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추적] 효성, 빈껍데기뿐인 해외타이어공장 ‘왜 매입했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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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6년과 2011년 1억3천만 달러에 6개공장 매입
2) 2011년 매입 애시보로공장 부동산 지난 1월 매각
3) 애시보로-비센공장 거액주고 매입 1년 만에 폐업
4) 2006년 인수한 뉴욕 유티카공장도 4년 만에 폐업
5) 카츠빌-스카츠버그공장까지도 6년, 3년 만에 폐업
6) 디케이터공장 타이어코드아닌 차량 카펫 생산전환

노후공장 고가매입 후 헐값매각 되풀이
수상쩍은 거래 둘러싸고 ‘킥백’ 의혹

조석래 효성그룹회장이 1600억원대 횡령-배임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도 법정구속되지 않아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가운데, 효성이 거액을 주고 사들인 미국 등 해외타이어공장들이 줄줄이 폐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효성이 미국타이어공장을 사들이기만 하면 곧바로 망하는 것이다. 이는 효성이 사들인 미국타이어공장들이 부실함을 입증하는 것이며 곧 망할 공장을 거액을 주고 사들인 뒤 킥백을 받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효성이 사들인 미국타이어 공장 중 한곳은 지난달 미국기업에 매각됐지만 알고 보니 매도자는 효성이 아니라 효성에게 타이어공장을 팔았던 원소유주로 확인됐다. 효성이 매입했다던 타이어공장이 효성소유가 아니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효성이 사기만 하면 문을 닫는 해외공장들, 효성은 마이더스의 손이 아니라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효성의 이상야릇한 해외타이어공장 매입전말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박우진(취재부기자)

조석래2지난달 14일 미국 언론들은 효성 소유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시보로의 타이어코드지 공장이 매각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효성이 소유했던 옛 굿이어사의 스틸코드공장이 JP토마스 타이어에 2백만달러에 매각됐다’는 것이다. 이 공장은 한때 3백명정도의 노동자가 일했던 공장이며 JP토마스타이어는 타이어도매회사로 물류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이 공장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라고 미국언론들은 설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시보로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랜돌프카운티 관할이다. 랜돌프카운티 등기소 확인결과 지난 1월 7일 굿이어타이어가 ‘890 파인뷰로드, 애시보로’ 일대 부동산을 켓위크리얼이스테이트홀딩스유한회사에게 2백만달러에게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서 확인결과 굿이어타이어의 이사 제프리 로이가 매도자측 대표로 서명했고 양도세는 4천달러가 부과된 것으로 확인됐다(별첨사진 참조). 켓위크리얼이스테이트홀딩스유한회사는 언론보도대로 JP토마스타이어의 계열사이다. 즉 효성이 인수했다던 자동차타이어용 소재인 스틸코드생산공장을 굿이어가 JP토마스타이어에 매각한 것이다. 매각계약서 어디에도 효성이란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고 매각주체는 굿이어타이어였던 것이다.

애시보르 계약서에 효성 이름 없어

또 랜돌프카운티 등기소 문서를 통틀어 효성관련 부동산문서는 단 한건도 없었다.
이 계약서에 기재된 부동산은 ‘890 파인뷰로드, 애시보로’ 부동산을 비롯해 이 부동산과 맞붙은 모두 7개 필지였으며, <선데이저널>이 랜돌프카운티 세무국 확인결과 7개 필지의 부지면적만 130에이커, 약 16만평에 달했다. 분명히 효성이 인수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공장이었지만, 공장 부동산 소유주는 효성이 아닌 굿이어였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효성은 지난 2011년 6월 13일 증권거래위원회 자율공시를 통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시보로 및 룩셈부르크 비센에 소재한 세계적 타이어메이커인 굿이어의 스틸코드공장 2개를 5천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효성은 이 해외공장 2개를 인수함으로써 기존의 중국, 베트남, 태국이외에 미국과 유럽까지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충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처럼 애시보로 스틸코드생산공장은 룩셈부르크공장과 함께 효성이 5천만달러에 사들인 공장임이 분명하다.

