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던 기대가 ‘역시나’로…
‘세상천지에 이런 후안무취한 선관위 횡포는 없다’
박 전 이사장은 이내운 선관위원장에게 등록 서류를 내밀며 ‘봐달라’고 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서류를 들고 옆방으로 들어갔다. 이때 시간은 이미 등록마감 시간 오후 3시가 지난 3시 5분께였다.
선관위 측은 먼저 로라 전 후보의 서류를 검사했다.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박형만 후보의 서류를 검사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사항이 발견되자 선관위 측은 이를 두고 논란을 벌였다. 규정대로 모든 서류를 돌려주면 선거규정에 저촉되어 아예 서류 반환을 하지 말자는 의견도 대두되었으나, 이럴 경우 박 후보 측의 반발이 있을 수 있어 시큐리티 가드를 고용할 것인지도 논의가 나왔다. 결국 서류를 이내운 선관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박 후보에게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선관위 이내운 위원장은 “등록 마감일인 오늘 로라 전 수석부회장과 박형만 노인센터 이사장이 서류를 제출했다”며 검토 결과 박 이사장의 서류는 6가지가 미비했다고 밝혔다. 미비한 등록 서류는 선관위원장은 “등록서류가 1~2가지 정도 미비했다면 시간을 주고 보충하도록 기회를 주겠지만 범죄기록 등 6가지 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은 후보등록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보완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서류를 반려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형만 전 이사장은 후보 등록 서류를 반려한 선관위의 결정을 승복한다고 했다. 박 전 이사장 은 “그동안 저를 둘러싼 헛소문(전과기록)들이 많았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관위가 요구한 서류를 모두 충족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쉽지만 선관위 결정을 따르겠다며 이런 문제를 갖고 차후에 이의를 제의하지는 않겠다고 취재 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서 그는 한인회장 출마를 위해 지난달 30일 이미 노인센터 이사장직을 사퇴한 만큼 직책 회복은 노인센터 이사들과 추후 논의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전 이사장이 등록서류와 체크 사본을 반환 받으며 선관위의 결정에 승복하자, 선관위원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날 선관위가 선거규정을 위반하면서 서류를 반환한 이면에는 지난달 20일 등록서류 신청 마감일에 이내운 선관위원장이 박형만 전 이사장에게 신청서를 주면서 ‘후보 등록에서 한번 접수 시키면 등록금 등 모든 서류들이 반환이 안 되기에 등록일 2-3일전에 미리 서류 검토를 요청하면 우리가 검토해주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이내운 선관위원장의 발언은 선거규정을 위반 한 것이며 위원장의 임무를 벗어난 독단적이 행위였다. 사전에 박 전 이사장 측과의 모종의 밀약을 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받을 수 있는 사항이다.
한편 이날 박형만 후보가 아무런 이의 없이 순순히 선관위의 실격 선언을 받아들이고 돌려준 서류들을 받고 물러나자 일부 그의 지지자들은 심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한 지지자인 K씨는 “어떻게 소셜시큐리티 정보까지 누락할 정도로 미비한 서류를 왜 제출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서 “그는 그의 지지자들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다른 지지자 C씨는 “그는 사전에 자신의 서류가 반려될 줄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일종의 쇼를 벌인 것으로 원래부터 그는 준비가 안 된 후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였던 L씨는 “그는 우리들과는 상의도 없이 측근인 P씨와 함께 일을 벌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박 전 이사장은 “그동안 저를 둘러싼 헛소문(전과기록)들이 많았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며 후보 등록을 한 이유를 설명했지만, 선관위의 서류 심사 결과로 오히려 그 소문이 진실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박 전 이사장의 서류를 반려시킨 선관위 측은 ‘범죄기록 등 6가지 서류가 미비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날의 선관위는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해 논란이 예상된다. 선거관리규정(제5조 1항)에 따르면 후보등록 일에 접수된 등록서류와 등록금은 일체 반환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선관위는 접수서류 심사라는 명분으로 한 시간 동안 검토 후 박형만 전 이사장의 등록금과 서류 일체를 반려했다. 이는 규정을 위반한 불법 조치였다.
이 문제로 선관위는 10만 달러 등록금 반환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는데 결국은 반려 쪽으로 결정했다. 만약 10만 달러를 반려하지 않으면 평소의 박 전 이사장의 태도로 보아 상당한 반발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라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당시 취재기자들이 로라 전 후보 등록서류 공개를 요청했으나 선관위는 이를 거부했다.
