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과 아시아나 은행의 합병이 지난 9월 8일 완료되었다. 전산시스템의 통합과 지점의 통폐합 그리고 아시아나은행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마무리 업무작업까지 마쳤다. 합병 작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나라은행 전 밴자민 홍행장은 아시아나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지점망 확충에 따른 상당한 실적 향상을 예상했고, 합병 시너지(Synergy)효과는 나라은행의 재무구조 등을 더욱 견고히 해줄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었다. 실제 나라은행이 아시아나와 합병을 할 것이고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었다는 재료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지난 9월 초 나라은행 주식가격은 최고가를 경신할 것처럼 보이는 등 장미빛 나라은행을 연상시키는 듯 했다.
하지만 이미 본보에서 보도했던 것처럼 무리하게 진행된 합병의 우려감과 경영체제의 변화 등의 우려로 주가는 결국 17달러 대로 곤두박질 쳐졌다. 물론 후임 홍승훈 행장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 재료에 반영되어 9월 초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9월 말경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처한 나라은행이 현금 실적배당을 실시한 이후 나라은행 주식에 대한 장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시적으로 투자의 가치를 상실 혹은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재료가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나라은행 위기, 탈출 할 수 있나
나라은행은 아시아나 합병을 통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측했지만 현재 홍승훈 행장에게는 이것이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금융시장내서도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합병에 따른 주가 상승은 이미 다 반영 되었고, 남은 것은 홍승훈행장의 업무 수행력과 그로 인해 나아질 실적 등만이 나라은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달 하반기에 동포은행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나라은행은 실적발표에 따라 다시 한번 주가가 요동칠 수 있는 개연성을 띄고 있다.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고 발표된다면 지금보다도 더욱 투자가치를 상실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도 매수를 이끌어 가는 주도적 매수세력이 없다. 주가상승의 이슈나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한 예로 IT산업이 자리잡고 있는 샌호세 지역의 고객들은 IT산업 종사들이다. 샌호세 지역의 나라은행 한 지점(구 아시아나은행 지점)은 5,500만달러의 예금고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근지역에 한미은행의 지점이 생긴지 6개월만에 5,700만달러라는 예금고를 기록하여 한미은행 샌호세 지점은 불과 6개월만에 나라은행을 앞지른 것이다. 물론 나라은행 출신 지점장이 한미은행 샌호세지점으로 옮기면서 나라은행 고객들을 일부 유치하였고 높은 예금고를 보일 수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라은행으로서는 당혹스럽고 경영실적 악화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런 불안한 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무리한 사세확장을 위해 PUB매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여 내실을 성장시키는 것보다 외적인 성장에만 치우치고 있어 상당한 우려 또한 낳고 있는 실정이다.
나라은행 실적 발표 촉각 곤두
현재 나라은행은 상당한 부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외부 금융시장의 경쟁 상황 및 여건, 실적발표 등으로 나라은행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물론 나라은행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불과 1달여 남짓 지난 상황에서 나라은행에 대해 절대적 우려감을 표명하기에는 무리도 따른다. 다시 말해 합병에 따른 일시적 실적 악화 우려와 신임 홍승훈 행장의 업무 장악력 및 추진력의 불신 등에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나라은행은 최근까지 무리한 지점망 확충, 합병 등의 사업확장과 경영체제의 변화 등은 숨통을 죄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며 이번 달 21일에 예정된 3/4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