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달 전만 해도 투자자들로부터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했던 저가 주식들이 최근 뉴욕 증시의 급등세를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아메리칸항공. 이 항공사의 모기업인 AMR의 주가는 지난 3월 말 파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폭락해 1.25달러까지 밀렸으나 4월 이후 급등해 최근 11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2분기에만 4백24%나 올랐다.
통신업체들이 아직도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바야(루슨트 테크놀로지에서 분리돼 나온 기업용 전화설비업체)는 2분기에 1백6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1일 현재 주가는 7.47달러. 브로드콤도 4월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 현재 주가가 28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다. 역시 통신업체인 PMC시에라.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서킷 등도 지난 세달간 주가가 80% 이상 올랐다. 캘리포니아주의 발전설비회사인 캘파인도 2분기 상승률이 1백%에 달했다.
투자자들이 싼 맛에 이들 주식을 사들이면서 저가주가 크게 뛰고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아메리칸항공은 3분기에도 주당 2.68달러의 적자가 예상되며, 미국 내 주요 항공사들이 승객 감소와 치열한 요금 경쟁 때문에 앞으로 적어도 1년은 이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통신업체들도 아직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실정이다.
그런데도 주가가 싼 편이라는 점만 노려 이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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