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재산세고지서 단독입수 21년 전 사라진 상업은행 땅 주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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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에 자산 넘어갔지만
소유주 변경 안 된 이유는 뭘까?

뉴욕 플러싱 한복판 금싸라기 부동산의 소유주가 이미 21년 전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국상업 은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확보한 뉴욕시 재산세 고지서등에 따르면 현재 우리아메리카 은행 플러싱지점이 사용 중인 부동산의 재산세가 한국상업은행 명의로 발부된 것으로 드러났다. 상업은행은 한일은행과 합병, 1999년 한빛은행으로 출범한 뒤 2002년 5월 다시 우리은행으로 바뀜에 따라 상업은행의 재산도 한빛은행, 우리은행 순으로 인계됐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이 부동산은 아직 상업은행 소유로 확인됐다. 특히 상업은행은 전 주인이 이 건물을 구입할 때 매입액의 100% 전액을 대출해 준 것으로 밝혀져, 당초 주인이 전두환정권시절 실력자였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은행이 여러 과정을 거쳐 상업은행을 승계했기 때문에 이 부동산의 실질적 주인임은 분명하지만,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매 때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 뉴욕 플러싱 금싸라기땅에 자리잡은 한국상업은행 소유부동산, 단층건물이지만, 건평이 221평에 달해, 이를 헐고 빌딩을 지을수도 있지만, 21년전 사라진 상업은행 소유로 돼 있어, 우리은행이 소유권을 행사하려면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뉴욕 플러싱 금싸라기땅에 자리잡은 한국상업은행 소유부동산, 단층건물이지만, 건평이 221평에 달해, 이를 헐고 빌딩을 지을수도 있지만, 21년전 사라진 상업은행 소유로 돼 있어, 우리은행이 소유권을 행사하려면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36–88, 39 애비뉴 플러싱 뉴욕’의 단층건물, 이 부동산은 뉴욕 플러싱 전철종점과 같은 블럭에 있는 건물로, 그야말로 금싸라기 땅에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이 지역은 한때 한인타운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중국자본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미국최대의 차이나타운으로 급성장, 한인업소들은 사실상 모두 밀려난 곳이다. 바로 이 지역 금싸리기 땅에 자리 잡은 이 부동산의 현재 소유주가 지난 1998년 말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국상업은행이라는 충격적 사실이 드러났다.

뉴욕시추정 3백만달러 – 시가 천만달러 육박

본보는 뉴욕시가 지난 6월 1일자로 발부한 이 부동산 재산세 고지세를 입수, 내역을 확인한 결과 이 부동산의 소유주는 한국상업은행 뉴욕지점을 뜻하는 KOREA COMMERCIAL BANK NY으로 밝혀졌다. 대신 이 재산세 고지서 수신주소는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의 우리아메리카 은행으로 적혀 있었다. 이 건물의 2019년 재산세는 상하반기를 합쳐 11만4383달러이며, 두 번 나눠서 낼 경우 7월 1일과 내년 1월 1일까지 각각 5만7306달러를 먼저 납부하라고 기재돼 있었다. 뉴욕시가 평가한 이 건물의 시장가치는 298만5천달러, 하지만 세금부과가격은 108만7920달러이며, 이에 대해 10.514%의 재산세가 부과됐다.

▲ 2019년 6월 1일자 뉴욕시발행 우리은행 플러싱지점건물 재산세 고지서 - 소유주는 한국상업은행 뉴욕지점이라고 명시돼 있다.

▲ 2019년 6월 1일자 뉴욕시발행 우리은행 플러싱지점건물 재산세 고지서 – 소유주는 한국상업은행 뉴욕지점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 건물은 현재 우리아메리카은행 플러싱지점이 입주해 있으며, 합병 전 한국상업은행 플러싱지점이 사용했던 동일건물이다. 1946년 건축된 이 건물은 단층 건물이지만, 건평이 7904스퀘어피트로 221평에 달한다. 플러싱일대는 중국인들이 밀려오면서 부동산가격이 급등했고, 특히 전철역인근은 최근 10년간 부동산가격이 급상승하면서 그야말로 금싸라기 땅으로 변했다. 이 건이 비록 단층이지만 221평에 달하는 작지 않은 면적이어서 뉴욕시 평가 시장가격은 3백만달러 상당이지만, 실제 가격은 최소 두 세배에 달하며 현재 시가. 7-8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상업은행은 지난 1998년 7월 한일은행과 합병, 1999년 1월 한빛은행으로 바뀜으로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그 이후 2001년 12월 평화은행을 흡수합병한 뒤 2002년 5월 우리은행으로 변경됐다. 따라서 한국상업은행 소유의 이 부동산은 한빛은행 소유로 변경된 뒤 우리은행으로 변경됐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재 소유주는 21년 전 사라진 상업은행이어서, 왜 소유주가 변경되지 않았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실질적 소유 명확하지만 매도 때는 문제될 수도

