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집단거주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9일 오후 노 대통령의 방일외교에 대한 항의시위를 위해 서울공항으로 가려다 경찰이 이를 막자 다시 청와대로 이동해 항의시위를 벌여 파문이 일고 있다.
‘나눔의 집’ 안신권 국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나눔의 집'(경기도 광주 퇴촌면 원당리)에 살고 있는 강일출, 박옥련, 김순덕, 이옥선, 박옥선 할머니 등은 노무현 대통령이 방일 기간중 과거사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시위를 벌이기 위해 승합차를 이용해 서울공항으로 가려 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입수한 관할 경기도 광주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나눔의 집 입구를 경찰차를 동원해 막아서면서 할머니들이 발이 묶이고 말았다.
경찰이 콜택시도 돌려보내
안 국장은 “나눔의 집 측과 마을주민들이 경찰의 처사에 대해 항의하자 승용차를 치운 경찰들은, 나눔의 집 진입로에 공사차 와 있던 5톤 덤프트럭의 열쇠를 빼 차가 나가지 못하게 막아버렸다”며 “경찰은 승합차 대신 부른 콜택시까지 되돌려 보냈다”고 말했다.
경찰의 저지로 서울공항으로 항의시위를 나가지 못한 할머니들은 나눔의 집 간사 2명, 자원봉사자 2명과 함께 청와대로 향해 삼청동 근처에서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날 할머니들과 항의시위에 동행했던 김정숙 간사는 “현장에 나온 경찰이 ‘위에서 할머니들 이동 못하게 막으라고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며 “할머니들께서 너무 화가 나셔서 내일 다시 청와대 항의방문을 하자고 하신다”고 전했다.
경찰 “공항시위 막으려 한 것은 맞지만 덤프트럭 열쇠 빼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시위를 막으려 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경기도 광주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할머니들이 공항으로 간다는 얘기 듣고 나눔의 집을 방문했더니 실망을 많이 하신 것 같았다”며 “그러나 공항에서 한다는 집회가 신고된 것도 아니고 대통령께서 힘들게 외교하시고 오시는 것이니 참아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공항으로 가기 위해 부른 택시를 돌려보낸 것은 맞지만 덤프트럭의 열쇠를 경찰이 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출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