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세계 한민족 포럼 베를린대회를 주최한 LA의 ‘국제한민족재단’(상임의장 이창주)의 사기행각 사건(본보 6월22일자보도)은 피해자들이 늘어나 독일 현지는 물론 한국과 미국에서 계속 크나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베를린 시 경찰국은 피해를 당한 크라운 플라자 호텔측의 고발을 받아 다른 피해자들의 피해상황까지 조사하고 있으며 국제 한민족 재단과 이창주 씨가 발급한 부정 수표들에 대한 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경찰은 피해 동포인 김명기(김 트라벨 대표, 전 베를린 한인회장)씨와 유학생 김상돈 씨의 참고증언도 청취했다. 독일 경찰은 필요 시 인터폴을 통해서 수사를 확대할 계획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부도수표를 남발할 경우 형사범으로 취급해 미국 보다 엄한 벌칙이 가해지고 있다.
주독 한국대사관(대사 황원탁)측도 피해자들과 만나 사건사항의 파악에 나섰으며 피해자 유학생인 이은주 씨 등 관계자들로부터 전후사정을 청취했다. 그리고 본국 외교 통상부에 1차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창주 씨의 거주 관할인 LA 총영사관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회를 재정적으로 후원한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권병현) 측은 현재 진상조사에 나서고 있다. 재미동포재단의 정철현 사업담당 이사는 ‘권 이사장에게도 보고했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한 강력 조치를 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LA 총영사관에도 연락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상황 보다 새로운 피해자들도 나타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회가 개최된 홈볼트 대학에 지불할 장소 사용료 5,000 유로(약 5,500 달러)를 국제 한민족재단 측을 위해 대신 지불한 현지의 한인동포는 이 씨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또 뮌헨 소재의 여성 엔터테이너 그룹인 ‘레디스토크’는 행사 중 연예프로그람을 담당했는데 공연료로 받은 수표가 부도가 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베를린 시내에 있는 ‘호도리’ 한국식당도 식비를 받지 못했고, 행사장에서 통역 서비스를 한 현지 여성통역사 비용도 부도 났다.
특히 이창주 씨는 대회가 끝난 후 행사처리와 비용 결제에 많은 의혹을 나타내 대부분 피해자들로부터 “뺑소니 교수”라는 뒷소리를 듣고 있다.
이창주 씨는 대회가 끝난 후 행사 비용 중 일부를 수표로 지불했으나 줄줄이 부도를 내고 해명도 없이 LA로 돌아가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나중 이 씨는 LA에서 전화로 5윌 20일에 빚을 갚으러 베를린에 간다고 통보해 놓고서도 20일 당일 전화로 취소하면서 빚은 송금하겠다고 했으나 그 약속마저 부도 냈다.
이번 ‘국제사기사건’에 언론들도 책임이 많다. 국제한민족재단 주최의 제4회 세계한민족대회에 한국에서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KBS, MBC 그리고 미국에서 한국일보, 중앙일보 등이 후원했으며 직접 특파원들을 포함해 편집국장, 편집위원 등을 대회 발제 토론자 등으로도 참여시키면서 대회 홍보에 열을 올렸다. “세계적 지성, 석학 들의 모임…” 이라는 어휘를 동원해 대회가 매우 권위가 있는 것 처럼 과대포장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러한 과대선전이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켰고 이 대회에 참석하는 것이 커다란 특권인 것처럼 의식하게 만들었다.
이들 언론사들은 이창주 씨가 제2회 히로시마 한민족 포럼에서도 사기행각을 벌인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과했다. 이번에도 사기행각이 발생해 피해자들의 탄원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후원한 대회라는 사실에서 모든 사항을 은폐하는데 결과적으로 동조했다.
이들 언론들과 국제한민족재단 관계자들은 베를린 한민족 포럼 대회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소련 서기장과 슈뢰드 독일총리 등 세계적 저명 인사들이 참가할 것이라고 소문까지 내어 독일 현지 동포들과 각국에서 오는 참석자들의 마음을 부풀게 했다. 물론 고르바초프와 슈뢰더 총리는 참석치 않았다. “아니면 말고” 식 이었다. 국제한민족재단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이 재단은 1999년 1월 10일 뉴욕에서 한민족 포럼재단 이름으로 뜻 있는 학자들의 주도하에 설립되어 오늘의 국제한민족재단으로 발전한 자생적 독립적 순수 민족재단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조직 구성을 살펴보면 회장은 권병호 박사로 되어 있으며 이창주 씨는 상임의장으로 회무를 집행하는 책임자로 정관에 규정해 놓았다. 이창주 씨에 대해서는 러시아 국립모스크바대학 경제학(정치경제학)박사로 ‘분단민족과 세계’ ‘러시아 정치현대사’ 등을 포함한 여러 권의 저서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재단은 고문으로 이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강만길 상지대 총장, 조병태 OKTA명예회장 등을 두고 있는데 이들은 이번 베를린 대회 사기사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LA쪽의 임원을 보면 이번 제4회 베를린 한민족 포럼의 준비위원장을 맡은 한원구(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미국연구위원)씨가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현재 이사장은 공석이다.
LA 본부장은 金용현(LA평통 부회장)이고 집행위원으로 류박우(남가주농산/신선농장 회장), 박상원(이민100주년남가주기념사업회사무총장)씨,정연진(위안부정의회복위원회위원장)씨,오인동(Korea-2000위장)씨 등이다. 이번 베를린대회에 스폰서로 삼성그릅, LG, 현대자동차,대한항공 등 이외에 LA의 홍명기 평통회장이 운영하는 듀라코트사와 세계한상대회 의장인 정진철 씨가 운영하는 Royal Imex 등이 참여했는데 국제한민족재단측은 결산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이창주 씨와 국제한민족재단이 일으킨 사기사건에 대해 베를린 현지의 ‘오마이뉴스’ 통신원도 현재 이 사건을 취재 중이다.
성진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