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철저 대해부] 재개될 “3자협의”… 그 전망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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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2~15 중국특사의 방북으로 “다자속 양자협의”란 모양새가 갖춰지면서 물꼬가 트인 북핵협상 재개문제는 우선 지난4월하순 북경서 열렸던 ‘3자협의’(사실상 2자협상)의 모양새부터 시작될 것이 확실해졌다. 다이빙궈 중국외무차관의 방미를 맞아, 그의 김정일 국방위원장면담 내용 및 경위를 설명받고 미국이 “ 선 3자협의 후 다자협의”방식으로 한발짝 양보한 때문이다. 그래서 “7월내 재개”설까지 등장했었다. 허나, 그게 간단치않았다. 중국측이 이번엔 미국안을 북한과 논의해 그쪽 수락을 받아내야만 재협상이 확정되게끔 돼있었던 것. 요즈음 “8월 하순 또는 9월초“설이 유력해진 까닭이기도 하다. 평화적해결로 가닥이 잡히고서도 협상형식을 에워싸고 이 모양이라, 1년여를 끌었던 10년전의 1차 핵협상을 상기케 하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급박해진 북핵협상 앞날을 조명해 본다.

미국 “여유” 북한 “초조” 중국 “뻘뻘”… 얼마전 한 국내신문이 전한 북핵관련 3개국 분위기 촌평이다. 아닌게 아니라 미국은 북한의 “재처리 완료”통고에도 태연하면서 평화적해결의 촤종목표를 ‘북핵의 영구폐기’(파웰 국무장관)로 설정 후 여유작작한 모습이다. 한편 북한측은 다이빙궈 중국특사가 다녀간 후 김정일이 언급했다는 미국의 “적시(敵視)정책’등을 언론매체가 총동원되다시피 재론하며 미국측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중국은 영향력을 총동원한 대북설득의 실효를 위해 중간에서 동분서주하는 형편인데, 미국이 “선 3자협의”에 동의해 주자, 불가분리의 새 과제인 ‘후 다자협의’방안을 북한에 설득하는데 “애간장”을 태우고있는 것이다.
김정일은 지난14일 만났던 다이빙궈 중국외무차관에게 “북.미간에 의미있는 대화가 필요하다”며 미국과의 재협상 필요성을 재강조했는데 ‘5자협의’에 대해선 확실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당초에는 (북미 직접협상이 먼저 된다면) 3~5자라는 다자협의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했다던 일부 보도와는 달라진 얘기이다.

뿐만 아니라 김정일은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한다는 소위 ‘적시’정책에 대한 불만과 함께 (북한)체제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도서는 ‘적시’정책이란 용어는 미국과 일본의 WMD(대량살상무기)관련 물자수출 봉쇄틀짜기에 대한 불쾌감 표시로 사용됐다고 했다. 김정일은 또 북핵의 “실질적 해결책”으로 북한이 핵폐기와 미사일 수출을 금지하면 미국은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단계적 일괄타결>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보도되기도 하였다.

미국측이 중국의 중재역할을 평가하고 그 제안에 동의해 주자, 북한측 태도가 다시 변화조짐을 나타냈다. 김정일의 얘기가 자세히 알려진 당시(20일) YTN은 북한.러시아관계소식통의 말이라 하여 “북한은 김정일의 권력유지를 미국의 체니부통령이나 파웰국무장관중 한사람이 구두로 약속하면 5자회담 수락방침”이라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24일 북한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 핵의 국제화는 북.남과 북.일간 관계진전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며 다자협의 반대움직임을 보인가 하면, 조선중앙방송도 같은 날 “일본은 (핵협상에 )끼어들 자격이 없다”는 등 노골적으로 5자협상을 반대하였다.

미국이 묵살했던 4.23제안이란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는 중국중재아래 지난4월23일 북경에서 열렸던 이번 북핵협상의 첫날, “3자협의”틀속에서 회담이 끝나 중국대표가 퇴장한 뒤에 틈을 타서 북한대표가 창가로 미국대표를 끌어내 “낭독한 성명’속에 담겼던 ‘일괄 타결안’의 “재판”이라 할 수가 있다.
그러면 미국이 가타 부타 언급조차 하지않고 묵살했던 이번 북핵협상에서의 북측 4.23일괄타결안이란 과연 어떤 내용이었던가? 여지껏 알려진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북측이 핵폐기에 응하는 조건>(4월23일 북한외교부 부국장 제안)
* 전제조건= 1) 미국의 불가침 확약 2) 미.북 외교관계 개설 3) 일본과 한국의 경제지원을 미국이 보장 4) 경수로 지연보상과 완성
* 4단계 방안( 미국측 요건과 그것이 충족된 때의 북측<대응>의 순)
제1단계= 중유공급 재개, 미.일.한국이 인도적 식량지원을 해주면…< 핵개발계획을 단념한다는 의도를 표명>
제2단계= 불가침조약 체결, 경수로의 지연 보상 재건설 시작하면 < 핵시설 동결, 사찰 수락 >
제3단계=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국교를 맺으면 < 미사일문제를 해결시킨다>
제4단계= KEDO가 경수로를 완공한 후에< 핵시설을 완전히 폐기한다>

당시의 이 제안은 다분히 미국의 의도를 탐색하는 수순이긴 했다. 예를 들어 불가침문제만 해도 불가침의 “확약”과 “조약” 두갈래가 오락가락 했던 점을 둘 수 있다. 그런데 당시 미.일.한의 기본방침은 “ 핵시설의 와전폐기”였다. 그런데도 한국과 일본은 대화를 계속하자며 ‘대안 작성’을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었다.
7월초 한.미.일과 중국의 북핵 해결책을 일별하면 다음과 같았다.(일본 마이니치신문 7.3자). 우선 한국과 미국의 최대차는 스타트 라인에서 달랐다. 미국은 북한이 핵포기하면 체제를 보장한다는데 대해, 한국은 미.북 동시행동을 주장. 일본의 해결책은 북한= 핵무기개발 포기, 핵시설 해체, 보유핵무기 폐기, 납치문제 해결, 미사일실험 및 수출을 중지하면, 일한미3국= 불가침 확약, 에너지 식량 지원, 중유 제공, 일조교섭 재개한다. 중국은 비핵화 지지와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며, 최근 미.북아닌 다국간협의 지지쪽으로 돌아섰다고했다.

