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육증훈 행장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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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호 한미은행 육증훈 행장 전격 사퇴 관련기사는 인쇄상의 오류로 408호에 다시 게재합니다.

한미은행 육증훈 행장의 전격 사퇴 발표는 금융계는 물론 이거니와 한인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왔다. 지난달 30일 육증훈 행장은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그 동안 이사진들과의 불협화음과 갈등이 적지 않았음을 묵시적으로 나타내며 “은행발전을 위해 유능하고 참신한 행장이 영입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비통한 어조에서 쉽게 이사진들과의 불협화음을 짐작 할 수가 있다.

육 행장은 과거 어느 행장 못지않게 한미은행을 교포사회의 대표은행으로 만든 장본인 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설립 초 영세한 은행을 벤자민 홍 행장이 2억5천만불로 끌어 올리며 도약의 발판을 삼았고, 민수봉 씨가 행장으로 취임한 94년부터 불과 5년 만에 자본금 7억불에 이르게 만들었으며, 육증훈 행장은 현재의 한미은행의 자본금을 무려 배에 가까운 15억불로 끌어올려 한미은행을 미 주류사회 은행에 버금가는 은행으로 만들었다.
현재 한미은행은 캘리포니아에서 38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숫자는 우리 컴뮤니티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낮은 순위가 아니다. (참고로 나라은행은 자본금10억불, 윌셔 스테이트 은행은 7억불)

한미은행에 있어 육증훈 행장의 역할은 무시 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 성품이 조용하고 학자 타입인 육 행장은 현 이사들과는 도저히 한배를 탈수 없을 정도로 성품이 달랐다. 실제로 육 행장은 은행을 그만두고 대학교 교수를 하겠다고 평소에 주변 사람 들에게 말해 육행장이 그동안 이사들에게 얼마나 시달려 온지 짐작 할 수 있다.
그런 육증훈 행장이 돌연히 전격사퇴 했으니 그에 대한 의혹과 사퇴배경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이에 대해 노광길 이사(전 이사장) 는 “도대체 이해 할 수 없는 일이고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하겠다”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학교 후배 이고 해서 열심히 밀어주고 했는데 갑자기 그만 두었다”고 말해 심한 배신감을 느낀 말투로 포문을 열었다.

다음에 노광길이사 와의 전화 인터뷰를 소개한다.

기자
: 육증훈 행장이 왜 전격사퇴 했다고 생각 하는가

노광길이사
: 자기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다른 은행(나라은행과 윌셔 스테이트 은행을 지칭 한 것 같음) 보다 실적이 저조 한 것이 부담감으로 작용 한 것 같다. 지난 1/4분기의 경영실적 저조도 한 원인인 것 같다. 평소 나에게 한 1년 정도 몸이 불편해 쉬어야 겠다고 말은 한적이 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그만 둘지는 몰랐다.

기자
: 혹시 월드콤(MCI)을 비롯 다운타운 의 한 자바 시장( 업소명은 밝히지 않음을 양해 구합니다:편집자 주) 의 주식 투자와 부실대출 등 과 관련 이사들이 무언의 압력을 행사치 않았느냐

노광길 이사
: 말도 되지 않는 소리다. 우리은행은 작년 이익금이 1700만불이나 되며 자본금 만도 15억불에 달한다. 그 정도의 문제로 행장에게 문책이나 스트레스를 준 적이 없다. 그리고 월드 콤의 경우 현재 주식시장에 거래 되고 있다.

싯가로 150만불 정도 평가 되고 있고 앞으로 가능성이 있는 회사로 분석 되고 있다. 다운타운의 모 업소의 5백만불 대출건도 페이먼트가 잘 들어오고 있어 현재로서는 문제 되지 않는 론이다. 다만 방계회사가 미국계은행에 1500만불 의 부도를 냈는데 그 여파가 우리한테 미칠수 있다는 가능성 뿐이다. 은행의 성장세나 규모에 비해 부실이 없는 편이다.

기자
: 두개를 합치면 무려 1천만불 이나 되는데 그게 적은 돈인가

노광길이사
: 작년 한해 1700만불 이나 벌었는데 그 중 5백만불 정도 손해 보는 것은 있을수 있는 일이다. 문제 될 것이 없다.

기자
: 이사들의 지나친 경영 간섭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대부고 출신( 이름은 생략 함) 들의 입김이 너무 강해 직원들이 상당히 불편하게 생각 한다는 데…

노광길이사
: 그건 우리를 모함하려는 무리들이 만들어 내는 스토리에 불과하다. 이미 우리 한미은행은 모든 이사들의 권한을 행장을 비롯하여 행정부서에 일임 했다. 과거 5만불 하던 전결대출이 지금은 5백만불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이 권한을 주어도 쓸줄을 모른다. 분명히 자기 권한대로 처리 할수 있는데도 이를 이사회에 보고한다. 우리 이사회가 월권을 한 것이 아니고 상의를 한 것이다.

기자
: 사대부고 마피아 라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는가/ 이번 육 행장의 사퇴를 두고 항간에서는 사대부고 마피아들이 밀어 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 하는가

노광길이사
: 말도 안되는 소리다. 육 행장도 사대부고 출신이다. 우리는 지난 20년동안 조그만 자본으로 이렇게 성장 시켰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가 본데,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
이상은 한미은행의 전 이사장인 노광길 이사와의 전화 인터뷰 전문이다.

