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개 최고 대형주식가격을 평균하는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지난 6월 4일, 마침내 9천을 넘어섰다. 한때 일만2천을 상회하던 다우지수가 금년 3월중 7천5백까지 하락한 이후 이라크전 종식을 즈음하여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증시는 최근에 세달도 못되서 20%가 뛰어 올랐고 금년엔 통틀어 8%의 상승세로 집계되고 있다.
주식시세의 급등은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물가하락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경제상황을 고려 했을 때 언뜻 이해하기 힘든 현상으로 보이겠으나 증시는 적어도 9개월을 선행하여 움직이는 기관투자가들에 의해 향방이 정해진다는 사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결국 조만간 표면화되기 시작할 경제 회복이 역력해 지기 전에 미리 증시에 돈을 부어 넣고 있다는 이야긴데 그 많은 돈이 최근 2-3년동안 확실한 투자 실적을 보여주었던 부동산에 들어가지 않고 위험 천만일 것 같은 주식시장에 들어가고 있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부시정부의 강경책이 테러에 대한 공포감을 삭이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사실. 지난 2001년 경기 회복이 이루어질 뻔 했다가 다시 침체국면으로 빠졌던 이유는 바로 911 테러의 충격이었다. 테러에 대한 공포와 위기감, 그리고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대기업들의 설비 투자를 미루게 했고 소비자들은 대기업들의 조심성에 대한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았던 것이다. 따라서 금년 초에 접어들어 소비자 신념지수 (consumer confidence)는 급락했고 그에 따른 소비재 산업과 비영구성 생산업이 심한 타격을 입었다. 이제 부시행정부는 악의 축의 뿌리를 뽑기위한 작업에 들어섰고 그에 대한 성과는 테러 공포제거와 다량살상무기 협박에 따른 정치경제적 무질서를 바로 잡는데 공헌한 것이다. 증시가 가장 무서워하는 “불확실성 요소”를 제거 시켰다는 것이 증시를 회복시킨 첫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번째 증시 회복 요소는 저금리 상황의 지속성이다. 미국의 금리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FRB, 중앙은행, 또는 Central Bank)에서 결정한다. 그들이 펼쳐온 통화정책은 배경은 복잡하지만 정책은 간단하다.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의 병행”이 주정책이다. 경제성장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지만 물가가 같이 올라 버리면 아예 성장이 없는이만 못한 결과를 자아낼 수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항상 인플레이션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보편적 경제상황에서는 꾸준한 GDP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식시세를 올려주다가도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발표되기 시작하면 증시는 다시 주저앉는다. 따라서 미 중앙은행은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금리정책을 통해 물가와 과열된 경기를 다스리는데 주력한다. 참고로 그러한 점진적인 경기조절을 연착륙 (soft landing) 정책이라고 부른다. 결국 경기회복 내지는 경제 성장이 기대되고 있을때 주식은 상승하게 되고 인플레가 보이기 시작하면 금리가 올라가기 때문에 주식시세는 다시 떨어지게 되는데 현재의 경제상황은 그렇지가 않다. 금년 경제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디플레이션 (물가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돌고 있다. 그러한 우려는 작년부터 경제 학자들 사이에서 오르내리던 학설에 불과했으나 지난 3월과 5월, 두번에 거쳐 FRB 그린스팬의장이 물가하락을 언급하므로써 미국의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될 것을 확인시킨 것이다. 궁극적으로,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없는 저금리의 장기화가 거침없는 주식상승을 도모해 주고 있다.
위에서 피력한 원천적인 요인들 (fundamental analysis) 외에도 빼놓을 수 없는 상승 이유는 증시의 분위기를 타고 오르는 기술적인 (technical analysis) 요소를 들 수 있다. 인류의 역사, 증시, 부동산 처럼 대중이 함께 움직이는 시장에는 눈으로 짐작할 수 있는 패턴이 있다 (behavioral science). 증시는 행동의 시간이 짧고 자금의 회전이 빠른 관계로 패턴의 모양세가 비교적 단기적으로 분석해 낼 수 있는 것이 특성이다. 최근 6개월간의 주식추이 (특히 나스닥지수)를 보면 상승세의 높이가 높고 하락시 낮음이 높은 위치에 놓이고 있음을 알수 있다 (higher high, higher low). 또한 금년5월초 주식시세는 작년 11월말과 금년일월 중순에 설정된 저항선을 과감하게 뚫고 올라가므로써 자금이 증시로 들어오는데 주저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브레이크아웃(breakout)이라고 하는데 브레이크아웃 포인트를 일단 넘어서면 그동안 관망하고 있던 투자가들마저 증시로 들어오는 것이 상례다. 단기적이나마 증시는 일단 하락세를 벗어나 상승무드로 입각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 외에도 언급할 만한 주식상승 요인은 달러의 약세다. 90년대 초반부터 일본 디플레이션 상황을 계기로 강세를 지켜왔던 달러가 이번에는 정책적 약세로 전환시킴으로써 90년대 말까지 지속됬던 과잉 설비투자와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점진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미대기업들의 수익실적과 재무구조가 달러의 약세 덕을 보고 있는 것이다.
토마스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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