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운영 방식에 위원들 우려 표명
LA평통은 지난 8일 김광남 회장 취임식을 계기로 11기 평통이 시작되었다. 다른 지역들은 LA보다 빨랐다. LA는 그 동안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은 어떻게 시작했는지 보자.지난 4일 뉴욕평통 제11기가 시작됐다. 약 2백여명의 위원으로 출발한 이날, 정치학교수로 이름난 김일평 교수의 ‘평통의 역할과 발전 방향’이란 강연을 듣고,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단체인 유태계 ‘AIPAC’에 관한 소개 등을 청취했다. 이어 새로운 집행부 임원이 발표됐는데 회장 1명, 부회장 2명, 간사 1명 총무 2명, 분과위원장 10명이었다.
이에 비하여 LA평통(회장 김광남)은 부회장만도 15명(아마도 전체 평통 중 유일할 것으로 보임)이다. 뉴욕의 전체 집행부 임원 수와 맞먹는다. 시작 첫날 LA평통위원들이 들은 소리는 김 광남 회장의 “공부하는 평통, 존경받는 평통”이라는 인사말이 고작이었다. 이 같은 소리를 듣던 평통위원들 중에는 고개를 갸우 뚱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김광남 회장이 처음 시작한 업무도 가관이었다. 바로 예산안 통과였는데 요점은 회비 인상이었다. 제11기 시작이 ‘회비인상’이란 사실에 많은 평통위원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자문역할”이 주임무인 평통을 김 회장은 무슨 거대한 이익단체로 착각하고 있다고 일부 위원들은 비난하고 있다. 또 김 회장은 LA평통을 마치 “LA한인자치정부”로도 착각하는 것이 아닌가 일부 위원들이 우려하고 있다. 평통은 단순히 한국의 정부기관의 하나이며 특히 해외 평통은 자문기구에 불과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격상시키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현상이 한심하다.
성진 sj@ylmedia.com
첫 시작 업무가 「평통 위원 회비 인상」
일률적으로 25% 인상 회장회비 그대로
예산안 20만불 대부분 회원회비로 충당
금의환양 」착각, 자매 도시 부산 방문
제11기 첫해 예산안(2003-2004년)을 보면 총 20만5천8백 달러이다. 수입과 지출을 보면 한심한 예산 편성임을 알 수 있다. 위원들에게 지난해까지 400 달러 회비가 올해에는 무려 25%나 인상시킨 500 달러를 납부하도록 짜여졌다. 그리고 22명이나 되는 고문들에게 800-1,000 달러, 15명의 부회장들에게 1,500 달러 등이 포함되어 있다. 7명의 분회장에게 1,500 달러, 16명의 부분회장과 전문위원에게 800 달러, 13명의 분과위원장에게 800 달러, 감사와 간사(2명)는 800 달러, 3명의 부 간사에게 800 달러 등이다. 회장은 7,500 달러로 정했다.
한마디로 임원들을 “돈 내는 기계”로 생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문이나 전문위원들에게 회비를 받는 것도 이상하다. 고문들이나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정식 예산안에 편성해 의무화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전체예산의 수입란을 보면 골프대회(15,000 달러)와 협찬금(10,000 달러)을 제외한 90% 수입은 오직 임원들의 회비로 짜여져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에서 구성원의 회비로 기관을 운영하는 제도가 없는데 LA평통은 수입예산의 거의 전부를 회비로 편성됐다.
평통예산 편성에도 큰 문제점을 나타낸 김광남 회장은 업무 스타일에서도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취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번 8.15행사와 관련해 “한인회 등과 협력을 하자”라는 주위의 권유에 대해 ‘한인회측에서 먼저 나에게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다. 이 같은 그의 입장은 평통회장이 모든 단체의 우위에 있다는 사고방식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무식한 것이다. 갑자기 낙하산식으로 평통회장이 된 김광남씨는 지금까지 한인사회에서 단체장으로 봉사한 경력이 별로 없다. 김 회장은 68년도에 도미해 부산대 재미동창회장, 샌디에고 한인회이사장, 2000년부산체전 재미동포 선수단장, 김종필 후원회장 등을 맡은 것이 단체에 관련된 그의 경력이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커뮤니티 단체장으로 봉사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단체장이 되면서 발생하는 부조리 현상이 그에게 나타났다. 한 예로 평통회장에 임명된 그에게 여기저기서 벌떼처럼 임원직 청탁이 자천타천으로 밀려들자 김 회장은 임원선정을 마치 ‘대통령이 조각하는 기분’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LA평통은 오는 23일 서울에서의 평통 전체회의에 참석하는 계기에 부산평통과의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서울대회에 참석하는 김광남 회장과 일부 위원들이 부산도 방문하게 된다.
애초 LA평통에서는 대전 평통과 자매관계를 추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고 이 문제가 거의 완결단계에 들어섰는데 부산이 고향인 김광남씨가 회장이 되면서 부산평통과의 자매결연으로 180도로 회전됐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번 부산방문을 마치 ‘대통령에 당선된 후보가 고향에 금의환양’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도대체 평통 활동에서 왜 자매결연 행사가 그토록 중요한 임무에 들어가는 것인가. 부산평통과의 자매결연은 한마디로 김 회장의 자기과시의 표출일 뿐이다. 부산과의 자매결연 전에 위원들과 왜 평통이 자매결연이 필요한지를 논의했어야 했다. 그 것이 결정된 다음에는 왜 부산 평통과 결연을 해야 하는지를 논의했어야 했다.
