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秘하인드 취재] 문 대통령 딸 일가족이 태국으로 간 내막이 4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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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실이 아니라고 손사래 치더니…’ 검찰의 반전

文, 사위 취직 대가로
‘이상직에 報恩했나?’

윗부분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비극의 씨앗이었던 이른바 ‘대통령의 불성실한 가족관리’의 굴레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벗어나지 못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퇴임 1주년을 남겨둔 상황에서 대통령 일가족이 연관된 사건이 슬슬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연관된 타이이스타 사건이다. 이곳에서는 지명도가 떨어지는 인물이었던 이상직 의원은 현 정권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거치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될 만큼 실세로 불렸으나 최근 횡령, 배임 혐의에 얽혀 구속된 인물이다. 이 의원은 또한 본국의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의 창업주로서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않은 문제가 불거진 것은 물론이고, 제주항공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부실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타이이스타는 이스타항공이 사실상 세운 태국 현지 법인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인 서창호 씨가 취업했다가 지금은 사라진 회사다. 이 의원은 이 회사가 이스타항공의 이름만 빌렸을 뿐, 실제적으로 연관이 없는 회사라는 주장을 펼쳐왔으나 최근들어 그 연관성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선데이저널>이 이 사건을 정밀하게 들여다본 결과, 사건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얽힌 사건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만에 하나 본국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나 경우 전직 대통령이 또 한번 수사선상에 오르는 비극이 반복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공금횡령으로 구속 수감 중인 이상직 의원은 다른 유명 정치인들보다 다소 지명도가 떨어진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문재인 정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실세 중 실세로 꼽힌다. 이미 2012년 전북 전주에서 국회의원을 한 차례 지낸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에 임명됐고, 이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중진공 이사장은 알짜 중 알짜 자리로 꼽혔다. 그는 공기업 사장을 지내면서 본업에 충실하기 보단 2020년 4월에 있던 국회의원 선거를 착실히 준비했었다.

그는 본국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의 창업주로서 재산도 적지 않았다. 항공사 운영 경력 덕에 국토교통부 내에 ‘이상직 라인’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특히 전주에 있는 전주고 출신이었던 그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전주고),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전주고) 등과 학연으로 얽히면서 항공업계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 의원 일가가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을 매각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는 대신 ‘정무적 편의’를 뒷받침해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인수합병이 처음 추진될 당시 이스타항공의 매각대금은 695억원이었다. 이상직 의원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회사가 대통령 일가와 얽히면서다. 노무현가족문재인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는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태국으로 이주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하필 다혜 씨의 남편이자 문 대통령의 사위 서창호 씨가 이주 2달 뒤에 바로 타이이스타에 취직한 것이다.

특히 취업과정에서 타이이스타가 별도의 채용공고도 내지 않았는데, 서창호씨가 어떻게 알고 이력서를 보내왔고, 타이이스타는 이메일 한 통으로 그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에서도 몇 차례 보도했듯이 서창호 씨는 경희대를 나온 대통령 부부의 직속후배로 김정숙 여사가 각별히 챙겼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스타와 타이이스타는 별개의 회사로 대통령 사위 회사와 아무 연관이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청와대 역시 이런 의혹이 제기되자 이스타와 타이이스타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해명을 했다.

사위 서창호의 수상한 취업

반전이 일어난 것은 최근이다. 몇몇 본국 언론의 보도와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스타와 타이이스타가 사실상 계열사라는 정황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타이이스타가 설립하는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깊이 개입되어 있는데, 타이이스타 설립 비용 71억원을 이스타항공이 우회적으로 댔을 뿐 아니라 한 대밖에 없는 타이이스타의 항공기 1대 리스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지급보증을 선 것이다. 게다가 타이이스타의 공동대표가 이스타항공의 현지 티켓판매 회사의 대표란 사실도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이스타항공 자금 71억원이 타이이스타젯 설립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 자금 71억원이 2017년 또 다른 태국 티켓판매 회사인 이스타젯에어서비스를 통해 타이이스타젯으로 흘러들어 가 회사 설립 자금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그 돈을 이스타젯에어서비스에 대한 외상 채권으로 회계 처리했다고 한다.

2017년 2월 20일 타이이스타젯의 자본금은 2억 바트(약 71억 3800만원) 규모였다. 검찰은 또한 타이이스타젯이 이스타항공에서 378억원의 지급보증을 받아 여객기를 도입하고 로고와 상호를 공유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직원교육 등에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동원됐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이스타젯의 방콕 사무실은 현재 사실상 폐쇄된 상태라고 한다. 결국 이런 검찰의 시각이 확실하다면 결국 대통령 사위가 취업하는 과정에서 이상득 의원이 입김을 활용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이 의원이 대통령 사위의 취업 전후 현 정부 공기업 기관장에 임명되고 공천까지 받았다는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이런 의혹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연상케 한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본인이 아닌 가족들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었는데, 당시 검찰은 포괄적 뇌물제라는 논리로 노 전 대통령을 옭아맸다. 당시 권양숙 여사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에 연루되어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해 본 결과 박연차는 가릴 것 없이 금품을 정계인사에게 살포했고, 친노 인사들이 대거 적발돼 구속되었다.

이상직이 과정에서 정상문이 박연차에게 돈을 받아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재임 중에 노 전 대통령이 이를 알았는지 여부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국세청과 검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그에 대한 수사는 종결되었다. 만약 당시 수사가 계속 되었더라면 본지가 2009년 몇 차례 보도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가 미국 뉴욕에 있는 허드슨 클럽에 거액의 콘도를 산 것까지 수사대상이 되었을 뻔 했다. 당시 노씨는 본인 명의로 220만 달러 고급주택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현금 13억원을 1만원권 7박스로 경연희라는 여자와 거래했으나 검찰은 노씨를 단순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으나 결국 이 사건마저 더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가족과 관련된 일이 해외에서 진행됐다는 점과 검찰이 당시 포괄적 뇌물죄라는 법리를 끌고 온 만큼 이번 사건도 같은 방식으로 엮을지, 그렇다면 대통령이 이를 알았는지 여부가 핵심이 될 수 있는 만큼 여러 가지 면에서 당시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티켓총판회사로 간 71억이 핵심 키

현재 검찰이 대통령까지 염두에 두고 사건을 끌고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약 정권이 교체가 된다고 하면 이 사건은 또 다시 검찰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 정권에서 수족이 잘려나가는 듯한 고초를 겪었던 검찰이 정권이 바뀌면 다시 이 사건으로 대통령을 압박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71억원이란 자금을 우회적으로 동원해 세웠던 회사가 현재는 사라졌고, 그 자금은 어디로 갔는지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은 의외로 휘발성이 큰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무엇보다 71억의 행방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항공업계에서는 현지 티켓총판회사가 항공사에 수십억원대 외상을 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는 개별 국가마다 하나의 티켓총판회사만을 운영할 수 있다.

따라서 티켓 총판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항공사의 규모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스타항공과 거래하는 하나의 태국 티켓총판회사의 매출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 관례를 떠나서도 매출이 소규모인 회사가 거액의 외상을 하기란 납득하기가 어렵다. 특히 항공사는 통상 한 달 단위로 티켓총판이 판매한 티켓 수량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결제해 준다. 하지만 이런 소규모 티켓 총판이 항공사에 수십억원대 외상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스타젯의 외상 71억여원은 1년 사이에 갑자기 생겼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이스타항공처럼 자본력이 약한 회사가 태국의 티켓총판회사에 1년 만에 71억원씩 외상을 해주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이 돈이 어디로 갔는지를 밝히는 것이 검찰 수사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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