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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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스님의 “선데이저널 쓴소리 단소리”를 연재한다. 스님은 명 칼럼으로 조국의 언론계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주인공이고 심리학 박사이며
법왕대학 학장을 역임했으며 ‘항상 좋은 만남’ 등 25권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또한 각종 무술 26단의 고단자이며 20개의 자격증도 취득한 인물
이다. 자비원 213-381-3063 -편집자 주-

좋은 벗 “선데이 저널”과 고락을 함께

먼저 SUNDAY-JOURNAL USA의 복간을 축하한다. 언론은 사회 기득권층의 산물이아니고
항상 우리들주위에서 만인들의 버팀목이며 사회의 목탁이다. 선데이저널은 우리들의 좋은
벗으로 생사의 고락을 더불어 함께할 것으로 믿는다. 옛날 히말라야의 어느 골짜기를 흐
르는 강기슭에 아름다운 우딘바라 숲이 있어서 앵무새가 많이 살고 있었다. 앵무새들은
숲의 열매를 먹고 강가의 물을 마시며 살다가 열매가 다 없어지면 다른 곳으로 떠난다.
그러나 한 마리의 앵무새만은 그곳에서 떠나지 않고 나뭇잎과 나무껍질을 먹으며 지냈다.
이 앵무새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등 숲 속의 모든 생물들을 벗으로 삼고 있었다.
어느 날 신이 그 앵무새의 마음을 떠보려고 숲속 나무를 전부 말라죽게 하였다. 그래도
그 앵무새는 나무에서 떠나지 않았다. 신은 거위모습으로 변하여 앵무새에게 다가가서 물
었다. “앵무새님 나무가 다 말라서 다른 새들은 모두 가버렸는데 어찌하여 당신은 여기에
머물러있습니까?” 앵무새는 “이 나무들은 내 친구들입니다. 진정한 친구란 괴로울 때나 즐
거울 때나 늘 함께 있는 것입니다. 괴로울 때가 왔다고 떠난다면 참된 우정이라고 할 수
없지요.” “그렇습니다. 당신은 매우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군요. 단신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상으로 드리겠습니다.” “전 아무 것도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숲이 전과 같이
된다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그럼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 신은 강가의 물을 떠서 말라
빠진 숲 위에 뿌렸다. 그러자 곧 나뭇잎이 소생해서 숲이 무성해지고 열매가 가득 열렸
다. 이것은 앵무새의 우정이다. 우리의 속담에 [달면 삼치고 쓰면 뱉는다]는 말이 있다.
요즘 우리 인간들은 만나고 헤어짐을 헌신짝 버리듯, 떨어진 걸레 버리듯 한다. 버리는
그 신짝이 나의 발을 보호하고 온갖 더러운 것을 혼자 도맡아 처리했고, 그저 버리는 걸
레는 우리가 더럽다고 했지만 그 걸레가 없으면 깨끗함이란 없는 것이다. 방안 책상 걸상
부엌 목욕탕 화장실 모두가 걸레가 깨끗하게 한 것인데 우리는 그냥 홱 팽개쳐버린다. 그
렇다고 헌신짝과 걸레를 끌어안고 살자는 것은 아니나 깨끗한 종이에 싸서 곱게 버리자는
것이다.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살겠다고 주례에게 선서하고 남녀가 부부로 만나서
살다가 어느 순간에 남남이 되는 것은….. 애정은 있었어도 우정이 없었던 것이다. 좋은
벗이란 상대의 잘못을 보면 일깨워주고 좋은 일을 보면 마음속 깊이 기뻐하며
괴로움에 처했을 때 서로 버리지 않음인 것이다. 우리에게는 벗이 다양하다. 고향친구,
학교동창, 회사의 동료, 취미 생활로 만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사업상으로 친교를 맺는
경우 등이 많다. 그러나 진실한 벗이란 그 많은 친구 모두를 말하는 게 아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 고통을 나누어 가지고, 기쁜 일이 있을 때 같이 기뻐하는 그런 벗이어야
참다운 친구가 될 수 있다. 진실한 벗 사이에는 변함 없는 우정이 싹튼다. 이 우정이야말
로 우리를 올바르게 살게 하고 보람을 갖게 한다. [열매 맺지 않는 과일나무는 심을 필요
가 없고, 의리 없는 벗은 사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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