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3남 홍걸씨의 비리사건은 한국일보와 중앙일보간의 ‘오보’와 ‘트집잡는 싸움’으로 까지 번졌었다. 또한 홍걸씨의 ‘호화주택 의혹사건’에 대해서도 언론사들 중에서는 청와대 눈치를 보는 측과 소신 있게 보도하는 측으로 갈라지는 현상도 보였다.
홍걸씨의 ‘호화주택의혹’ 규명을 위해 2000년 2월 당시 이신범 한나라당 의원이 LA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다운타운 하얏트 호텔에서 했는데 KTE와 한국일보측은 여당 대변지 역할을 했으며 라디오 코리아와 중앙일보는 비교적 중립적인 보도를 취했다. KTE방송은 이날 저녁 뉴스시간에 “정치인 흑색선전 너무한다”라는 제목으로 한 보도에서 이신범 의원은 ‘金홍걸씨가 600만 달러의 호화주택에 거주한다는 자신의 발언은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金홍걸씨의 호화주택 매입의혹을 제기했던 이신범 의원이 이번에는 홍걸씨의 호화생활 자료를 입수했다”고 밝혀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자신은 홍걸씨가 수백만 달러짜리 집에 산다는 발언을 한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KTE의 “정치인 흑색선전 너무 한다”는 보도는 그야말로 DJ 정권의 청와대와 여당의 발언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KBS의 자회사인 KTE가 청와대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었던 것이다.
KTE와 한국일보는 마치 이신범 의원이 과거에 ‘홍걸씨가 600만 달러 주택에서 호화롭게 살고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애초부터 이 의원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것이다.
지난해 5월1일자 중앙일보 미주판에는 “홍걸씨. 최성규 전 총경 LA서 만나 골프를 쳤다”라는 톱기사가 게재됐다. 당시 한국 정가를 흔들어 놓은 최규선 게이트에 관련된 홍걸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최성규(53) 한국경찰청 전 특수수사과장 등과 무기거래업자 2명과 함께 4월 25일 팔로스 버디스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이 기사는 때가 때인지라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 보도에 대해 홍걸씨는 법정대리인인 제임스 방 변호사를 통해 4월30일 기자회견에서 “4월25일에 문제의 골프장에 간 적이 없다”면서 “중앙일보측에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방 변호사도 “홍걸씨는 최성규씨가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팔로스버디스 골프 클럽에 마지막 간 것도 1년이 훨씬 넘었고 최규선 사건 이후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5월2일자 한국일보 미주판은 “중앙일보 ‘홍걸씨-최총경 골프’는 오보”라는 제목과 함께 “실제 골프친 한인 나왔다”고 톱기사로 보도했다. 한국일보 보도 내용은 ‘4월25일’ 팔로스버디스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한인은 홍걸씨가 아니고 샌디에고의 운송업자인 金명훈씨라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전날 1일자에서 “홍걸씨 첫 공개해명-골프보도 사실무근 반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본국 중앙일보는 한국시간 1일 LA발 머릿기사에서 ‘최성규씨가 팔로스버디스 골프클럽에서 홍걸씨와 무기거래업자 金모(55) 최모(35)씨등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이 여러 경로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라며 중앙일보가 ‘오보’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또 한국일보는 대통령 친인척 업무를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반응과 함께 속보이는 보도를 자행했다.
그리고 한국일보는 “홍걸씨, 본보와 전화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홍걸씨가 사실이 밝혀져 진심으로 감사한다”라는 기사도 실었다. 이 기사는 홍걸씨를 최대로 예우해 준 것이었는데 홍걸씨가 신문사에 전화한 것을 가지고 “언론사와 회견하기는 처음”이라고 쓴 것은 여러모로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그 전화 내용을 “회견”으로 표현한 것은 언론 상식에도 벗어 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