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사와 본국 외환은행(Korea Exchange Bank)의 외자유치 및 경영권 매각협상이 지난 27일 체결되었다. 지난 22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기존 주주 수출입은행(정부)과 코메르츠방크 등과 협의를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관측과 함께 지난 24일에는 외환은행과 론스타간의 핵심 쟁점사항이던 가격을 포함하여 주요 매각조건에 상당 부분 합의를 함에 따라 계약체결을 위한 준비작업이 마무리되는 즉시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이후 예상대로 지난 27일 본계약을 체결했다. 외환은행은 액면가 5,000원에서 20%를 할인한 주당 4,000원에 신주를 발행하는 등 론스타측으로 경영권 인수를 넘길 것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본국 외환은행은 제일은행과 한미은행에 이어 세번째로 외국계 자본에 의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되었으며, 외환은행의의 총 자산 대비 6%에 해당하는 퍼시픽유니온뱅크(PUB)도 곧 자산 실사 및 시장조사 등에 따라 매각이나 철수 등의 몇 가지 변수를 두고 운명이 결정지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LA 교포들과 함께 30여년 역사를 함께 해온 퍼시픽유니온뱅크가 외국계 은행에 매각될 것을 우려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LA한인 은행 「연대
투자해서라도 외국계
은행에 매각 막아야 」
새 주인은 바로 한국계 은행이자
우리들이 되어야 한다
이제 지난 99년의 아픔이 다시 우리 LA 한인교포들에게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론스타측이 미국계 은행이나 중국계은행에 매각할 경우를 절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우리들과 함께 30여년동안 같이 해온 퍼시픽유니온뱅크를 잃어버려야 하는데, 우리들은 이를 막아야 할 것이며 상위권 한국계은행들 역시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론스타측이 어차피 매각이라는 카드를 제시할 경우, 차라리 우리 한인커뮤니티나 금융권을 위해 한국계 은행이 인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30년간 LA 한인사회발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해온 퍼시픽유니온뱅크를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30여년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성장해온 퍼시픽유니온뱅크는 기로에 서있다. 금주 중 외환은행과 론스타측이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다음달 16일 임시주총을 통해 신주 발행 결의안을 결정하게 되면 퍼시픽유니온뱅크의 운명이 가시화될 예정이다. 따라서 우리 LA한인교포들과 한국계은행들은 30여년 역사를 함께 해온 퍼시픽유니온뱅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에도 지금처럼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인사회 함께 성장한 30년 역사 PUB 치열한 매입 ‘3파전’
본국은행들 군침 미국·중국계 은행 가세 교포은행 매입도 변수
외환은행 새 주인을 맞이하다
외환은행은 지난 몇 달간 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측과 외자유치 및 경영권 매각과 관련한 진통 끝에 경영권을 내주는 방향으로 결정되었다. 이로써 IMF사태이후 은행권은 은행간 합병 및 구조조정 등으로 제일은행(99년)을 필두로 한미은행(00년)에 이어 세번째로 외국계 주인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되었고, 본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조흥은행마저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조흥은행은 본국 은행권의 최고 고령은행으로 신한금융지주와의 협상에 따라 향후 2년간 ‘브랜드’는 유지될 수 있지만 ‘몸통’은 매각이 된다는 점에서 실제로 매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외환은행 역시 지난 27일 외환은행이 이번주 중 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와 외자유치 및 경영권 매각을 위한 협상을 매듭짓고 본계약을 체결하였다. 지난 24일 금융권에 의하면 외환은행과 론스타측은 핵심 쟁점사항인 인수가격을 포함한 주요 매각조건에 상당 부분 합의를 도출하였고 최종 법률 검토 등을 통해 계약체결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급진전되고 있는 외환은행 경영권 인수는 결국 계약을 체결하였다.
대략적인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외환은행은 액면가(5,000원)에서 20% 할인한 주당 4,000원선에 신주를 발행하고, 1조원의 신규자본을 확충 및 기존 주주인 수출입은행 지분(32.5%)과 코메르츠방크 지분(32.5%) 등 구주 지분 일부인 51%(1억7,000만주)와 경영권을 3,000억∼4,000억원에 론스타에 넘길 것으로 전해졌다. 대략적으로 외환은행의 구주 일부와 신주 등의 규모를 합쳐 약 1조 3834억원의 규모 주식을 인수하는 셈이다.
정부측은 구주 매각보다 신주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에 중점을 두었다고 언급했으며 실제 론스타 측이 구주보다 신주발행에 1조원 안팎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계약체결을 하였다. 이로써 외환은행은 지난 1967년 국내 최초 외국환 전문은행으로 탄생한 이후, 코메르츠방크에 이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되었다.
퍼시픽 유니온 뱅크,
누가 새 주인 되나
외환은행 자산규모 대비 6%에 해당하는 퍼시픽유니온뱅크도 본국 외환은행의 경영권이 론스타측으로 넘어감에 따라 몇 가지의 변수를 가지고 결정될 운명이다.