한국상업은행 뉴욕지점은 지난 1984년 1월 27일 설립됐으며, 뉴욕시 등기소확인결과 1985년 2월 26일 88리얼티가 이 부동산을 매입할 때 상업은행이 155만달러를 대출해 주면서 인연을 맺은 뒤 1991년 9월 6일 88리얼티로 부터 이 건물을 매입했다. 또 상업은행이 9월 26일 소유권등기를 마친 뒤에는 이 건물과 관련한 단 1건의 부동산서류도 등기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한국상업은행이 1991년 이 건물을 매입한 뒤 1999년 상업은행이 사라져 한빛은행으로 바꼈고 2002년 5월에는 우리은행으로 넘어갔지만, 건물소유주는 바뀌지 않은 것이다.

▲ 1991년 9월 6일 한국상업은행의 부동산매입계약서[디드] - 매매금액이 10달러로 명시돼 있지만 5144달러의 양도세가 부과돼 128만6천달러에 거래됐음을 알 수 있다.

▲ 1991년 9월 6일 한국상업은행의 부동산매입계약서[디드] – 매매금액이 10달러로 명시돼 있지만 5144달러의 양도세가 부과돼 128만6천달러에 거래됐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실질적으로 소유주가 바뀌지 않았더라도 법인명이 바뀐다면, 새로운 법인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우리은행이 상업은행과의 계약을 통해 재산을 인수할 때, 이 건물도 매매계약서를 다시 작성, 상업은행이 한빛은행, 그리고 한빛은행이 우리은행에 이 건물의 소유를 넘기고, 등기를 마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업은행측으로 부터 매매계약서 서명을 받아야 했지만, 해외에 있는 자산이어서 미쳐 계약서 서명 등의 절차를 밟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소유권 이전철자를 밟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문제를 발견하고 바로 잡으려 했을 때는 이미 관련자들이 퇴직한 뒤여서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건물이 명의상 상업은행 소유라고 해서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상업은행의 자산이 모두 우리은행으로 이전됐고 우리아메리카은행이 계속 재산세를 내고 있다면 실질적으로는 우리아메리카의 소유로 인정된다는 것이 부동산전문가의 견해다. 하지만 이 건물의 모기지를 얻거나, 매매하려고 할 경우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상업은행은 이미 사라진 법인인 만큼 매매계약 때 소유권을 행사하려면 사라진 법인부터 다시 살리는 절차를 거쳐야 하고, 수속에 2-3개월 이상 시간이 걸리며, 작은 회사도 아닌 은행의 법인을 살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법상 부동산의 소유주가 장기간 재산세를 내지 않을 경우, 재산세를 일정기간 이상 낸 사람이 주인이 된다. 아마도 우리아메리카은행이 이 건물 명의를 바꾸기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이 방법을 통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8리얼티 주소 변호사사무실…전형적 불법매입방식

1998년 사상초유의 외환위기로 은행이 통폐합되는 와중에 미처 예상치 못한 전대미문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은행이 앞으로 100년, 200년 이 부동산을 계속 사용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만약 매매를 한다면 필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의 우려다.

▲ 1985년 2월 26일 88리얼티의 부동산매입계약서[디드] - 매매금액이 10달러로 명시돼 있지만 6200달러의 양도세가 부과돼 155만달러에 거래됐음을 알 수 있다.

▲ 1985년 2월 26일 88리얼티의 부동산매입계약서[디드] – 매매금액이 10달러로 명시돼 있지만 6200달러의 양도세가 부과돼 155만달러에 거래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건물을 둘러싼 의문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부동산을 둘러싼 모기지와 매매과정에서 통상적인 은행의 대출과는 너무나 상이한 점이 발견됐다. 88리얼티가 이 건물을 매입할 때 계약서에는 매입금액을 10달러[CONSIDERATION VALUE]로 기재했지만, 뉴욕주 양도세가 6200달러가 부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88리얼티가 이 건물을 155만달러에 매입했음을 의미한다. 즉 상업은행은 88리얼티에게 건물매입가 전액인 155만달러를 빌려줌으로서 88리얼티는 자기 돈 한 푼 없이 플러싱 금싸라기 부동산을 매입한 셈이다.