▲효성이 인수한 유티카공장 사진

▲효성이 인수한 유티카공장 사진

하지만 지난달 이 공장 매각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매매계약서 확인결과 공장부동산 주인은 효성이 아니라 굿이어였고, 효성은 단 한 번도 이 공장 부동산의 주인인 적이 없었음이 드러남으로써 효성미국공장인수에 석연치 않은 숨겨진 커다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효성은 굿이어공장 소재지 부동산은 매입한 적이 없음에도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공장을 매입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함으로써 마치 공장건물 등 공장전체를 매입한 것처럼 호도한 것이다. 특히 노후해서 폐쇄가 불가피한 공장을 5천만달러에 인수함으로써 가격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을 우려, 마치 부동산을 포함한 공장전체를 인수한 것으로 속였을 가능성 의혹도 제기됐다. 그렇다면 고철덩어리에 불과한 기계장치 등을 5천만달러에 인수한 셈이니 분명 다른 커다란 비리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굿이어 또한 2011년 6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애시보로 공장과 벨기에 공장을 5천만달러에 효성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며 2011년 3분기에 미국정부승인을 거쳐 매각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발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명백히 5천만달러에 2개공장을 효성에 매각한 것이다. 그렇다면 효성은 2011년 3분기이후에 이 공장을 가동한 것이다.

5천만달러 매입 공장 1년만에 폐쇄

그러나 이들 공장은 어이없게도 약 1년만에 폐쇄된 것으로 드러났다. 매입계약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공장이 문을 닫은 것이다. 효성은 애시보로 공장 인수뒤 채 1년도 못된 2012년 9월 이 공장 노동자들에게 공장폐쇄를 통보했다. 노동자들에게 2012년 12월 1일자로 공장이 폐쇄된다며 해고통보를 했다는 사실이 미국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미국은 노동법상 60일전 해고통보를 하게 돼 있기 때문에 2012년 12월 1일보다 약 60일앞 선 2010년 9월말 공장폐쇄를 통보한 것이다. 5천만달러를 들여 인수한 공장이 불과 1년만에 폐쇄가 결정되고 인수 1년2개월여만에 사실상 망한 셈이다.

▲(왼쪽) 효성인수 애시보로 공장 매매증서 [효성이 아닌 굿이어가 소유주임이 명백히 드러난다] ▲ (오른쪽) 효성 룩셈부르크 비센공장 생산설비 매각광고

▲ (왼쪽) 효성인수 애시보로 공장 매매증서 [효성이 아닌 굿이어가 소유주임이 명백히 드러난다]
▲ (오른쪽) 효성 룩셈부르크 비센공장 생산설비 매각광고

효성도 2012년 사업보고서의 123페이지 ‘제재현황 등 그 밖의 사항’이라는 항목에서 ‘당사가 2011년 6월 굿이어와 18억달러규모의 스틸코드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인수한 미국 애시보로 및 룩셈부르크 비센 스틸공장은 글로벌 원가경쟁력 강화차원에서 구조조정을 결정했으며, 미국공장은 2012년 12월만 기준으로 크로징하였고, 룩셈부르크 공장은 조만간 크로징할 예정입니다’라고 명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효성이 5천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인수한 공장을 1년만에 원가경쟁력 운운하며 폐쇄한 것은 5천만달러 생돈을 날린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나마 2백만달러짜리인 공장 부동산은 효성소유가 아니어서 그 2백만달러 조차도 건지지 못했다. 특히 인수 때 효성은 미국과 유럽까지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충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같은 주장은 5천만달러를 미국으로 보내기 위한 헛구호에 지나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킥백’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곧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쓸모없는 공장을 5천만달러라는 거액에 인수하는 대신, 그 돈의 상당부분을 비밀리에 되돌려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 부분은 미국의 타이어공장을 인수하면서 최소 수천만달러이상의 ‘킥백’을 받았다는 미확인 내부제보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룩셈부르크 비센공장도 1년만에 문닫아

더욱 놀라운 것은 이때 애시보로공장과 함께 인수했다던 룩셈부르크 비센소재 스틸코드지 공장이다. 효성은 이 공장도 인수 1년여만에 문을 닫았고 곧바로 공장 생산설비 전체를 몽땅 매도하기 위해 경매까지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업체들의 생산설비 등을 경매하는 머쉰툴즈닷컴 웹사이트에는 효성 비센공장의 생산설비가 지난 2013년 5월 13일 비센공장에서 경매에 붙여졌다고 전하고 있다. 이 공장설비의 소재지는 8 ROUTE DE BISSEN, ROOST, LUXEMBOURG이며, 효성이 2011년 인수를 발표한 공장주소와 정확히 일치한다.

