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이 최근 서울 한남동 이 회장 자택에서 저녁을 들며 중앙일보의 일간스포츠 지분인수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밝혀져 관심이 되고 있다. 이는 한국일보의 효자 신문이었던 일간 스포츠가 떨어져 나가면서 경쟁사인 중앙일보와 제휴해 언론사간에 미묘한 파장을 주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장은 법적으로 중앙일보와는 분리된 상태인데 장 회장과 만나 이와 관련된 사항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장재구 회장은 일간스포츠를 뺏긴 분을 중앙에다 하지 않고 삼성 총수인 이건희 회장을 택한 것도 재미 있다. 어떻게 보면 삼성과 중앙을 이간질 시키려는 의도로도 보이기 때문이다.이건희 회장과 중앙일보의 홍석현 회장은 처남 매부 사이다. 그리고 중앙이 삼성에서 분리되어 나왔다고 하지만 처남 매부 지간은 떼어 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장 회장이 모를 리 없고, 과거 장 회장이 LA한국일보를 경영할 때 LA중앙일보와 싸울 때면 직접 신문사를 건드리지 않고 중앙의 모계 회사인 삼성을 공격하는 수법을 써왔다.
성진 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중아일보 지분 참여에 노골적 불쾌감 드러내 양측 미묘한 갈등 차
지금 LA에서는 한국과 라이벌인 중앙이 일간스포츠를 인터넷으로 서비스 한다고 치고 나오면서 새로운 경쟁을 유발시키고 있다. 중앙의 홍석현 회장은 오는 10월 LA를 방문해 “미주에서 중앙이 정상의 신문”임을 선포할 예정이다. 홍 회장은 세계언론계에서도 리더쉽을 발휘하는 언론사 사주로서 중앙일보를 21세기 미디어 왕국으로 키워 과거 이병철 회장과 홍진기 회장의 꿈을 이룩할 야망을 키워가고 있다.
이번의 삼성 이 회장과 한국의 장 회장간의 회동은 미디어오늘이 지난달 27일 보도하면서 조선일보가 이를 인용해 밝혀 언론계에 회자됐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한국일보 고위관계자가 “지난 22일 저녁 이건희 회장과 장재구 회장이 이 회장 자택에서 두 시간 동안 저녁식사를 같이 했으며 삼성 구조조정본부 이학수 사장도 동석했다”면서 “중앙일보의 일간스포츠 지분 인수 건에 대해 장 회장이 불쾌감을 표명하자 이 회장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한국일보 고위 관계자는 “두 분이 충분한 얘기를 나눴으며 이 회장이 장 회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가운데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에게) 전할 부분은 전하기로 했다고 들었다”면서 “장 회장은 홍 회장의 일간스포츠 지분 인수에 대해 ‘가족간에 문제가 있는 일인데 중앙일보가 끼어 들어 불쾌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디어오늘은 보도했다.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과 일간스포츠 장중호 사장은 숙질간이며 한국일보는 현재 일간스포츠 지분 14.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중앙일보는 지난 7월 14일 일간스포츠 유상증자에 참여해 11.46%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일간스포츠 3대주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후 일간스포츠 콘텐츠와 판매권을 둘러싸고 한국일보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은 또 삼성그룹 관계자가 “장 회장과 이 회장은 2∼3년에 한번씩 오찬이나 저녁식사를 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는 사이이며, 이날 만남은 그 연장선상”이라며 “추론컨대 두 분은 그 동안 일간스포츠와 한국일보의 분사와 경영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자는 차원의 덕담을 했을 것으로 본다. 두 분이 만난 후 가시적인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건희 회장의 유감 표명에 대해 그는 “이 회장이 중앙일보의 일간스포츠 지분 참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것도 이상하다. 삼성과 중앙일보는 분리된 이후로 전혀 업무 연관이 없다”고 말한것으로 미디어오늘은 덧붙였다. 또 삼성관계자는 “심지어는 중앙일보에 기사를 써달라고 요청을 하면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서 역차별을 당할 정도다. 광고비도 조선·중앙·동아 순으로 집행될 정도로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앙숙관계에 있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MBC 이긍희 사장이 최근 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역시 언론계에 화제가 됐다. 방상훈 사장은 지난달 19일 MBC를 방문해 이긍희 사장과 면담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는 방 사장 외에 안병훈 부사장, 진성호·어수웅 기자가 동석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이 사장과 방 사장의 이날 면담은 방일영 전 조선일보 고문이 타계한 후 문상을 온 언론사 사장들을 답방차원에서 연쇄 방문한 것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면담은 언론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방 사장이 “지난해까지 MBC와 갈등관계에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그런 관계가 해소되고 있는 듯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선일보와 MBC의 관계 복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관계자는 “일각에서 그 동안의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것 아니냐는 막연한 추측을 하고 있는데 풀어야 할 이유도 없고 인위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면서 “덕담 차원에서 여러 얘기가 오갔을 수는 있으나 양 사의 갈등 부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BS의 경우 정연주 사장이 문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 SBS의 경우 그날 송도균 사장이 출장 중이었다”면서 “MBC만 방문한 것을 두고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데 이는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하여간 방 사장은 KBS와 SBS를 방문하지 않았다.
