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과 아시아나 은행 합병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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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나라은행과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아시아나 은행의 짝짓기를 보고 몇 가지 무엇인가 석연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언뜻 보아 규모가 작은 은행의 인수이므로 합병 사후관리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인수를 통해 과연 나라은행이 무엇을 얻는가에 대한 명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은행간 합병이나 인수는 Risk 최소화, 비용절감 및 수익창출이 주목적이다. 다시 말해 합병을 통해 구조조정에 대한 충격을 완화시킴과 동시에 서로의 노하우로 Synergy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합병은 대외적인 명분도 분명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에 반해 이번 합병은 실제적으로 나라은행에 특별한 이익창출의 의미가 있지 않고 특정인들의 이익을 위한 내부자들의 거래가 아닌가라는 의혹이 앞선다.

아시아나 은행은 산 호세 지역 실리콘 밸리에 본점을 두고 인근 도시인 오클랜드에 영업지점을 포함, 단 2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동포은행이다. 지난 99년 설립이래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은행이며, 전 경영 책임자였던 M모씨의 경영 부실로 여신의 상태가 건강하지 않은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나라은행의 기본적인 취지에 일단은 의혹이 일지 않을 수 없다. 시기적으로 산 호세 Silicon Valley의 경기도 좋지 않으며, 그 지역 사회의 시장 규모나 특성을 감안 할 때 영업 활성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나라은행은 이미 해당 지역에 지점을 두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자민 홍 행장이 굳이 부실은행을 인수해야 하는 명분이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또 하나는 나라은행의 5%의 자산 규모도 안 되는 아시아나 은행에서 영업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한 경영 책임자인 홍승훈 행장을 해고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나라은행에 영입하여 사실상 영전을 시키는 꼴이니 그들의 의도가 석연치 않아 보인다.

또한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아시아나 은행의 2,700백만 불의 여신 Quality를 의심해 보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제가 성립된다. 따라서 이 건강하지 않은 Loan Portfolio를 매입 할 경우 실제 장부 가격보다 하향 조정하여 인수조건에 반영이 되었다면 순수 자본금보다 적게 매입가격이 책정되었어야 할 것인데 오히려 은행의 순수자본금을 웃돈 주고 매입을 하였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어 역시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외적인 명분은 두 은행의 합병으로 영업 활성화라는 명목아래 결국 토마스 정 나라은행 이사장과 벤자민 홍 행장이 평소에 친분을 가지고 있던 이종문 이사장의 구제를 목적으로 ‘짜고 친 고스톱’ 시나리오라고 보여진다. 다시 말해 아시아나 은행의 인수는 실제적으로 토마스 정 이사장과 벤자민 홍 행장 그리고 이종문 이사장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종문 이사장은 나날이 떨어지는 아시아나은행의 불량 주식을 웃돈 받고 팔아넘겨 나라은행의 건전하고 투자 가치가 높은 우량 주식으로 맞 바꾸게 되니 일석이조가 되고 벤자민 홍 행장은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경영에서 물러나는 듯하면서 이종문 이사장이 천거하는 홍승훈 행장을 앞에 세워 자연스럽게 수렴청정(Remote Control)을 할 수 있게 되니 결국 이사진과 경영진을 모두 장악할 수 있는 Blue-Print를 그린 것이다.

견제와 균형, 또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원칙으로 경영을 하여 동포사회에 귀감이 되어야 할 순수 동포기업이 한 개인의 사심과 독선에 의해 퇴보되어 기업성장에 걸림돌이 될까 못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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