▲ 효성이 굿이어 공장 4개를 인수한다는 2006년 6월 7일 공시, 효성 사업보고서를 통해 한화 775억원, 미화 8천만달러에 4개공장을 인수했음이 확인됐다.

▲ 효성이 굿이어 공장 4개를 인수한다는 2006년 6월 7일 공시, 효성 사업보고서를 통해 한화 775억원, 미화 8천만달러에 4개공장을 인수했음이 확인됐다.

이 경매사이트는 ‘(구 굿이어/던롭) 효성의 와이어 생산설비’ 경매라는 제목하에 ‘지금은 폐쇄된 타이어 스틸코드지 공장의 생산설비를 경매하며 경매주관사는 메이나드사라고 밝히고 있다. 또 메이나드사는 ‘와이어앤케이블테크놀러지’라는 잡지의 2013년 5-6월호 97페이지에 효성비센공장 생산설비 매각광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케이블관련 전문매체들이 효성의 매각관련보도가 잇따랐다. 효성이 공장 인수 뒤 불과 1년만에 폐업한 것도 문제지만 이 공장의 생산설비가 극히 노후하다는 사실이 경매를 통해 확인됐다. 머신툴즈웹사이트에는 공장 생산설비가 1975년부터 2008년까지 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이트에는 어떤 장비가 언제 제작된 것인지 기록돼 있지 않지만 메이나드가 ‘와이어앤케이블테크놀러지’에 게재한 광고에는 생산설비별 제작연도가 기재돼 있다.

이 공장은 타이어보강재인 스틸코드를 만들어내는 공장으로 생산설비는 5.5밀리미터에서 3.3밀리미터짜리 스틸코드를 추출하는 초급장비[러프 드로잉], 3.6밀리미터에서 1.4밀리머터찌라 스틸코드를 추출하는 중급장비[인터미디에이트 드로잉], 2.3밀리미터에서 0.15밀리미터짜리 스틸코도를 추출하는 정밀장비[파인 드로잉]등이 주요장비이며 이외에 주물장비, 검사장비, 공장 차량, 발전기, 지게차등도 포함돼 있다. 이중 초급장비는 6대중 4대가 1975년 매입된 장비가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효성이 인수할 때인 이미 37년된 노후장비였다. 중급장비또한 코치, 오즈캠, 하이드로우등 3개사로 부터 매입했지만 1978년, 1994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밀장비는 제작연도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이처럼 이 공장 장비중 절반이상이 노후화된 37년이상된 노후장비였던 셈이다. 과연 이같은 생산설비가 얼마에 팔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구매자에게는 15%의 프리미엄을 준다고 명시돼 있어 15% 상당의 할인까지 제공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570억 주고 매입한 유티카공장 5년만에 3억에 매각

효성, 해외공장 샀다 하면 폐업
‘마이더스 손’아닌‘마이너스의 손’오명

노후 공장 인수 둘러싸고 킥백 의혹 증폭

이처럼 효성이 5천만달러에 인수한 2개 공장은 사실상 빈껍데기였음을 입증하는 정황이 속속 등장한다. 5천만달러에 매입한 공장 중 하나는 그 공장부동산소유주가 효성매입 5년이 지난 1월까지 원래 매도자였던 굿이어 소유임이 최근 부동산 매매를 통해 드러났고, 그나마 그 공장도 1년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당시 매입한 또 하나의 공장은 30년 이상 노후장비가 즐비한 공장이었다. 이 정도면 효성이 해외공장인수를 위해 투입한 5천만달러 중 일부를 ‘킥백’으로 받았을 개연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 1990년대 굿이어가 유티카시당국등에 유티카공장 철거허가를 요청했고 환경영향평가등을 거쳐 마침내 2000년 철거허가를 받았으나 철거되지 않은채 2006년말 효성이 인수했다.