인기탤런트 명세빈 결혼은 “낭설?”
삼성 이건희 회장과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간의 밀담의 주제인 일간스포츠는 장중호(30)씨가 사장이다. 장 사장은 93년 타계한 한국일보사 장강재 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아메리칸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2000년부터 한국일보사 경영에 참여해오다 지난해 ‘일간스포츠’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장 사장은 장재구 회장의 조카이다.
그는 일간스포츠가 지난 6월 한국일보와 갈라지면서 세간의 화제를 몰고 왔는데 그 당시 인기 탤러트 명세빈(27)과 결혼할 것으로 알려져 2중의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이 소문은 슬며시 사그라 들더니 없던 것으로 됐다. 최근 발간된 여성동아(8월호)는 “ 두 사람 사이는 오빠 동생 사이일 뿐, 결혼 안 한다”고 보도했다.
과연 두 사람은 결별한 것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결혼설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을까? 명세빈은 지난 6월24일 귀국 후 친척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말 장 사장의 어머니이자 원로 배우인 이순임씨(57)가 동해시 묵호항에서 한국영상자료원 주최로 열린 ‘영화의 고향을 찾아서-미워도 다시 한번’ 행사 중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올가을쯤 큰아들(장중호씨)이 연예인과 결혼한다”고 밝혀 두 사람의 사랑이 열매를 맺게 된 것이 공개됐다. 이후 각 언론들은 ‘명세빈·언론인 사장과 가을 결혼계획’을 일제히 보도했다. 장 사장 어머니의 발언은 행사장에 참석한 6백 여명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두 사람의 결혼을 공식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졌던 것. 물론 당시 장 사장의 어머니는 아들이 교제중인 연예인이 누구라고 밝힌 바가 없다. 그럼에도 연예계에서는 “명세빈이 올가을 시집간다”며 축포를 쏘아올렸다.
그러나 당사자인 명세빈은 그때 국내에 없었다. 미국 뉴욕에서 이민 1백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한복 패션 쇼 참석차 지난 5월 중순 출국한 그녀는 패션 쇼를 마친 후 뉴욕에 머물면서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주 정도 뉴욕에서 머문 그는 다시 시카고로 가 여행을 즐기다 지난 6월24일에야 귀국했다. 그러나 그가 귀국하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정식 결혼 발표는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았다. 여성동아 8월호는 명세빈의 어머니의 말을 인용해 “현재로선 아는 게 없어 해줄 말이 없다. 한가지 확실한 건 결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99년, 제35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처음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명세빈은 KBS 드라마 ‘순수’로 TV 드라마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장중호 사장은 주최측인 한국일보사의 고위 관계자 자격으로 시상을 했다. 행사 이후 서울 강남의 한 가라오케에서 열린 축하 파티에 우연히 합석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가까워졌고, 약 1년간 영화를 관람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등 지속적으로 만났다고 한다.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은 연예계의 공공연한 비밀로 받아들여졌고, 지난 2000년부터는 끊임없이 결혼설이 나돌기도 했다. 두 사람 다 결혼 적령기인데다 서로 신뢰가 커 두 사람의 결혼은 금방이라도 이루어질 것 같았다. 장 사장 어머니 이씨는 문희라는 예명으로 지난 60년대 윤정희·남정임과 더불어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원로배우로 지난 71년 한국일보사 고 장강재 회장과 결혼한 이후 은막을 떠났다가 장회장과 사별한 이후 한국일보사 이사로, 또 한국종합미디어 대표이사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 다시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