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동포 로비스트- 미국의 무기를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판매하는데 탁월한 솜씨를 가진 프로폐서널 무기 판매업자 이른바 ‘린다 김 선글라스’를 패션화 시킬 정도로 화제를 뿌렸던 미모의 중년 여성, 그리고 ‘부적절한 관계’의 한국판 주인공- 린다 金(50, 한국명 金귀옥)이 다시 뉴스에 떠 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의 연방수사국인 FBI가 린다 金의 미국내 불법로비 활동혐의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한국내 계좌추적을 사법당국에 요청했다는 보도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린다 金은 ‘불공정 행위’혐의로 록히드 마틴사와 함께 LA 법정에서 심판을 받게 되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미국의 연방법은 미국기업이 외국정부나 관리로부터 뇌물 등을 제공받을 경우 처벌 대상이 되며, 계약 건당 커미션이 5만 달러가 넘을 경우 경위를 조사 받게 된다. 린다 金은 1996년 록히드 마틴의 전신인 로랠사로부터 전체 커미션 중 500만 달러를 선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린다 金과 록히드 마틴사를 LA법정에 세운 전 한미은행 이사장이며 ‘코리아 서플라이’사장인 존 안씨는 “우리는 린다 金과 로랠사의 불법로비의 희생자”라고 밝혔다. 존 안씨의 소송대리인인 막스웰 블리체 변호사는 “이번 기회에 불법로비를 자행한 기업의 도덕성을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일단락 된 사건이 미국에서 다시 불거진 느낌이다. 이번 FBI의 계좌추적 공조요청에 협력한 한국사법 당국의 조치는 2000년 당시와는 대조적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당시 한국의 국군기무사령부는 1998년9월14일부터 11월4일까지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군사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아 린다김 등 관련자에 대한 계좌내역을 추적했으나 일부 언론에 보도된 30억원의 입·출금 사실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었다.
당시 기무사 관계자는 “린다 김과 이양호 전 국방장관,황명수 국방위원장 등에 대해서는 이들이 96년6월부터 98년8월 사이에 거래한 계좌를 추적했으나 3명 사이에 돈이 오고 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일부 언론에 보도된 린다 김의 30억 부분도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었다.이 관계자는 “군사기밀 누설 등과 관련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사건의 경우 대개 금품이 오고 가기 때문에 린다 김과 고위층 인사 및 백두사업 관계자등에 대한 계좌를 추적했던 것”이라고 밝혔었다.당시 기무사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권 준장 등 7명을 구속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계좌추적의 의혹
그러나 이번 한국사법당국은 FBI요청에 따라 당시 린다 金이 운영했던 국내무기회사 IMCL서울지사의 계좌를 추적해 결과를 통보해줬다는 것이다. 앞으로 린다 金과 그를 로비스트로 고용했던 록히드 마틴(과거의 로랠사)사는 ‘불공정 거래’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다시 “섹스 스캔들”에 대한 진상이 주목을 끌게 될 것이다. 이 재판은 지난 99년 5월 린다 金의 부당한 로비로 3,000만 달러의 커미션 손실을 당했다는 존 안(한국명 안중현) 코리아 서플라이 컴퍼니 사장의 소송제기가 원인이 됐다. 당시 존 안씨는 캐나다 맥도널드, 뎃월러 엔 어소시에이션의 로비스트로 한국의 금강사업에 참여 했으나 린다 金이 미 방산업체 로랠(현 록히드 마틴)의 로비스트로 청와대와 영향력 있는 인사들에게 “성상납”(sexual favor)등을 포함한 뇌물을 제공한 불공정한 방법 때문에 금강사업 납품권을 빼았겼다고 주장 했다.
이 소송사건은 1심에서 기각됐다. 이에 존 안 씨가 항소했으며 항소법원에서는 ‘재판할 수 있다”로 판결해 안씨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록히드 마틴사와 린다 金은 지난해 12월 이 케이스를 캘리포니아 주대법원에 상고 했다. 당시 린다 金의 변호인인 金지영 변호사는 “항소심이 끝나면 무고와 명예훼손을 들어 안 씨를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주대법원은 지난 3월3일 “이 사건을 LA민사법원에서 심리하라”고 최종 판결해 이제 배심원들에 의해 판가름 나게 생겼다. 이번 주대법원 판결로 무기판매를 주도해온 미 방위산업체는 물론 법조계에서 조차 매우 긴장하고 있다. 대부분 방위산업체가 입찰에 의해 거래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이 사건은 한미간 큰 파장을 몰아 올지도 모른다.
‘금강사업’은 한국군전력증강사업의 하나로 영상레이더 장치를 부착해 북한 전역을 촬영, 식별해 내는 첨단첩보기 도입에 관한 것으로 ‘백두사업’(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사업)과 함께 지난 1991년부터 추진해 왔던 사업이다.
이 사업에 존 안씨는 한국에서 린디 金의 로랠사와 경쟁했는데 안 씨의 맥도널드 뎃월러사는 2억2천만 달러를 제시했고 로랠사는 2억7천만 달러였다. 그러나 1996년 이양호 당시 국방장관은 가격이 비싼 로랠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양호 국방장관은 나중 린다 金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고백해 국내외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린다 金은 지난 2000년 ‘백두사업 비리사건’으로 2개월 옥중생활을 하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LA로 돌아와 자서전을 출간하고 간간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 중 하나가 金대중 정권시절 밀착관계를 지닌 LA거주 무기중개업자 조풍언씨에 대한 언급이다. 린다 金은 자신의 구속사건이 조 씨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는 지난해 7월 일요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조 씨와는 원수지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지금 때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조풍언과 최규선 라인의 배경도 밝혀질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조풍언씨에게 대형무기도입 사업을 연결시켜줬는데 나를 제치고 자기가 가로챘다”면서 DJ와 조씨간의 밀착설을 시사했다. 또 그녀는 조풍언씨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金대중 전대통령의 장남 金홍일 의원에 대해서도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는 DJ 정권이 끝나면 그들은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金홍일 의원 조심하라”
지난 2000년 5월 린다 金 사건이 붉어졌을 때 한나라당은 “정부가 린다 金 사건의 진실규명에 나서지 않은 것은 그녀가 DJ와 밀착된 조풍언씨와 관계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강조했었다.