한편 1년반이상을 끌었던 93~94년의 제1차 북핵협상때의 타결, 즉 94년10월 “제네바 협약”의 합의틀 내용은 단 2개항이었다. 1) 북한은 흑연로발전소(풀루토늄 추출이 쉽다)건설, 운전을 동결하고 해체. 2) 미국은 경수로발전소 2기(풀루토늄 추출 곤란)건설 지원, 완공때까지 중유50만t 공급.
그러다가 2002년10월 북한의 농축우라늄게획이 발각되어 마국이 동년12월 중유제공을 중지하면서 2차 북핵위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북한의 협상의도는 무엇…

북한의 소위 ‘벼랑끝’외교는 멈출 줄을 모른다. 제2차 북경 직접협상의 길이 열렸는데도 북한은 다시 강공으로 나오고 있다. NY경로를 통해 오는 9월9일 북한건국기념일에 “핵보유 선언”을 한다고 통고한 것이 최신의 예이다.
일본의 저명한 한반도전문가 이즈미 하지메(伊豆見. 시즈오카大)교수는 이를 “서툰 외교”라며 다음과 같이 두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째는, 대미협상 담당자가 10년전과 똑같은데 김일성의 1차 핵위기때의 외교부 부상 김석주와 김계관이 지금도 협상실무자들. 그런데 1차때는 NPT(핵확산금지조약)탈퇴선언까지 갔었다.

그들은 행동(탈퇴)은 유보하고 미국에 패키지딜(포괄적 타결)을 제의했다. 대체에너지를 보충해주었으면 하는 것. 그런데 클린턴정권은 안된다고 했다. 그러자 북한은 94년봄 원자로에서 사용후의 핵연료봉을 끄집어냈다. 미국은 93년봄 북한의 핵시설에서 핵폭탄 1~2개분의 풀루토늄이 사라진 점을 문제삼아 “밝히라”고 윽박질렀으나 북측은 그렇다면 새로 연료봉을 꺼내 재처리하겠다며 전쟁을 불사하는 “진짜 벼랑끝”전술로 나온 것. 미국의 최대목적은 “북한의 풀루토늄 제조 저지”였는데 그리되면 ‘과거’가 아니라 ‘현재’가 더 큰 문제가 돼버린다. 그래서 미국이 한걸음 물러난 것이었다. 북한 외교팀이 10년전 “승리”를 몽상한대서가 아니라, 그 당시의 풀루토늄 보유와 지금의 핵탄두 보유추구는 목표며 차원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된다.

두 번째는, 9.11사태로 미국이 변했다는 점이다. 보다 강경한 공화당정권의 등장 탓도 있지만, 9.11테로후 미국의 세계전략은 북한 핵이 아랍권 테러분자들손에 넘어가는걸 단호히 막아야 하는 입장이 돼버렸다. 하물며 대포동등 장거리미사일까지 갖춰가자 한층 심각해 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이 ‘선 양자협의’에 응했음에도, 94년10월 1차 합의 직전때 외무성대변인이 “미국이 군사적인 위협을 계속한다면 핵활동을 재개한다”며 예의 ‘대화와 위기를 병행시키는 벼랑 끝전술’을 재연시키고 있는 셈이다.

지난4월23일 중국의 중재로 열린 북경서의 3자협의 때도 비공식의 자리에서 북한은 미국에 “핵보유”를 통고해 위기감을 높이려했다. 그런 한편에서 공식협의의 장에서는 미국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불가침조약’체결이 아니라 “공약이라도 괜찮다”는 자세로 타협을 모색하기도 했었다.

북한은 계속 대미직접협상에 집착하고 있다. 4월의 북경 3자협의를 그들은 <중국이 사회를 맡았던 미북대화>라고 규정했었다. 앞날 협의를 북경협의의 계속쯤으로 여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다자협의의 앞날은 현재 불투명해지고 있다.
왜 북한은 미국과만 협상하려고 드는가? 서울대 허용출교수(외교학)는 “소극적측면으로 북한은 다자적 틀이 부여하는 ‘공동의 압력’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또 북한은 한국이나 일본에는 ‘경제지원’을 기대하고 있기에 다자협의 시는 충분한 논의가 어렵다는 측면을 고려해서 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단독대응과 부담을 꺼리는 미국

한편 미국으로서는 이제 더 이상 북한 핵의 “덫”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세계전략에 일대수정을 가하고 있는 중이다. 냉전이후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이 감해진 측면도 있지만, 팽창일로의 중국과 세계2위의 규모를 아직 지니고 있는 일본사이에 끼어있는 한국에 더 이상 미군을 주둔시킬 필요성은 없다 하여 지금 한창 철군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변국가들이 공동으로 북한의 제멋대로의 행동을 걱정하고 규제해주는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5자와 나아가 러시아도 참여시키는 6자협의를 적극 찬동하고 추진한다. 북한이 아무리 강온전략으로 미국을 협상파트너로 끌어들이려 해도 이제 미국이 한반도문제에 뛰어들어 팔을 걷어 부치고 혼자서라도 해결해주겠다고 나서는 일은 다시는 없다고 보아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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