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이 나라를 망쳤어, 큰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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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15일 오전 대표 취임 인사차 김영삼 전 대통령 상도동 자택을 방문·환담을 나눴다.

특히 최 대표와 김 전 대통령은 회동 내내 북핵 문제와 대북송금 특검법, 경제 문제 등을 화두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하는 등 ‘한 목소리’를 냈다.

우선 김영삼 전 대통령은 특검법 처리와 관련 “원래 김대중이 그런 방해작업에는 전문”이라며 “밤낮 속여먹고…, 내가 대통령 때 약속했다고 해서 국회 연설하러 갔지만 야당 의원들이 한번도 안 들어왔다”고 DJ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고, 대통령이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다”며 “남북 관계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잘 하기를 바라지만 잘하는 것은 없다”고 노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최 대표도 노 대통령에 대해 “상대방 코드에 자기 코드를 맞춘다”, “허무한 정권”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98년 북한의 고폭 실험 이후 대북송금이 이뤄진 것에 대해 “김대중이가 이적행위를 한 것이고 실정법 위반”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고, 최병렬 대표 역시 “충격적”이라며 호응했다.

이날 김 전 대통령과 최 대표의 회동은 박진·김영선 한나라당 대변인과 임태희 대표비서실장이 배석했으며, 10분 가량 공개 면담을 가진 뒤 35분 가량 독대했다.

회동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문밖까지 나와서 최 대표를 배웅했다. 박 대변인은 “분위기가 시종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한편 최 대표는 지난 9일 노태우 전 대통령과 만찬회동을 가졌고, 오는 16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18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잇따라 예방할 계획이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회동은 15일 국회에서 2차 대북송금 특검법이 통과된 이후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최 대표는 평소 “대북뒷거래와 관련 DJ에 대한 수사는 필요하지만 사법처리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다음은 박진 대변인 등이 전한 최병렬 대표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화록 요지다.

최병렬 대표 “젊어지셨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내가 운동을 하니까, 매일 아침 배드민턴 치니까…. 그래 특검은 언제 하기로 했나?”
최병렬 “오늘 추경안을 먼저 처리하고 특검법을 처리하기로 국회의장 앞에서 여야 총무가 약속을 했습니다. 물리적으로 막지는 않기로 약속했는데…. 해봐야죠.”

김영삼 “원래 김대중이 그런 방해작업에는 전문이야. 밤낮 속여먹고…. 내가 대통령 때 애 많이 먹었어. 국회 연설하러 갔다가, 야당의원 있는데서 한번도 안했어. 약속했다고 해서 갔는데 한번도 안 들어왔어. 그래서 의원총회에서 ‘할 필요 있나’ 해서 안 했지. 나라가 되겠어요?”
최병렬 “큰일입니다. 경제나 사회 모두가 불안하고 매일매일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김영삼 “매일매일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대통령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고, 대통령이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어. 국민이 걱정이야. 남북 관계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잘 하기를 바라지만, 잘 하는 것은 없어.”
최병렬 “국민은 도탄에 빠지고 남북관계도 그렇고, 말이 아닙니다.”
김영삼 “회담한다는데, 갖다주는 것만 있지 받는 게 있어? 교환방문이라고 하지만 무슨 교환이 있었나? 햇볕정책 때문에 나라가 망했지, 망했어.”

최병렬 “북한이 원자탄 만들기 위해 뇌관 고폭 실험 한 것을 98년 4월에 한국과 미국이 함께 확인했었는데, 2000년 이후에 5억불을 갖다준 것이 문제입니다.”
김영삼 “김대중이가 이적행위 한 것이지. 실정법 위반이고….”
최병렬 “충격입니다.”
김영삼 “나도 충격이야,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어.”

최병렬 “경제문제가 보통이 아닙니다. 실업은 늘어나고, 기업과 시장이 모두 망가져서 남대분과 동대문은 거의 철시 상태입니다.”
김영삼 “남대문, 동대문이 완전히 공일이다. 운동하는 사람들 많은데, 늦게까지 한다. 어차피 아무 것도 못 파는데 천천히 간다. 전에는 급하게 출근하더니, 이제는 실컷 하고 샤워하고….”

최병렬 “마수를 못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김영삼 “경제가 어떠냐고 물어보면 말도 못 꺼내게 한다. 이민 가는 사람도 많다더라. 실제로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 보통 문제가 아니다. 과거 역대 정권에서는 이런 예가 없었다.”

최병렬 “상황이 이런데, 난데없이 민주당 내에서 대선자금을 가지고 저희들끼리 양심고백을 하고 난리입니다.”
김영삼 “참, 하여튼….”

최병렬 “아주 허무한 정권입니다.”
김영삼 “역대 이런 정권을 보지 못했다. 사실 대통령 지낸 사람으로서 내가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인으로 픽업해서 국회의원도 시키고 해서 솔직히 잘해 주길 바랬는데, 잘 하기는 다 틀렸어. 기대를 안 해야 돼. 말을 함부로 하니까. 미국·일본·중국에 가서 하는 말이 다르고 아침·저녁으로 말이 다르니, 그게 무슨 믿음이 가나. 말을 안 하는 게 옳은데 말이 너무 많아.”

최병렬 “사람들이 얘기하기를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코드에 맞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요즘 시중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상대방 코드에 자기 코드를 맞춘다고 합니다.”
김영삼 “(노 대통령이) 모택동과 등소평을 존경한다니, 그 말 듣고 깜짝 놀랐어. 모택동은 수백만을 죽이고 공산혁명 한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사람을 존경하나. 등소평이라면 중국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으니 이해가 가지만 모택동을 얘기한 것은 실언이 아니라 도저히 정상적인 판단이 아니야.”

최병렬 “대통령이 경제문제에 대한 비상한 대책을 내놓고 국민이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게 도리인데, 그런 기색은 안보이고 오히려 엉뚱한 판만 벌어지고 있습니다. 북핵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북한의 동태도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김영삼 “미국은 상당히 강경해요. 일본과는 짝이 맞아서 움직이는 것 같아.”

최병렬 “98년 4월 미국과 우리정부가 북한이 핵개발을 한다는 정보를 알고서도 4억달러를 갖다줬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김정일을 방문한다는 이유로 현금을 갖다주었고, 정주영씨도 소에 얹어서 트럭에 얹어서 현금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에 북한의 핵 개발에 필요한 달러를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이 공급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김영삼 “김대중의 정책이 나라의 역사를 망치고 일본의 재무장을 만들어냈어. 큰일이야.”

출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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