노광길씨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나타나듯이 직 간접적으로 경영에 간섭 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경영진과 이사들 간의 의견 조율이지 간섭은 아니라고 하는 데서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하면 경영진의 표현과는 달리 경영진이나 오피서 들은 이를 간섭이라고 생각 하는 데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한미은행은 지난 94년12월7일 은행 감독 국 으로 부터 ‘사전 승인 제도(Written Agreement)라는 치욕적인 제재 조치를 받았다. 이러한 조치는 이사진들의 지나친 경영간섭을 배제 시키라는 것이며 감독국의 지시사항을 잘 이행하라는 은행 감독 국의 조치였다. 그만큼 그 동안 이사들의 간섭과 월권이 많았다는 예가 되는 것이다. 물론 99년4월에 해제 되기는 했지만 이것 하나만으로 그 동안 경영진과 이사들의 갈등을 짐작 할 수가 있다.

당시 은행장 이던 민수봉 행장(현 윌셔스테이트 은행장)은 본보기자와의 인터뷰에서 “ 압력을 받아 은행을 떠난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은행을 위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해 떠나기로 마음 먹었으나 임기가 10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었다.

나는 40년 동안 월급쟁이를 한 사람인데 초라해 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 모양새도 없었고 나름대로 아직은 일을 할 나이라 고심 한 끝에 내린 생각으로 윌셔 스테이트 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지 누구의 압력을 받아 그만 둔 것이 아니다” 라며 항간에 나도는 이사들의 압력설을 부인 하고 “주주,이사,직원들 에게 미안한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고 했다.

혹시 이사들에 의한 대출 압력이나 이사들에 직접 대출을 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주주들이 전부 도토리 키재기’ 식이라 누구에게 특별히 특혜를 줄 수 없는 분위기이고 감독국에서 불을 켜고 보고 있을 때였다. 이사들에 대한 융자는 거의 없다’라고 말하며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교포사회 경제 발전에 기여해 줄 것을 기대 하며 은행이라는 것이 뒷 받침이 되면서 규모가 커야지 규모만 크고 내용이 좋지않으면 시비를 가릴수 밖에 없다’고 전임 행장으로써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의 사태가 하루 속히 해결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대신하고 있으나 민수봉 행장은 할말이 많은 듯 누워서 침 뱉는 식의 발언을 상당히 자제하는 눈치 였다.

그렇다면 과연 민수봉씨 의 말이 사실인지 여부를 의심 할 필요가 있다. 말하는 중간에 민 행장은 말을 상당히 아끼면서도 한미은행의 규모 만큼이나 경영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인정해 줄 것은 인정 해 주는 풍토가 아쉬우며 자본주의 합리주의적 평가방법의 한계성을 이해하는데 힘들었음을 고백하고 이사들이 나쁜게 아니라 그 풍토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해 그간의 힘들었던 마음을 대신했다.

또한 이번 육 행장의 전격사퇴 이후 은행장 대행을 맏고 있는 최영구 부행장 역시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한미은행은 과도기다. 은행이 성장 시점에서 프로 매니지먼트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

그동안은 창업자들의 창업정신에 의해 은행이 움직여 왔다고 한다면 이제 자본금이 15억불이나 되는 한미은행이 지금부터는 전문 경영인이 들어서 야 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사들 입김이 너무 쎈 것 이 아니냐는 질문에 ‘인사위원회의 이사 표도 한 표에 불과하다. 어떤 개인 이사 한 사람의 주장 만으로 좌지우지 되는 시대는 지났으며 은행감독국의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감독국에서 정당치 못하다고 판단 될 때는 가차 없이 제재를 가한다. 정기감사 이외에도 은행을 워치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압력이나 청탁에 의해 될 수가 없다’고 이사들의 독주설 을 빗겨 나갔다.

최 대행은 새로운 신임행장 영입과 관련하여 ‘ 현재 한미은행의 규모로 미루어 볼 때 신임 행장은 관록과 경륜을 가지고 중요한 정책 결정과 승계원칙(Success Plan)을 받아드려 광범위 하고도 공평하게 비교 검토하여 은행을 성장 시킬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비치고 있어 벌써 신임 행장 영입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전 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최 대행은 ‘전체적인 교포 경제가 연간 15% 성장하는데 은행도 그 성장세에 맞추어 발전 해야지 앞서가면 결국 물거품 된다’ 라는 말로 나라은행이나 윌셔스테이트 은행 보다 뒤진 경영 실적을 우회적으로 표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 육증훈 행장의 전격사퇴를 교훈 삼아 한미은행은 본질적인 문제에서부터 거대한 탈바꿈을 해야 한다.

한국인 일색의 이사진이다 보니 자연히 사대부고 마피아 라 느니 경영권 간섭,월권 행위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타 은행 처럼 사외이사 제도를 만들어 외국인 이사들을 두고 모든 정책 결정을 맡기고 주주들은 따라 가는 데서 발전이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은행의 이사들이나 경영진이 잘해 교포은행 들이 수십 배씩 성장 했다고 보면 큰 오산이다. 타운이 커 졌기 때문에 자연적인 성장을 한 것이지 어느 개인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 냈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위험하기 그지 없는 발상이다.
외국인 이사 제도가 어느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이며 지극히 합리적인 관계로 이러한 문제를 극복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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