이미 본국에서 IMF당시 자기자본비율(BIS) 조정 및 지점 폐쇄 등을 거쳐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리를 쳤던 제일은행도 뉴브리지 캐피털사로 경영권을 넘겨준 이후, 미주 지점 등을 모두 철수 시킨 사례가 있다. 미국 은행감독국의 번거럽고 복잡한 감사 절차를 피해 관심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만일 론스타측이 퍼시픽유니온뱅크 역시 불필요한 관심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폐쇄 혹은 매각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적 이해손실 관계를 계산하여 매각이나 철수 및 폐쇄를 강행하겠다는 의미인데 실사를 통한 자산 평가 및 한인타운내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확인한 후 퍼시픽유니온뱅크의 운명이 결정될 것은 자명하다.
이미 퍼시픽유니온뱅크의 고위 관계자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본국의 외환은행으로부터 명쾌한 지침사항이 아직 없는 상태이고, 퍼시픽유니온뱅크의 정확한 향방은 본국 지침과 실사를 통해 결정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LA 외환은행 관계자 역시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답변할 만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퍼시픽유니온뱅크의 총자산은 10억 4백만달러, 총 자본금 1억 6백만달러로 상당한 규모의 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상반기만 해도 5백51만5천달러의 흑자를 내었다. 대출총액은 7억8천2백40만달러, 예금고는 8억 2천1백5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자산수익률은 1.11%로 지난해 대비 0.32%감소했으며, 자본수익률은 10.72%로 지난해 대비 2.02%로 나빠졌다.
퍼시픽유니온뱅크는 지난 1975년 설립된 이후 줄곧 한인들과 함께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립시절 초창기의 경제적, 시장상황의 악조건 속에서도 많은 한인들이 한국계 은행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함께 일구어 온 은행이기 때문이다. 현재 퍼시픽유니온뱅크는 12개의 지점과 시애틀 등에 Loan Production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명실공히 한인을 위한 은행서비스의 대표선두 주자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이런 퍼시픽유니온뱅크가 본국 외환은행의 새주인인 론스타를 맞이 하면서 매각될 경우 새주인으로 한국계 은행이나 미국계(중국계)은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나 금융권 관계자들은 미국계 은행에 매각될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LA 한인교포들과 함께 격동의 시절 속에서 성장해 온 유일한 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 퍼시픽유니온뱅크가 매각 시에 한국계 은행이 아닌 미국계 은행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인 것만은 자명하다. 이미 우리들은 지난 99년 IMF로 인해 본국 은행들과 대기업들이 외국계 주인을 맞이하고, 마치 점령군이라 불리우는 그들에게 온갖 최상의 조건을 제시한 채 모든 것을 빼앗기는 설움을 겪은 바 있다.
한때는 우리들은 먼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IMF라는 경제적 위기에 따른 체제가 동고동락한 기업들을 순식간에 낚아 채어가는 현장을 바라보고 있을 수 없어 ‘단일민족’인 우리들은 ‘금 모으기 운동’으로 경제적 위기 극복 및 외국 점령군의 자본으로부터의 해방 등을 외치며 난관 극복에 의기투합하기도 하였다.
주계약 내용 요약
외환은행 총 매각가격은 우선주 인수분 3084억여원과 신주 매입분 1조750억원을 합쳐 1조3834억원이다. 이로써 론스타측은 외환은행의 지분 51%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론스타는 또 외환은행의 ‘전략적 투자자’로 남아 향후 2년간 지분매각이 제한된다. 논란이 됐던 사후손실보전(풋백옵션·인수 후 발생하는 손실만큼 인수가격을 깎아주는 것)은 본계약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소송 등에 대한 보상조항(Indemnification)’은 포함됐다. 론스타는 인수대금을 다음달 말까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외환은행은 다음달 1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주 발행과 경영진 교체를 결의할 계획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사내외 이사 10명 가운데 7명을 파견한다. 나머지 이사 3명은 기존 대주주인 코메르츠은행과 수출입은행, 한국은행 몫으로 남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외환은행 대주주 지분은 △론스타(51%) △코메르츠방크(14.75%) △수출입은행(14.00%) △한국은행(6.18%) 순으로 조정됐다.
론스타 펀드
론스타펀드는 1991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설립돼 현재 14개국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투자펀드이다.
주로 부동산이나 구조조정 투자를 해 왔으며, 전 세계에 6000여건, 180억달러의 부동산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내 투자규모도 10조원을 넘는다.
주요 투자자는 미국의 연·기금과 사립학교 재단, 유럽계 투자자 등 대형 투자기관이다. 회사 본사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근거지인 텍사스에 있어 미국 내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를 설립한 존 크레이켄 회장은 지금까지 오너 겸 최고경영자(CEO)로 현역에서 일하고 있다.
론스타펀드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 당시 자산관리공사(현재 KAMCO)로부터 5000억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사들이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한빛여신전문을 매입한 데 이어 이번에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국내 금융계의 큰 손으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