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담배와 더불어 가장 많이 남용되는 물질이다. 술이란 1%이상의 에탄올을 함유한 음료를 말한다. 술을 마시게 되면 처음에는 즐겁고 유쾌하지만 나중에 그 양이 많아지면 정신운동 기능이 저하되는 중추신경억제제이다. 만성적으로 알코올을 과다 사용하게 되면 심리적 문제나 대인 관계 및 의학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심각한 질환이 된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음주율이 높고 남성에서 여성보다 문제 음주자나 폭음자가 4배에서 5.5배 이상 높다. 대부분의 음주자들은 16세에서 30세에 음주를 시작하고 30에서 35세에 가장 많이 술을 마신다.
[알코올 중독의 정의]
일반적 정의는 사교적 음주에서 허용되는 양 이상의 음주를 하여 건강이나 직업, 사회 생활에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계속하는 경우를 알코올 중독이라고 한다.
정신의학적으로 알코올 의존이라고 하려면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이나 내성 그리고 금단증상이 있는지를 평가하여 판단하게 된다.
즉, 알코올이 심리적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해소해 주는데 힘든 상황에서 이러한 알코올의 심리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 술을 찾고 음주하려는 심리적인 욕구가 생기면 심리적으로 의존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소주 반병이면 심리적 안정 효과를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소주 두세 병을 마셔야 겨우 긴장이 해소된다면 내성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물질의 양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또한 계속해서 술을 먹다 보면 신체가 술에 비정상적으로 적응하게 되는데 이렇게 술을 계속해서 마시다가 술을 끊게 되면 신체의 불균형이 일어나서 식은땀, 손떨림, 불면, 간질발작, 의식의 혼탁 등의 금단증상이 생기게 된다. 이 정도가 되면 신체적으로도 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알코올 중독으로 야기되는 질병]
알코올에 의한 질병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병적인 알코올 중독은 아주 소량의 음주에도 특이한 경우 급성 중독 증상을 나타나게 된다. 이 경우는 영화의 소재로도 사용되어 일반인에게 알려졌다.
알코올 남용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장애가 생길 정도로 지속적인 음주 양상을 보이는 것이고 알코올 의존은 알코올을 복용하고 싶은 욕구가 강력하여 그 사람을 압도할 정도인 상태로 이 상태를 흔히 알코올 중독이라고 이야기한다.
알코올 금단상태는 알코올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복용한 후에 그 복용을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일반적으로는 손떨림, 오심이나 구토,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 식은 땀, 불안, 우울, 구갈증, 두통, 수면장애, 악몽 등이 있다. 금단증상은 알코올의 혈중농도가 급속히 감퇴되는 4-12시간 이내에 시작하고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이틀째에 절정에 달하고 보통 일주일 내에 소실되게 된다. 간혹 진전섬망이 나타날 수도 있고 경련 발작이 일어나기도 한다. (진전섬망은 환시와 환청을 느끼는 것)
알코올성 정신병은 과음 후 48시간 이내에 발생하게 되는데 몇 주 내지 몇 개월까지 지속된다. 협박하는 내용의 환청을 흔히 보여주는데 일반적으로 의식의 혼탁은 없다. 증상이 정신분열증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 감별을 잘해야 한다. 이전에 기능성 정신병의 병력이 없으면서 금주 후 6주가 지나도 환청이 지속되면 알코올성 정신병으로 진단한다. 증상이 사라지면 항정신병약물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알코올성 치매는 장기간의 음주로 치매가 된 경우로 보통 35세 이후에 발병하고 금주 후 3주일 이상 비교적 반영구적으로 지속된다. 술은 신체에도 여러 가지 영향을 주게 되는데 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고 췌장염을 야기 시킬 수도 있으며 알코올의 대사 산물인 acetaldehyde에 의해 손상을 받아 지방간이나 간경화가 생기게 된다. 또한 심근에도 영향을 주어 심장이나 관상동맥질환이 생길 수도 있으며 알코올이 생식선에 독성작용을 미쳐 성호르몬의 결핍으로 성기능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백혈구의 감소에도 영향을 미쳐 면역기능에도 이상을 가져올 수 있으며 간암 등 발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알코올 중독의 치료]
알코올성 장애의 치료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특히 환자들은 자신이 알코올에 의존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방어기제를 쓰기 때문에 정확한 음주량과 병력을 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술 문제이외에도 의존적이거나 자기 중심적이거나 우울감이나 적대감을 보이는 등의 성격적인 문제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입원치료는 환자가 음주 상태에서 보통 내원하게 되는데 가급적이면 입원상태에서 치료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알코올의 금단섬망의 징후가 있거나 심한 우울증, 자살 우려가 있을 때, 정신증상을 보이는 때, 치료에 비협조적인 경우에는 입원을 시키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정신치료는 비판을 하지 않고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지지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흔히 거절당할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을 가졌기 때문에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또한 많은 환자들이 술을 먹고싶은 욕구로 인하여 갈등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갈등을 치료에서 다루어서 금주에 대한 동기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합리화하며 감정적인 교류가 많은 가족 등의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어서 자신의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환자에게 술로 인한 증상과 객관적인 현실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환자 스스로가 알코올 중독이 병이라는 사실과 그 병이 어떤 병인지 그리고 이 병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음주를 불안이나 우울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부적절한 정동의 조절을 위해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음주 시 안면홍조, 열감, 오심과 구토, 피로감, 심계항진 등의 증상이 30-60분 정도 나타나게 하여 스스로 음주를 못하게 하는 일종의 혐오 요법이다. 이 약물은 반드시 자신이 술을 끊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의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환자 모르게 이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 계속 음주를 하게 되면 위험할 수 있고 특히 심장질환이나 간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재활을 위한 치료를 받은 후에는 퇴원을 하게 되는데 이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그래서 단주친목 모임에 참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러한 모임은 자신을 알코올중독자라고 인정하는 사람들이 서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모인 집단으로 이미 술을 끊는데 성공한 회원들을 동일시함으로써 자신도 술을 끊게 되는 일종의 집단 치료이다. 회원들은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고 조언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거나 토론을 하면서 알코올 중독자 스스로가 회복에 대한 힘과 용기를 얻게 된다.
일단 술을 끊고 난 다음에도 재발방지가 중요한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부부간의 갈등 등 대인관계의 문제, 술을 권하는 회식 등과 같은 사회적인 압력, 우울감, 불안감, 외로움 등의 부적절한 감정, 그리고 목마름 배고픔 같은 생리적인 현상들이 위험 요인이다. 알코올 중독이 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 것과 마찬가지로 이로부터 회복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내를 가지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