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본보에서는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조풍언 씨의 단독인터뷰 기사를 게재하여 국내외에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 왔다.
조 씨의 인터뷰 내용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확인할 길은 없으나, 국외 언론사중 최초로 조 씨를 인터뷰하여 그의 육성을 통해 그간 의혹으로 제기된 사항들에 대해 인터뷰를 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보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 씨는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소상하게 털어 놓았으나 여전히 진실은 은폐된 채 자신의 변명으로 일관, “DJ 정부에 단 한차례도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정권 주변을 맴돌다가 돌팔매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DJ 세 아들의 여성편력, 사기꾼 최규선과 3남 홍걸 씨와의 관계 등을 거론하다 DJ로부터 멀어졌다”는 폭탄발언도 서슴지 않아 그들의 관계가 소원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조 씨는 차기 유도 무기 도입과 관련해 자신은 당시 이스라엘 무기업자의 대리점에 불과했으며 기흥물산 성장과 관련해서는 YS정부 때 도입되기로 예정되었던 F-16전투기 전자장비 계약 약 4천만불이 IMF로 중단되었다가 DJ정부가 들어서면서 이행된 것 뿐이며 그 이외는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그동안의 의혹과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삼일빌딩 매입과 관련해서 12명의 동업자와 502억원에 매입했다고 실토함으로써 풍문으로 나돌던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또한 조 씨는 대우정보시스템 문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하며 김우중씨와의 관련설을 극구 부인으로 일관했다.
특히 김우중 씨가 소개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조씨의 표현-이름은 밝히지 않음)에게 7,500만불을 차용하여 김우중씨는 이돈으로 한미은행의 전환사채를 매입, 이를 담보로 사업자금으로 사용했으나 IMF로 인해 갚지 못하게 되었다고 주장, 그러나 김우중 씨는 이돈을 갚기위해 4천 5백만불에 달하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을 대신 주었으나 주가 하락으로 2천 5백만불 밖에 건지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지금까지 알려지고 있는 사실과는 정반대의 주장으로 조 씨의 인터뷰 내용은 거짓으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조 씨는 이와 관련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누구이며 그 정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꺼려했고 “그 돈을 갚지 않으면 국가적으로 중대하고 불행한 사태가 올 정도로 민감한 사항이다”라고 말한 점을 미루어 보아 김우중씨가 국제적인 검은 돈까지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과연 누구의 돈인가? 국내외의 언론들은 문제의 인물에 초점을 맞추며 취재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인물이 밝혀 질 경우 대우 사태는 걷 잡을 수 없는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현재 대우정보시스템은 한국의 예금보험공사에 의해 고소를 당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 주식을 김우중 씨의 재산으로 간주, 재산추적을 통해 주식 환수를 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항간에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GM 코리아와 독일의 유로피아 회사에서는 주당 1만 5천원에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매입하려고 시도했으나 조풍언 씨 측은 2만 5천원에서 3만원까지 주장하며 매각대금을 해외에서 줄 것을 요구, 결국 계약이 성사가 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신빙성 있게 나돌고 있다.
숱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대우정보시스템에 대해 본보는 지난 2001년 11월호 월간조선에 보도된 조풍언-김대중-김우중 관련기사와 한국 예금보험공사의 발표내용 그리고 본보에서 따로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이와 같은 의혹을 다시 한번 제기한다.
예금보험공사의 발표
지난 2001년11월8일 예금보험공사(사장 이상룡)는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의 은닉재산 내역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김 前 회장은 ▲ 처자 명의의 골프장 주식 ▲ 대우 런던계좌(BFC) 자금 4,430만 달러를 해외에서 빼돌려 대우정보시스템 주식과 대우통신 전자교환기 사업분야 영업권 취득 등에 사용했다고 한다.
이날 예금보험공사 발표 내용의 이면을 벗겨 보면 김우중 前 회장과 조풍언 씨와의 이상한 거래 관계가 드러난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월간조선 2001년 「대우그룹의 마지막 구조조정 본부장이었던 김우일 前 상무의 양심선언」 기사에서 그 일면이 소개되어 있다.
