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 오바마 한미 FTA 빅딜설 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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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주요 선진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오후 정상회담을 갖고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일정 연기에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전작권 이양시점은 폐기됐으며, 현재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행사하고 있는 전작권은 당초 계획보다 3년 7개월이 연기된 오는 2015년 12월1일 우리 군에 환수된다.
양국 정상의 공동 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전작권 연기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 태평양 전체에 있어 안보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여러 가지 상황에 비춰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의 안보 환경과 양국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의미에서 우리가 2015년 말까지 이양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수락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데이빗 김 취재부 객원기자>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토론토 하얏트 리젠시호텔 내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 군의 정보획득, 전술지휘통신체계, 자체 정밀타격 능력 준비상황 △2015년 지상군 사령부 설치 계획 △2015년 평택 주한미군 기지 이전 완료 △2012년 한국, 미국, 러시아 대선 및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 종료 등을 감안해 전작권 환수 시점을 2015년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전작권 전환 연기는 굳건한 한미동맹 덕분에 가능했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가설’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추가 예산소요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작권 환수 시기 연기에 대한 양국의 실무 협의는 지난해 5월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을 계기로 시작됐다. 실무 협의에서 미 측은 1~2년 정도면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우리 측이 최소 3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2015년 12월로 이양시기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수석은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물밑에서 작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즉흥적 결정이 아니라는 해명이지만 그동안 “전작권 전환 연기는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온 정부로선 ‘밀실 협상’에 대한 비판을 피하가기 어렵게 됐다. 또한 천안함 사건을 지렛대로 전작권 환수 시점 연기를 더욱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국내 보수 진영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가성 논란 일듯

우리 측 요청에 따라 전작권 환수 시점이 연기된 데에 따른 대가성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평택 미군기지 확장 사업비용의 한국 측 부담 증액, 해외 파병 확대,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 체제 참여 문제 등에서 우리 정부가 수세적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이날 양국 정상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의회 비준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함으로써 전작권 환수 시점 연기와 한미 FTA를 패키지로 묶은 정황이 뚜렷해졌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토론토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작권 환수 연기와 한미 FTA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논의가 끝나자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경제통상을 더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며 말을 꺼냈다”고 설명, 전작권 환수 연기에 합의해 준 미국 측의 전략적 의도를 가늠케 했다.










 ▲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양국 정상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을 2015년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쇠고기 추가 개방 가능성

이에 따라 미국이 줄곧 요구해 온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과 자동차 부문의 비관세 장벽 문제에 대해 우리 측이 얼마만큼의 양보를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미국 무역대표부와 한국 측의 협상가가 모여 한미 FTA 협상을 의회에 제출할 수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오는 11월 한국을 방문할 때 상당한 추진이 이뤄져 몇 개월 후에 우리가 협정을 의회에 제출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는 미국의 고용창출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제 보다 구체적으로 목표 시한을 두고 이 문제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에 합의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상 11월 방한 이전에 실무 작업 완료를 촉구한 만큼, 자동차와 쇠고기 분야에서 미국 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대해 김종훈 본부장은 “재협상에 해당하는 협정서의 텍스트 변경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먼저 실무협의를 제안한 만큼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특히 “(미국) 의회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이 되지 않을까 예견해 본다”고 밝혀 추가 협상을 통해 상당 수준의 양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북한에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입을 맞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북한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를 통해 조치를 추진하는데 대해 미국은 완전한 지지를 보낸다”며 “잘못된 행동에는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국 정부가 보여준 강력한 동맹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과 이란의 핵을 억제하기 위한 유엔 결의에 우리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한국도 적극적으로 제재 실천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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