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노무현
노무현 대통령의 변화된 모습을 놓고 ‘변절’이냐 ‘실용주의냐’의 논란이 무성하다. 수시로 변화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자면 ‘실용주의’로 해석되지만, ‘변절’로 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기조가 바뀐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 스스로도 인정한다. 노 대통령은 지난 18일 전남대 강연에서 자신의 변화에 대해 “노무현이 변한 것 같다고 하는데 나는 끊임없이 변해왔다”며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니까 시시각각 선택을 하는 자리여서 스스로 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입장 변화가 정책 혼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최근 보이고 있는 모습은 분명 ‘변신’이다. 세상에 익히 알려졌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어서 다들 놀라는 반응이다. 최근의 모습을 놓고 볼 때 노 대통령의 성향이 ‘좌’에서 ‘우’로 바뀌고 있다는 데 대한 이견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실용주의·현실주의’ 노선을 선택했고 이는 국정 방향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대통령이 야당에 입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할 정도로 대통령의 변신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모습이나 남북관계 및 통일정책에서의 변신은 거의 극과 극을 달릴 정도라는 게 정치권 및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그가 변절했다’는 말이 쉽게 나오고 있다.
30일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다음달 4일로 취임 1백일을 맞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54.5%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층이 얇아지고 있다.
문화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S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29일 실시한 정기여론조사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54.5%)”는 의견이 “못하고 있다(43.3%)”의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2월27일 동일 조사에선 92.2%가 긍정적 견해를 보인 것과 비교해 무려 37.7%포인트가 빠져나간 결과다.
문화일보는 지지도 하락과 관련, “이익집단의 집단행동에 따른 국정혼란과 경제불안이 겹치면서 안정지향적인 40대층과 자영업자층, 월평균 가구소득 2백50만원 이상 소득층 등의 이탈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위태로운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 모두가 사법 처리되는 상황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검찰은 2일 김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에서 지난 99년 8월∼2000년 9월에 안씨에게 “나라종금을 도와달라”, “정부에서 임명하는 금융기관 책임자로 옮기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 정도를 받은 혐의를 밝혀내고 사법처리 방침을 굳혔다. 그러나 김 의원은 “합법적으로 장학회 기금과 후원금으로 3천5백만원을 받은 것 외에는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다.
아태재단 부이사장을 지낸 홍업씨는 측근인 김성환씨 등을 통해 각종 이권청탁 명목으로 25억여원을 받았으며, 현대 등 재벌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으로 22억여원을 받은 뒤 증여세 등을 포탈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돼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2년형이 확정됐다.
이외에도 한국전력의 석탄납품 로비사건에도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기도 했다.
3남 홍걸씨는 ‘최규선 게이트’와 관련해 (주)타이거풀스로부터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대가로 주식 11만주(13억 4천만원)를 받은 것을 비롯해, 공사 수주로비 대가로 기업체로부터 36억 9천여만원을 받고 2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됐다.
홍걸씨는 지난해 11월 징역2년 집행유예3년 추징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홍업씨와 홍걸씨가 김 전 대통령의 재임중에 사법처리되면서 DJ정권을 사실상 식물인간상태로 만들어 버렸고 DJ일가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분이 쏟아졌다.
DJ 퇴임 이후 김홍일 의원마저 사법처리 대상이 되고, DJ도 대북송금 특검의 조사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되면서 DJ일가에 대해 국민은 분노를 넘어 허탈함과 연민을 느끼게 하는 상황까지 됐다.
DJ, 홍일, 홍업 지병 악화
김대중 전 대통령의 4부자 중 DJ와 김 의원, 홍업씨 등 3명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달 10일부터 16일까지 심혈관 질환으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병원에서 심혈관 확장시술과 함께 신장기능 저하에 대비, 혈액투석을 받았다. 장남인 김홍일 의원은 신경계통질환인 파킨슨씨병과 당뇨병을 앓고 있다. 또한 홍업씨도 수감돼 있던 지난 3월부터 우울증과 고혈압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되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와 김홍일 의원 3형제의 경우를 비교해 보면 세월의 무상을 느낄 만하다.
뻔뻔스런 전두환
지난 5월 12일은 전두환 전대통령의 1891억원 추징금의 3년 시효가 만료되는 날.
하지만 지난달 검찰이 전두환씨의 ‘마지막’ 재산인 연희동 별채에 대한 강제 경매 처분을 결정함에 따라 추징금 환수 시효는 다시 카운트를 시작했다.
따라서 앞으로 3년간 미납분을 환수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이에 맞춰 민주노동당, 개혁국민정당, 민주노총, 전교조, 한총련 등 정당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은 지난 12일 전두환씨 연희동 집 근처에서 노상 기자회견을 갖고 “은닉재산 공개와 추징금 납부를 촉구”하는 뜻으로 레드카드를 전달한 뒤 일인시위를 시작했다.
민주노동당 서대문갑 당원이자 연희동 주민인 박경환(23)씨는 “어떻게 학생인 나보다 돈이 없을 수 있냐”며 “돈이 없어 추징금을 내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특히 “과거 정권이 하지 못한 전씨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참가이유를 밝혔다. 이날 참가자들은 특히 1988년 5공 청문회 직후 백담사로 떠나면서 발표한 대국민 사과성명을 지적하며 “연희동 사저를 국가에 헌납하겠다던 맹세를 지킬 것”과 “정말 재산이 없다 하더라도 가족의 재산이라도 대납하는 ‘성의’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현재 전씨측은 연희동 사저중 본채가 부인인 이순자씨 명의로 되어 있어 처분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우진 판사 VS 전두환 전 대통령
담당 판사인 서부지원의 신우진(30) 판사와 전두환씨의 고문변호사인 이양우(72) 변호사간에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신우진 판사는 장인이 장영철씨로 5,6공 때 관세청장과 노동부장관을 지냈던 전두환씨의 처남 이창석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익성을 내세우는 신우진 판사의 지난 심리와 재산목록 재공개 그리고 “무슨 돈으로 해외여행 이나 골프를 치러다니느냐”등의 발언으로 이양우 변호사측은 당혹해 했다. 이양우 변호사는 “40년 변호사 생활에 이런 재판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전씨측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한편 전두환씨측은 재산명시제도와 신우진 판사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앞에 두고 법률팀을 강화, 법적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건을 위해 2명의 변호사(정주교, 이문호 변호사)를 더 선임했으며, 국내 대표적인 로펌인 “신&김”(세종합동법률사무소)을 섭외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국민들과 언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판승부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