김상무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 김우중 前 회장의 방만한 그룹 운영행태 ▲ 당시 알짜 계열사였던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조풍언씨에게 저가 매각하는 과정(기사에는 조풍언씨가 재미사업가 K 씨로 되어 있음) ▲ 대우통신 전자교환기(TDX) 사업부문의 매각 시도 ▲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의 인수 및 매각과정 ▲ 이수그룹(기사에는 A그룹이라고 되어 있음) 인수과정과 김우중 씨가 이 회사 주식을 김회장의 딸에게 증여한 사실 등을 자세히 밝혔다.
예금보험공사가 공식 발표한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에 관한 조사결과를 보면 김 회장은 그룹 자금 1,400억원을 빼돌려 그룹 해체 당시 계열사였던 대우정보시스템(주)과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대우통신 전자교환기(TDX) 사업부문 등의 주식을 타인 및 가족 명의로 인수하고 일부는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것 등이다.
예금보험공사의 발표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김우중 前 회장은 1999년 6월 大宇 런던계좌(BFC · British Finance Center)에서 4,430만 달러를 인출,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서류 형태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ㆍ홍콩 KMC, 미국 Laves) 계좌로 입금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 중 홍콩의 KMC를 통해 대우정보시스템 전체 주식의 71.59%인 258만 주를 주당 1만 885원씩 281억원(2,430만 달러) 어치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주당 매입가격 1만 885원은 기업의 미래가치로 볼 때 상당히 싼 수준이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주식을 매입한 지 8개월 후 95만 주를 주당 3만 5,407원에 처분하고, 처분한 돈 291억원을 홍콩으로 반출했다는 것이다. 예금보험공사는 김 회장이 현재도 대우정보시스템 전체 발행 주식의 42.29%인 163만 주(시가추정 652억원)를 홍콩 투자회사인 KMC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예금보험공사는 또 김 회장이 1999년 6월 미국의 페이퍼 컴퍼니인 라베스 인베스트먼트(Laves Investment · 당시 대표이사가 조풍언 씨였음)를 내세워 대우통신 전자교환기 사업부문을 9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토록 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이후 230억원(2,000만 달러)을 대우통신 계좌로 입금토록 했으나 대우통신 주주총회에서 매각안이 부결되는 바람에 이 회사를 인수하지 못했다는 것.
김 회장은 대우통신에 이미 입금한 230억원 중 신세기통신 주식 58만 주(152억원 상당)를 대물로 받고 나머지 94억원은 현금으로 받아 홍콩으로 반출시켰다는 것이다.
대물로 변제받은 신세기통신 58만 주는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10월 4일 채권보전 조치하여 김 회장은 법적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이 주식에 대한 재산권 행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밖에도 김 회장이 경기도 포천의 아도니스 골프장 지분 81.4%(추정 시가 172억원)를 부인인 정희자 씨와 두 아들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예금보험공사가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의 재산은닉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 주주인 홍콩의 KMC와 대우통신 전자교환기 사업부문을 인수하려던 미국의 라베스 인베스트먼트란 회사의 실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우일 前 대우그룹 상무의 증언에 의하면 홍콩 KMC가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인수할 당시의 임원이 조풍언 씨였음이 밝혀졌다.
대우 정리 직전 대우의 알짜 회사를 헐값에 사들인 김우중
라베스 인베스트먼트 사도 조풍언 씨가 대표이사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 김 前 회장의 은닉재산 조사를 담당한 예금보험공사 최명수 조사 3부장은 『김우중 회장의 지시로 대우 런던계좌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KMC와 라베스 인베스트먼트로 흘러 들어간 것 자체가 중요하지, 이들 페이퍼 컴퍼니의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의 조사결과와 대우정보시스템(주) 관계자의 진술을 종합하면 김우중 前 회장과 조풍언 씨와의 이상한 관계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다. 지금까지는 김 前 회장이 조풍언 씨에게 대우정보시스템을 헐값에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그런데 예금보험공사의 발표에 의하면 조풍언 씨는 단순한 심부름 역할만 했을 뿐 실제로는 김우중 회장이 회사 돈을 몰래 빼돌려 자신의 명의로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통신 전자교환기 사업부문 매입대금 240여억원은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의 계약금 및 중도금이 입금된 것과 거의 같은 시기에 대우통신 법인 계좌로 들어왔다. 송금인은 미국의 라베스 인베스트먼트 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대우통신 주주총회에서 전자교환기 사업부문의 매각안이 부결됨으로써 계약 자체가 무효화됐다. 당시 라베스 인베스트먼트 측이 송금한 계약금과 중도금 240여억원은 납품대금, 임금 등으로 다 써버린 후였다고 한다.
