월 대검찰청에 경찰 유착 의혹 등이 담긴 자료 등을 넘겨 수사를 의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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