린다 金에게 붙어 다니는 이야기들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만큼 그녀는 서울 장안의 화제였다. 그녀를 에워싼 모든 스토리들은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될만큼 드라매틱하기 때문이다. 실지로 그녀는 영화에도 출연했으며 노래도 취입했었다. 미모와 재능을 갖춘 그녀는 사춘기 시절에 재벌 2세와 애정 행각을 벌였다는 과거의 사생활까지 만천하에 공개되는 등 사람들의 흥미를 끝없이 자극해 왔다.
지난해 린다 김의 자서전 ‘코코펠리는 쓸쓸하다’가 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됐다. 金 씨는 280여쪽 분량의 이 책에서 재벌 2세와의 첫 사랑, 가수 시절 당시 정권의 실세들을 만난 일,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와의 인연, 그리고 “부적절한 관계”의 이양호 전 국방장관과의 관계 등을 소상히 밝혔다. 그녀는 여고 2학년때 12년 연상의 재벌 2세 남성을 만나 서울 삼청동에서 동거까지 했으나 나중에 유부남인 것을 알고 이별했던 아픔을 겪었다고 밝혔다.
연예계에 인연을 맺을 당시 명동의 미장원 ‘준’에서 훗날 ‘정인숙 사건’으로 유명해진 정인숙을 알게 됐으며 그녀의 초대로 박종규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과 이후락 비서실장을 만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린다 金은 이어 20대 중반 미국에 건너와 고생하던 중 터키 출신의 거물급 무기거래상을 알게 돼 그를 한국에 소개하면서 무기거래 로비스트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비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세계적인 무기 거래상들이 참석한 프랑스 파리의 한 파티에서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알게 됐으며 그녀와 함께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으로 여행을 간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양호 전 국방장관과의 관계에 대해 “나로 인해 가장 오해를 많이 받은 분”이라고 하면서 그와의 관계가 과연 ‘부적절한 관계’였나 스스로 반문해본다고 적었다.
또 금진호 전 국회의원과 관련해서는 금 전 의원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왔을 때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관례대로 샌타바버라에 있는 호텔로 안내했으며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호텔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딸 金지선,
남가주 미스 한국일보
지난 2000년 서울에서 항소심 이후 바로 미국에 와 그 해 11월, 골프하는 사진이 신문 지상에 게재되어 그녀는 다시 한번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LA 한인회가 주최한 기금마련 골프대회에 참석했다가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던 것. “재판이 끝난 지 두달 정도 지났고,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대회이니 내가 눈에 띄랴 싶었다”는 것이 그녀의 말이었다.
지난 2001년 제30회 남가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장인 윌셔 이벨극장에서는. 진·선·미보다 미스 한국일보로 입상한 주인공에게 모든 사람의 시선이 쏠렸다. 그리고 이날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한 여성에 대해 역시 시선이 모아졌다. 이날 미스 한국일보에 입상한 金지선양이 바로 무기 로비스트로 국내외 화제를 모았던 린다 金의 딸이기 때문이었다. 린다 金은 막간을 이용해 대회장 뒷편에 마련된 후보들 대기실에 들어가 딸의 화장과 자세에 조언을 하는 등 다정스런 모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어머니 린다 金과 빼닮은 미모의 金지선 양은 무대에 나서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한국을 대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의 린다 金 모녀에 대해 한국에서는 <여성동아>등이 특별취재를 하기도 했다. 이날 김지선양은 외모, 건강미, 세련된 매너 등 외적인 미와 지성미, 화술, 재능 등을 심사 기준으로 하는 대회에서 상위 5명의 입상자에 들었으나 서울본선대회의 참가자격이 주어지지 않아 모녀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고 <여성동아>는 보도했다. 그리고 이 잡지 기사는 기자들을 의식해서인지 린다 김은 기념촬영에도 응하지 않고 서둘러 대회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그녀는 한때 LA코리아타운의 나이트 클럽 ‘플라밍고’와 JJ그랜드 호텔을 소유한 적도 있다.
또 10지구 네이트 홀든 시의원과도 친분을 지녔다.
린다 金은 지난 2000년 5월9일자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로비스트로서 활동하며 북한을 방문한 적은 없나’라는 질문에 대해 “그건 로비스트로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99년 4월호 신동아지는 <린다 金에 대한 의혹은 ‘북한인이 미국에 있는 린다 金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는 모 정보기관의 첩보로 인해 더욱 증폭됐다. 이로 인해 ‘린다 金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린다 金이 백두.금강사업 정보를 북한에 알려 주었다.’는 등 각가지 풍문이 떠 돌았다. 만약 린다 金이 북한에 백두사업 정보를 알려 줬다면 북한은 비밀리에 대응체제를 개발할 것이므로 백두 정찰기는 무용지물이 된다. 백두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이 부분이다>라고 적고 있다.
그녀는 왜 ‘방북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했을까. 로비스트로서 여행지 발설이 비밀사항에 속하는지 아니면 미스터리로 남겨 지는 것도 로비스트의 프로 근성인지…그녀에겐 아직도 비밀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