조풍언 씨는 지금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 주주
매각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뒤 조풍언씨는 계약취소를 통고함과 함께 조속한 시일 내에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돌려줄 돈이 없었다. 조풍언 씨는 돈을 회수하기 위해 당시 매입대금 반환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는 등 갖가지 노력을 다했고, 결국 당시 대우통신의 주거래 은행인 한빛은행 측과 협의해 94억원은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신세기통신 주식 58만 주로 대신 받았다고 한다.
김우일 상무의 증언을 종합하면, 김우중 회장의 지시로 이루어진 대우정보시스템을 비롯해 대우통신 전자교환기 사업부문,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매각에는 조풍언 씨가 사실상의 대리인으로서 아주 깊이 개입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의 한 관계자도 이 회사가 조풍언 씨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조풍언 씨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 주주(42.29%)인 홍콩 KMC의 임원으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매년 한 차례씩 홍콩 KMC에 경영상황을 보고한다』고 말했다. 당시 KMC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조풍언 씨가 80%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 였다. (KMC은 1992년 설립됐고 자본금이 300만 달러로 밝혀져 유령 회사가 아닌 실제 존재하는 회사다)
그러나 김우중 씨는 한 월간지의 기자에게 이에 대해 말못할 사정을 털어 놓으며 런던 계좌에서 KMC로 송금된 약 4천 5백만불에 대해 상당히 곤혹 러워 하며 ‘이돈의 성격이 밝혀 지면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본보에서 인터뷰한 조풍언씨의 문제의 인물 발언과 동일 인물로 해석 되고 있다.
결국 그 돈은 조풍언 씨의 이야기대로 문제의 인물에게 차용한 7천 5백만불에 대한 변제금 조이며 그 돈으로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매입하여 전액을 변제하려고 했으나 무산되고 결국 문제의 인물도 반값인 2천 5백만불 밖에 회수 못 했다는 조풍언 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밖에 볼수 없다.
과연 문제의 인물은 누구인가
조풍언 씨는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1만 2천원에 매입하자 한때 주가가 3만원으로 상승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은 조 씨가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앞으로의 전망을 상당히 밝게 보며 더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주식을 매입 했으나 조풍언 씨는 곧 바로 주식증자를 통해 투자금 전액을 인출하는 기민성을 보였고 조 씨를 따라 투자했던 일부 소액 투자자들은 3만원에 산 주식이 이로 인해 1만원대로 떨어져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되었다.(이에 대해 조풍언 씨는 본보 와의 인터뷰에서 손해 본 일부 지인들에게 위로금 형식으로 손해금을 지불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배상을 요구 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함)
그럼 김우중씨와 조풍언 씨가 말하는 문제의 인물은 과연 누구인가. 이런 거래는 국제 관행상 밝힐 수 없다는 것이 두 사람의 논리이고 보면 갖가지 추측을 낳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분석해 보면 이 돈은 고도의 국제적인 검은 정치자금으로 보인다. 외국 원수의 돈 아니면 무기장사나 마약자금 같은 것으로 풀이되는데 우선 거론 되는 것이 김우중 씨와 친분 관계가 두터운 동남 아시아의 모 국왕이나 대통령, 다른 한편으로 김정일과 러시아 마피아 조직이라는 說도 조심 스럽게 흘러 나온다. 그리고 조 씨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계획적으로 은폐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전략으로 풀이되는데 이럴 경우 김대중 씨의 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예금보험공사의 발표대로라면 김우중 씨의 숨겨논 재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보면 압축되는 인물은 대략 4-5명으로 좁혀진다.
누구의 돈인지 명확하게 밝혀지려면 결국 김우중, 조풍언 두사람의 입에서밖에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월간조선/한국예금보험공사 기사보도 및 발표내용 종합)
추적 와이드 – 조풍언 게이트(6)
이 뉴스를 공유하기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