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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봉사’를 통해 ‘감사’를 배운다

러브인뮤직(Love-in-Music, 회장 이은)은 올해로 13년째 저소득층 타인종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무료로 대여하고 음악도 무료로 가르쳐주는 LA지역의 비영리단체이다. 현재 LA와 가디나 그리고 오렌지카운티 센타애나 세곳에 봉사처를 두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것이 러브인뮤직의 바램이다. 지난 11월 13일 오전 러브

인뮤직의 운영담당 박관일 이사는 첼로악기를 품에 안고 찾아온 한 한인 할머니의 방문에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실비치에 거주한다는 할머니는 첼로 1대를 차에 싣고 장장 40여 마일을 달려 LA코리아타운까지 올라와 직접 악기를 박관일 이사에게 전달했다. “

▲ 이은 회장

▲ 이은 회장

악기를 그냥 전하기에 뭐해서 어제 악기상에 들러 첼로 악기를 손질을 다해서 가지고 왔다”는 악기 기증자 할머니의 말에 박 이사는 다시 한번 감동을 받았다. 언론을 통해 러브인뮤직이 악기를 구한다는 기사에 이 할머니는 자신이 소장한 첼로를 선뜻 기증한 것이다. 할머니의 첼로 기증 소식이 러브인뮤직 이사진들에게 즉각 알려졌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찾아온 선물에 이은 회장은 “너무나 고마운 일”이라고 했고 장진혁 이사는 “너무 좋네요. 참 아직도 좋은분들이 이렇게 세상에 많아서 참 행복하다”고 여유주 이사는 “우와 !!!”라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러브인뮤직에는 그동안 수많은 악기 기증자들이 있는데 한분 한분의 사연들은 ‘나눔’의 가치를 잘 전해주고 있다. 기증자들이 전해준 악기들은 타인종 어린이들이 처음 만져보는 악기가 된다. 여기에 봉사자 학생들이 무료로 재능을 기부하면서 악기를 통한 ‘나눔’과 ‘감사’가 가르치고 배우는 것 이상의 ‘사랑’을 전해주게 된다. 그리고 ‘감사’함을 배운다. 지난 13년을 지나오면서 러브인뮤직은 단순히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대여해주고 음악을 무료로 가르쳐주는 봉사단체로 만의 활동이 아니었다. 러브인뮤직에서 봉사자로서 타인종 어린 이들에게 자신이 지닌 음악적 재능을 기부하는 무료 봉사를 통해서 ‘나눔’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되는 계기를 지니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귀중한가를 체험하면서 ‘감사’를 느끼게 된다. 고등학교 때부터 4년간 러브인뮤직을 통해 재능 기부로 타인종 어린이들에게 봉사를 했던 성진주 씨는 “러브인뮤직에서의 봉사활동은 대학 생활을 하며 꿈을 키워나가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전한다.

현재는 UCI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는 그녀는 “대학교 친구들은 이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장 경험이 별로 없다. 하지만 나는 러브인뮤직을 통해 많은 봉사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UCI 교육학과는 저소득층,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어린이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또 논의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종 화합이 있죠. 그렇다보니 인종 화합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러브인뮤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경험은 큰 도움이 됐어요. 기적같은 행운이었죠. 덕분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고 차근차근 고등학교 화학교사라는 꿈에 한발씩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에드가 모랄레스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러브인뮤직을 통해 수혜 어린이로서 난생 처음 악기를 접하게 됐다. 바이올린으로 시작해 대학 진학 전까지는 첼로를 배우며 러브인뮤직과의 끈끈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처음 레슨을 받을 땐 너무 싫었고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러브인뮤직은 나를 변화시켰다. 덕분에 2년제 대학에 진학했고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4년제 대학으로 편입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열리는 러브인뮤직 정기 연주회에 꼭 참여하고 싶다”며 “그래서 다시 한번 악기를 가르쳐 줬던 한인 봉사자 선생님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통해 ‘감사’의 기쁨을

러브인뮤직 LA지역 봉사자인 아이작 진씨는 수혜 학생 에밀리 허난데즈양에게 온라인으로 첼로를 가르치고 있다.

▲ 러브인뮤직에 첼로를 기증한 동포

▲ 러브인뮤직에 첼로를 기증한 동포

진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러브인뮤직에 봉사자로 타인종 어린이들을 가르쳤는데 UCLA를 졸업한 후에도 계속 첼로를 가르치고 있는데, 진씨에게 3년째 레슨을 받는 허난데즈양은 현재 아처고교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을 정도이다. 최근 코로나 19 재난이 예상외로 길어지자 ‘러브인뮤직’도 최근 원격 레슨을 시작했다. 러브인뮤직 학생 봉사자들은 팬데믹 전까지 토요일마다 LA와 가디나, OC샌타애나 등 3개 지역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바이올린이나 플루트, 기타, 피아노까지 다양한 악기를 가르쳐왔다.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꼼짝 못했던 러브인뮤직은 화상 프로그램을 통한 온라인 수업이 정착되자 지난 6월부터 봉사 대상 학생들과 가정에 연락해 온라인 레슨으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러브인뮤직의 이은 회장을 포함한 이사진들이다. 이영화 사무국장 은 “악기를 통한 교육은 배우다가 중단하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일상이 달라졌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교육 만큼은 중단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온라인 레슨으로 전환하는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레슨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하는 데에만 한달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레슨받는 수혜 타인종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무료로 대여하는 방식도 고민해야 했다. 게다가 화상으로 만나기에 봉사자들을 만나도 악기 음을 튜닝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자원봉사자들은 수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튜닝 앱과 채팅 프로그램 설치법을 일일이 설명 해가며 비대면 레슨을 준비했고 지난 10월부터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피아노, 트럼펫 등 6개 악기 수업을 시작했다. 지역별로는 LA에서 10명, 샌타애나는 33명, 가디나는 5명이 가르친다.

이 사무국장은 “봉사자와 수혜자가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 진행해 온 전형적인 커뮤니티 봉사가 팬데믹을 겪으면서 장소의 제한을 뛰어넘었다”며 “미 전역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봉사활동의 범위가 커졌다. 필요한 한인 학생들의 봉사활동이 앞으로 지역주의를 넘어서 인종화합의 길을 여는데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러브인뮤직의 이은 회장은 LA 다운타운 인근 버논에 기반을 둔 원단생산업체 ‘맨스필드 텍스타일’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하여 단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러브인뮤직이 지닌 무한한 꿈과 열정에 자신을 온전히 바치고 있다. 러브인뮤직은 현재 음악을 가르칠 자원 봉사자와 악기 기증자를 찾고 있다.
✦문의: (213)500-9533, [email protected]/ 웹사이트: loveinmusi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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