▲ 1990년대 굿이어가 유티카시당국등에 유티카공장 철거허가를 요청했고 환경영향평가등을 거쳐 마침내 2000년 철거허가를 받았으나 철거되지 않은채 2006년말 효성이 인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효성이 지난 2006년 말 굿이어로 부터 인수한 공장 중 일부도 이미 폐쇄된 것으로 드러났다.
효성은 지난 2006년 9월 7일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통해 굿이어의 타이어코드지 공장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효성은 ‘굿이어의 자회사인 유티가의 지분 백%를 인수하며, 향후 유티카를 통해 알라바마주의 디케이터 생산설비를 인수하고, 브라질 아메리카나 및 룩셈부르크 콜마버그에 소재한 공장도 현지법인을 설립해 인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또 동시에 32억달러 규모의 타이어코드지를 굿이어에 장기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언론도 2006년 9월 21일 굿이어가 유티카 등 미국소재 2개 공장과 브라질과 룩셈부르크 등 모두 4개 공장을 효성에 8천만달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8천만달러인수의 모체가 됐던 뉴욕주 유티카공장은 4년여만인 2011년 1월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효성이 인수한 유티카공장은 타이어코드지 생산 공장으로 3.6에이커 부지에 공장건평이 30만스퀘어피트, 약 8400평 규모였지만 1908년 지어진 백년이 넘은 건물로 밝혀졌다. 이 공장은 2009년께 직원이 52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고 그나마 2011년 4월 30일 폐쇄됐다는 것이다. 이 공장인수가 2006년 12월 29일에 마무리됐으므로 효성이 공장을 운영한 기간은 불과 4년 남짓에 불과했다.

특히 유티카시당국에 따르면 굿이어는 1990년대 말 이 공장의 철거를 추진했으며 환경영향평가 등을 받아 2000년 마침내 철거허가까지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철거까지 고려할 정도로 노후 된 이 공장은 철거하지 않고 효성에 인수됐던 것이다. 효성인수시점이 2006년 12월말이므로 정확히 건축된 지 98년 된 건물을 효성이 매입한 것이다. 또 효성은 이 공장을 인수한 뒤 건물붕괴를 우려해 지붕 등을 대상으로 안전진단을 받았음이 확인됐다. 노후 할대로 노후해 붕괴우려까지 있는 공장이었던 것이다. 효성은 이 공장 폐쇄 뒤 건물을 임대하기 위해 부동산업체에 임대를 의뢰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지은 지 백년 된 건물에 입주할 사람을 찾지 못했고 공장은 텅빈 채 2년 이상 방치됐다. 공장사진을 바라보면 마치 서부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될 정도다.

8천만불 주고 매입한 4개 공장 줄줄이 폐쇄

효성이 4개공장 인수에 투입한 8천만달러 중 유티카공장과 알라바마주 디케이터공장등 미국 2개 공장 인수에 출자한 돈은 무려 57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 건물의 현재가치는 22만2천달러로 확인됐다. 특히 효성은 공장폐쇄 뒤 2년 4개월만인 2013년 4월 18일 이 건물을 매도했으며 매도가격은 22만달러로 확인됐다. 우리 돈 3억원에 불과한 금액에 매도한 것이다.

▲ 효성 스카츠빌공장의 1844년 5월 24일 기공식 기념사진

▲ 효성 스카츠빌공장의 1844년 5월 24일 기공식 기념사진

미국공장 2개 인수대금 570억원을 반분하면 285억원이 된다. 285억원짜리 공장의 부동산이 고작 3억원에 팔렸다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 공장 생산설비의 자산가치가 문제지만, 굿이어스스로 우리의 핵심자산이 아니라고 밝힌 데다, 공장노후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쇄된 점을 감안하면 생산설비의 가치도 고철덩어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2백억원 상당을 고스란히 날린 셈이다.

