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천주교회에 큰 화제를 몰고온 웨스트 코비나 지역의 성 크리스토퍼 한인성당과 로렌하이츠에 위치한 성 마리아한인성당과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야기된 파장(본보 808호,809호 810호 보도)에 이어 이번에는 이 통합문제를 직접 관장했던 가비노 자발라 주교(60, Auxiliary bishop Gabino Zavala)가 ‘숨겨둔 자녀’때문에 돌연 사임하는 사건으로 신자들은 물론 미국사회에도 크나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자발라 주교는 한인성당 통합에 따른 파장이 일어나자 지난해 7월 직접 성크리스토퍼 한인성당 신자들과 만나 건의를 듣고 교구청에서 조사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던 고위 성직자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자바라 주교는 두 한인 성당간의 통합 미사를 최종 허가하면서 통합축하미사를 봉헌하겠다고 알리면서 신자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다. 이같은 상항을 본보가 보도하면서 LA천주교대교구청에 이 문제를 질의하자 통합미사를 1주일 앞두고 돌연 취소해 다시한번 신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 후 양 성당간의 통합문제를 자발라 주교가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를 두고 양측 한인성당 신자들은 물론 미주한인 천주교계와 한국의 주교회의에서도 관심을 갖고 예의 주시하여왔다. 그런데 2012년 새해가 들어서면서 샌버나디노 지역 신문이 자발라 주교가 ‘두 아이의 아버지’라는 사실과 함께 그의 사임을 보도하면서 다시 한번 천주교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편집자주> |
한인성당의 통합문제의 최종 결정권자인 자발라 주교의 사임으로 한인성당 통합문제는 당분간 어떤 결정도 없이 현재 상태에서 어정쩡한 상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크리스토퍼한인성당과 성마리아 한인성당은 지난해 4월부터 한상만 신부의 추진으로 통합과정을 진행시켰으나, 양 성당간의 이견이 노출되어 진통을 겪는 중 자발라 주교의 통합축하 미사까지 지난해 11월로 예정되었으나 본보의 고발보도 이후 돌연 취소가 되었다.
LA대교구청은 지난 4일 성명서를 통해 현재 60세인 자발라 주교는 교회법에 따라 (75 세 이전에 건강상이나 특별한 사유로 성직 수행이 어려울 때) 사임하게 되었으며 교황도 그의 사임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 성명서에서 자발라 주교는 1994년 부터 이스트 LA ,파사디나, 샌가브리엘 밸리 그리고 포모나 지역에 속해있는 67개 성당(한인성당 포함)과 교회 학교를 관장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조용히 살고싶다” 이 성명서에서 지난해 12월 초순께 자발라 주교는 LA대교구의 호세 고메즈 대주교에게 “자신은 두 아이의 아버지이고 아이들은 어머니와 함께 타주에 살고 있다”고 고백했음을 밝혔다고 했다. LA대교구에서 발행하는 신문에 따르면 자발라 주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보낸 서신에서 “사임 후 조용히 살고 싶다”라고 전했다. LA대교구청은 두 아이와 그들의 어머니에게 연락하여 영적인 도움과 아이들의 대학교육비 보조를 돕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가족들의 신원은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밝히지 않기로 하였다.
그래서 ‘인권운동의 챔피언’으로 불린 자발라 주교가 이번 그의 과거사가 밝혀지면서 천주교계가 놀라고 있다. LA대교구청의 타드 덴버그 대변인은 “자바라 주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으며 많은 친구와 친척들은 이번 소식을 듣고 뜻밖의 일로 받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자발라 주교가 사목했던 이스트 LA소재 ‘과달루프 성모’ 성당의 한 신도인 코비나 놀라스코는 “놀라운 일이다”고 말했다. 놀라스코의 딸인 24세의 제니퍼는 “자발라 주교에게 가정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면서 “나도 카톨릭 신자지만 그가 무엇을 하건 그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회 사이트에는 “자발라 주교의 자녀들에 대한 양육은 교회가 담당할 것이 아니라 자발라 주교가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자발라 주교를 용서해야 한다”는 글도 올라와 있다. LA타임스는 이번 자발라 주교의 사임과 관련해 가톨릭 교회의 성직 독신제도에 대한 재논의를 제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가톨릭교회의 베네딕토 수도원 사제로 있다가 사제직을 떠났던 시프는 “이번 계기로 가톨릭의 성직 독신주의를 새롭게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원래 가톨릭 교회 초기 교황들은 성 베드로를 포함해 결혼한 성직자였으나 4세기에 들어서 교회가 독신주의를 교조로 삼았다고 밝혔다.
LA대교구는 남가주를 5대 교구로 구성하여 각 교구마다 보좌주교가 관할하고 있는데, 자발라 주교는 관장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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