김 회장은 의사일정을 진행하는데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부하는 평통”이라고 그 자신이 주장했는데, 의사진행 방법부터 그는 공부해야 한다. “존경받는 평통”은 LA평통이 제구실을 하면 된다. 평통은 원래 폐지됐어야 하는 기구이나 헌법상 존재하고 있는 현실상, 위원들의 자문역할을 활성화 시키면 되는 것이다.
LA평통 11기는 시작부터 무기력하고, 분쟁의 소지만 만들어 내고 지도력도 없어 김광남 회장이 초반부터 불신임 당할 소지도 있는 것으로 일부 위원들은 지적하고 있다. 어떤 단체건 전임자들을 예우해야 하는 전통이 있는데 김 회장은 이를 무시하는 입장이라 단체 화합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그의 지도력에 불신이 담겨 있는 것이다.
앞으로 LA평통과 김광남 회장이 시대착오적인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과거부터 들어오던 “똥통”이란 소리가 더 요란하게 들리게 될 것이다.
타지역 평통들도 집단사퇴 등 분쟁
미주의 다른 지역의 평통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 이다. 평통에 대한 비판론과 함께 집단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또 지역에 따라서는 ‘노사모’가 판을 치고 있어 동포사회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시작된 워싱턴DC 평통회장 취임식에는 30여명이 불참해 평통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워싱턴DC에서는 최근 미주 총연회장에 선출된 최병근 씨가 평통을 사퇴한데 이어 지난 4일 위원 네 사람이 지난 4일 노무현정부를 비판하며 평통위원직을 공식 사퇴했다. 북VA 한인회의 강남중 회장, 장석경 부회장, 공명철 고문, 김태환 고문 등 네 사람은 이날 김응태 평통 워싱턴 협의회장 앞으로 사퇴서를 보낸 뒤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4인은 사퇴서에서 “무분별한 인선정책을 편 노무현 참여정부의 평통위원직을 고수함보다 동포들을 위해 북VA 한인회 업무에 더욱 충실하고자 사퇴한다”고 밝혔다.
강남중회장은 김응태회장에게 사퇴서를 제출하는 동시에 동포사회를 대상으로 사퇴배경을 밝히는 개인명의의 성명서도 발표했다. 강회장은 성명서에서 “지난 7월 평통 자문위원 추천위원들(김영진·김영근·강남중·손순희)이 평통위원 인선과 관련된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11기 위원 인선과정에서 발생한 참여정부의 무행정성 및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면서 “한국정부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한 우리의 성명서가 마치 개인들의 인선불만으로 비쳐지고, 더욱이 색깔론공방에 의한 인신공격성 성명으로 동포사회에 파급되는 것을 보며 착잡함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강회장 등 북VA한인회 출신 인사들이 평통위원직을 전격적으로 사퇴함에 따라 11기 평통인선에 불만을 품은 다른 위원들의 동반사퇴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당장 워싱턴한인연합회와 수도권MD한인회 출신 자문위원을 비롯해 보수성향 자문위원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한인회 출신 평통위원들은 “본국 평통사무처가 워싱턴지역 평통자문 위원수를 당초 85명으로 줄인다고 발표해놓고 막판에 정원을 103명으로 늘려 노사모 회원 등 18명의 낙하산 인사들을 자문위원에 임명한 것은 군사정권시절에도 없던 비상식적 처사”라고 비판하며 “말로만 참여정부를 외치면서 자신들과 성향이 맞는 인사들을 골라 평통위원에 낙하산으로 임명하는 것은 동포사회를 분열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지역의 ‘노사모’는 지난해 대선 1주일 전에 급조된 조직으로 노 대통령이 당선되자 활개를 치며 행세하기 시작했다. 지난번 노 대통령 방미 때는 이들 ‘노사모’ 회원들이 리셉션장에 들어가기 위해 이미 예약된 다른 인사들을 제외시키는 등 잡음이 많았다.
시애틀 평통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8월 평통 인사문제로 인한 전현직 단체장들의 공개 질의서로 파문을 빚은 데 이어 평통문제 등에 불만을 품은 현 평통위원, 단체장이 또 총영사관을 비방하는 공개 진정서를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이평순 평통 10기 부회장이며 11기 위원인 이평순 위원과 서북미 한인 라이온스 클럽 함재명 회장이 지난 4일 김재국 시애틀총영사와 각 언론사에 진정서를 보내고 총영사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주 시애틀 김재국 총영사의 진실왜곡과 공관장으로서 절제되지 못한 언행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5페이지에 걸쳐 게재된 내용에 의하면 지난 5월 28일 함재명, 이평순 씨는 오범세 충청향우회 회장과 함께 총영사관을 방문, 라이온스 클럽 실적을 설명하고 평통 인선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 면담을 하는 동안 배석한 안길원 부총영사와 대화중 총영사의 오만불손한 태도에 무시를 당했다는 내용과 평통 인선위원회 구성을 안 한데 대한 불만 등을 담고 있다. 실망과 불쾌와 무시 당함에도 화합을 위해 지나치려 했으나 지난번 해명과정에서 언론사 방송을 통해 지켜본 결과 동포사회 분열과 반목이 조장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