효성이 2005년 미쉐린타이어로 부터 인수한 인디애나주 스카츠버그 공장도 다를 바 없다. 효성은 2005년 7월 미쉐린으로부터 ‘아메리칸스틸코드’라는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 공장을 인수했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불과 3년만인 2008년 12월31일자로 문을 닫았다. 효성아메리카는 2008년 10월 30일 이같은 방침을 발표하며 침체된 경기 탓에 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또 당시 효성아메리카 인사담당책임자인 로버트 킹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카츠버그 공장인수 뒤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했지만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기 때문에 부득이 폐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이에 앞서 2003년 미쉐린으로부터 버지니아주 스카츠빌 공장을 인수했다. 2003년 인수를 발표했지만 실제 인수 시기는 2004년 초였고 6년 정도 운영되다 2009년 12월말로 폐쇄됐다, 효성은 7백만달러에 인수했고 고용은 106명이었다. 이 공장도 제2차 세계대전 끝 무렵인 1944년 군용 타이어생산을 위해 건립된 공장으로 확인됐다. 노후할 대로 노후한 공장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효성이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생산을 위해 인수한 미국공장 5개중 4개가 맥없이 문을 닫았다. 하나 남은 공장은 알라마바주 디케이터의 공장, 그나마 이 공장도 타이어코드지 생산 공장에서 차량용 카펫 공장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인수목적과는 다른 것이다. 이 공장은 2006년 12월 29일 유티카 컨버터사 명의로 인수한뒤 불과 1년6개월만인 2008년 6월 핵심설비인 케이블코더머신 12대를 베트남으로 옮기는 등 24대를 2008년 여름 베트남으로 옮겼다. 이 공장은 부지 34에에커에 건평이 22만스퀘어피트, 감정평가액은 129만달러로 확인됐다.

굿이어 부동산 팔면서 노후공장 끼워 팔아

효성은 2011년 6월 13일 굿이어로 부터 미국과 룩셈부르크 등 2개공장을 5천만달러에 인수하면서 18억달러 스틸코드 공급계약을, 2006년 9월 7일 굿이어로 부터 미국 등 4개 공장을 8천만달러에 인수하면서 32억달러 타이어코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1년 공장인수대금은 공급계약액의 2.8%, 2006년 공장인수대금은 공급계약액의 2.5에 달한다. 이는 굿이어가 효성물건을 사주는 대신 노후공장을 끼워팔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는다. 하지만 효성의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매출이익을 살펴보면 정상적 기업이라면 이 같은 거래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 말 타이어코드공장을 매입한 효성USA의 2013년 매출은 5935억원인 반면, 당기이익은 28억원으로 매출의 0.47%, 총포괄이익은 17억원으로 매출의 0.29%에 불과하다. 이익률이 0.3%도 안 되는 사업인 것이다.

그런데 장기공급계약의 댓가로 계약액의 2.5%에서 2.8%의 공장을 인수했다면 이는 사업을 고의로 망하게 하려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이 같은 부분이 내부자의 ‘킥백’ 의혹을 뒷받침한다. 효성은 장기공급대가로 노후공장을 울며 겨자 먹기로 인수했다고 주장할 있는 정황까지 마련했다. 알리바이까지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인수한 공장을 돌려받자 그 수익은 0.3%도 되지 않는다. 사업을 하기 보다는 접는 편이 나은 것이다. 하지만 기업가가 손해를 보는 선택을 했을 리는 없다. 노후공장을 인수하는 것으로 속이고 킥백을 받았다면 이야기가 다른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가 입장에서는 합리적 선택이 된다, 1억3천만달러에 달하는 인수대금 중 일부를 되돌려 받아서 해외에서 비자금을 조성한다면 기업과는 관계없는 오너의 비자금이 된다.
회사는 공장을 인수하면서 폐업직전에 이르지만 오너는 수천만달러의 비자금을 챙길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효성의 이 같은 공장인수는 ‘기업은 망해도 기업가는 산다’는 말의 생생한 사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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