통상 은행은 모기지대출 때 75%선에서 85%선을 대출해 준다. 그래야 만약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부동산을 차압, 경매에 회부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면 제반 경비를 제외하고 원금을 건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처럼 상업은행처럼 모기지대출 때 건물매입액 100%를 빌려주는 경우는 사실상 전무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88리얼티가 1985년 건물을 매입할 때와 1991년 건물을 매도할 때의 주소는 맨해튼 350 5AVE로 기재돼 있고, 이는 당시 상업은행 맨해튼지점 소재지인 330 5AVE와 같은 블록으로 밝혀졌다.

상업은행이 1991년 88리얼티로 부터 이 건물을 매입할 때도 계약서에는 매입금액을 10달러로 기재했지만, 뉴욕주 양도세가 5144달러 부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상업은행이 88리얼티로 부터 128만6천달러에 건물을 매입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155만달러 모기지와의 차액 27만달러 상당을 받았을까? 현재 뉴욕시 등기소 기록상에는 88리얼티가 모기지를 완납했다는 증명서가 없다. 이 부동산에 대해 1991년 9월 21일 모기지 완납증명서라는 제목의 서류가 있다고 목록에 나오지만, 실제 등기된 서류는 전혀 엉뚱한 은행인 그린포인트은행이 퀸즈의 다가구주택을 구입하는 중국인에게 돈을 빌려준 모기지 계약서였다.

▲ 1985년 2월 26일 88리얼티 모기지계약서 - 상업은행은 88리얼티가 155만달러에 플러싱 부동산을 매입할때, 매입가 전액인155만달러를 대출해 줬음을 알 수 있다.

▲ 1985년 2월 26일 88리얼티 모기지계약서 – 상업은행은 88리얼티가 155만달러에 플러싱 부동산을 매입할때, 매입가 전액인155만달러를 대출해 줬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상업은행의 88리얼티에 대한 155만 달러 대출은 지난 1984년 뉴욕지점이 생긴 이래 최대금액의 모기지로 확인됐다. 88리얼티 이전에는 1984년 7월 18일 IMK리얼티가 33-10 퀸즈블루버드 건물을 188만5천달러에 매입할때 매입가의 80%인 150만달러 모기지대출을 해 준 것이 최대였다. 공교롭게도 상업은행 뉴욕지점 설립 1년만에 이뤄진 최대의 대출이 건물매입액 전액을 빌려준 대출이었다는 점도 이채롭다. 또 88리얼티는 건물매입직전인 1985년 2월 1일 설립됐으며, 상업은행에 건물을 넘긴 뒤 1993년 1월 12일 청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상황을 미뤄 블랙메모에 의한 대출인 듯

전두환정권시절인 1985년 자기돈 한 푼 안내고 상업은행에서 건물매입가 전액을 대출받아 금싸라기 땅을 살 정도라면 상업은행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가 개입돼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 건물 계약서에서 88리얼티는 ‘루벨 앤 코븐[CARE OF LUBELL & KOVEN]’이 관리한다고 돼 있으며, 이는 변호사사무실로 밝혀졌다.

한국인들이 198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 투자용해외부동산 구입이 허용되기 전까지, 불법으로 해외부동산을 구입할 때 한국내 자신의 주소를 기재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 내 변호사사무실로 적는 경우가 허다했다. 즉 ‘88리얼티’의 실체는 당시 미국에 거주하지 않던 한국내 실력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리고 노태우정권이 들어선 뒤 전두환의 힘이 약해지면서 이 건물을 사실상 상업은행에 반환하는 상황이 됐을 가능성도 추정할 수 있다.

21년 전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국상업은행이 버젓이 실소유주로 기재된 플러싱 금싸라기 부동산. 과연 은행역사상 전무후무한 100% 대출의 주인공 88리얼티의 실제 주인은 누구일까. 이 건물은 전두환독재정권시절 비리로 얼룩졌던 흑역사의 비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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