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TV의 ‘미군비하’ 발언에 대해 프로에 나왔던 노정선 교수가 인터넷을 통해 사과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동부지역 동포사회는 MBC측의 공개사과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뉴욕동포사회는 MBC가 계속 사과하지 않을 경우 오는 5월 5일 뉴욕 MBC 지사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뉴욕·뉴저지 이라크전 참전 한인 미군 가족 ‘서포트 그룹’(위원장 임천구)과 ‘한미민주연합회’(회장 배시영)는 미군비하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오는 5월5일 오후 2시 맨하탄 3애비뉴와 46∼47가 소재 MBC 뉴욕지사 사무실(747 3rd Avenue) 앞에서 가두시위를 벌이기로 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임 위원장은 “MBC 방송국과 연세대학교측에 이번 사건에 대한 항의서 등을 보냈음에도 공개사과는 물론 당사자들이 반성하는 조짐마저 보이지 않아 가족들의 뜻에 따라 항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시위를 기점으로 MBC-TV가 제작한 프로그램 비디오 대여 안하기 운동을 시작할 방침이다.
배 회장은 “지난 21일 제2차 상임위원 총회에서 상임위원 50명이 만장일치로 ‘서포트 그룹’과 함께 대규모 시위를 갖기로 결의했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미국인 또는 미국을 비하할 때 한국계 미국인들과 한국계 미국인들의 제2의 조국을 비하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윤 사무총장에 따르면 한미민주연합회는 시위 당일 시위대의 편의를 위해 점심을 제공하고 플러싱 공영주차장 인근 고려당제과점 앞에 대형버스(50인승) 1대와 승용차 10대를 대기, 오후 1시 시위장소로 출발한다. (문의는 임 위원장(646-529-4628)과 배 회장(718-415-8441)에게 연락하면 된다.)
이 같은 미 동부지역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에 대해 한인군인가족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LA에서는 개인적으로 항의하는 가족은 있으나 조직적인 움직임이 없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시카고 한인회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LA한인사회에 대해 실망했다”면서 “개인적인 항의도 중요하지만 서로 힘을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DC에서는 미군복무 한인가족들이 모여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6일 오후 8시 워싱턴 중앙일보 문화센터에서 모인 한인 군인가족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로서 자녀들의 실추된 명예 회복을 위해 한 개인이 항의하고 대처하기 보다 워싱턴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군인 가족들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모임을 주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조창준 메릴랜드 상공인연합회장은 “한국내 지식인들의 몰상식한 미군 비하 발언은 의도된 것이며 이를 방조하는 현 정권의 사상적 성격을 잘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 회장은 “방송과 언론의 제작 및 편집 과정을 감안할 때 노정선 교수의 발언이 그대로 방영될 수 있다는 것은 MBC사장과 이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정권의 성격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두 아들, 딸을 모두 군에 복무시키고 있다. 큰 딸 효진(27) 양은 현재 대학원을 다니며 미 국방성에 근무하고 있다. 학비지원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군에 입대했다가 이라크전쟁이 터지면서 풀타임으로 전환된 케이스. 오는 5월17일 대학원 졸업을 앞둔 그녀는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보안장비 취급 전문가이다.
둘째 아들 형민군도 누나와 마찬가지로 이라크전에 따라 풀타임으로 전환, 이라크에 참전했다. 이들은 모두 대학과 대학원 학비의 75%까지 지원해주는 국방부 장학금을 타기 위해 군에 입대했다.
조 회장은 또한 이민 1세대와 자녀 세대는 엄연히 다르다고 덧붙인다. 1세대는 한국인임을 부정할 수가 없지만 자녀들은 시민권 획득과 상관없이 미국인으로 성장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기 때문
이다.
그는 현재 대사관, 영사관 및 한국 MBC방송국에 보낼 항의 문안 초안을 수정 중이며 지난 26일 모임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직화된 항의 운동을 펴나가겠다고 밝
혔다.
문제가 되고 있는 노정선교수는 최근 MBC-TV의 대담프로 ‘아주 특별한 아침’에 출연, 공부를 못하거나 마리화나를 피우는 등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는 경우가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미군에 입대한 가족이 있는 한인들을 격분시킨 바 있다. 이에 대해 미주한인사회는 노정선 교수 이외에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여과없이 내보낸 MBC측도 문제가 있다며 공개사과를 요구하여 왔다.
지난번 미국을 방문했던 박관용 국회의장도 뉴욕에서 한인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군비하’ 발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미주한인들을 위로했다. 박 의장은 “내가 보기에도 노 교수의 얘기는 옳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참전 한인미군가족들과 교민들에게 우선 국회의장으로서 대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시 참전 한인미군 ‘서포트 그룹’의 임 회장은 MBC에 항의서한을 전달
했다.
국회의장을 수행한 박주선 민주당 제1정책조정실장도 “국회차원에서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노 교수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적절한 후속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인군인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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