또 선관위는 선거관리세부규정 제5조 4항에 의거 후보 등록자의 신원조회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로라 전 후보자의 신원조회를 생략하고 등록서류 전체를 확인하는 작업도 소홀히 하고서 서둘러 당선인으로 곧바로 발표했다.
그리고 선관위는 로라 전 후보가 차기 한인 회장에 무투표 당선됐음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지난 6일 오전 11시 한인회관에서 로라 전 LA한인회장 당선인에게 당선증을 전달했다.
로라 전 후보와의 경선을 포기한 제임스 안 회장은 “영어와 한국어가 유창한 로라 전 현 수석 부회장이 비전을 갖고 차기 한인회를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여간 한인회장으로 활동 하면서 주류사회에 한인 커뮤니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영어 구사가 필수인 것을 깨달았고 세대교체 필요성이 절실 했다면서 로라 전 당선인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안 회장은 취임 당시 공약인 커뮤니티센터를 건립 기금을 위한 20만 달러 기금 기부는 올 임기 내(6월30일)에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LA 한인회장 선거는 지난 30대부터 33대까지 4대 연속 선관위가 등록후보를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무투표 당선자를 내게 됐다. 당초 4명의 출마 후보 예정자들이 나오면서10년만의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제 33대 LA한인회장 당선인 로라 전 박사
제 33대 LA한인회장으로 당선된 로라 전 당선인은 LA한인회 역사상 소니아 석(작고), 스칼렛 엄 전회장에 이어 세 번째 여성 회장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로라 전 당선인은 1981년 도미해 UC버클리 정치학과 졸업 후 USC에서 행정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루실 로이발-알라드 연방 하원의원 보좌관을 거쳐 한인 비영리단체인 건강정보센터(KHIER•현 이웃케어 클리닉) 소장을 13년간 역임했다.
로라 전 당선인은 오는 6월 하순경 한인회관에서 간소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변화의 한인회를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시작부터 달라지는 한인회장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역대 한인 회장들의 거창했던 취임식을 지양하고 실질적인 봉사자의 자세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점 사업 들을 발표하면서 커뮤니티의 지지 속에 펀드를 조성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로러 전 당선인은 한인회에서 4대째 이사로 활동하면서 한인회가 구조적 모순과 한계점으로 더 이상의 발전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했다. 따라서 현재 재정적으로 열세이고, 커뮤니티의 기대치는 높은 현실에서의 한인회를 새롭게 변혁시키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아픔으로 체제의 변화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로라 전 당선인은 한인회 이사진에 젊은 세대들을 대거 참여시켜 세대 간의 조화와 함께 소통하는 한인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한인사회 결집력과 정치력 신장을 동시에 달성하는 새로운 한인회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어서 로라 전 당선인은 한인회의 역할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가장 시급해 보인다면서 한인 사회는 물론 주류사회에도 한인회의 존재를 알리고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LA시, 카운티 모든 정치인들을 찾아가서 한인회가 있다는 걸 알리고 주류 정치인들에게 한인회가 교량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부 분쟁이나 단체장들의 다툼으로 실추된 한인회와 다른 한인단체들의 이미지를 회복시키는데도 노력을 하겠다는 로라 전 당선인은 단체 간은 물론이고 세대 간의 화합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적극적인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로라 전 당선인은 차세대들을 대거 투입시켜 새로운 한인임원진에 기존 멤버와 1.5세, 2세들의 구성을 거의 절반씩으로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임 당선자는 한인회 정관 8장 11조에 따라 오는 30일까지 인수위원회를 만들고 인수 위원회는 다음달까지 차기 이사 희망자를 접수 받아 33대 한인회 이사회를 구성하게 된다.
그가 바라는 이상적인 이사진은 1세대와 2세대가 50대 50다.
지금까지 한인회의 경우 1세대들이 자원봉사의 의미로 활동을 하다 보니 사실상 한계점에 이르렀다며 유대인연합회처럼 임원들도 일정의 보수를 받는 제도를 만드는 활성화 방안도 고려중이다.
로라 전 당선인은 자신의 임기동안 가시적인 결과가 구현되기에는 여러가지 조건이 따른다며, 지금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많은 계획을 내세우기 보다는 한인회 활동에 한인커뮤니티가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데 더 의미를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 한인회 어려운 제정상태를 두고는 봉사에 뜻이 있는 한인들의 기금모금을 통해
큰 사업을 이뤄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로라 전 당선인은 한인회가 좀 더 기능적 역할을 도모하여 주어진 봉사업무를 창조적 발상으로 사랑나눔의 정신으로 나아가 타 커뮤니티와의 교류를 강화하여 나갈 것을 밝히면서 무엇보다 동포사회의 이해와 참여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