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의원, “이미 政家에 파다한 소문”황장엽씨, “나를 모욕하는 발언”
지난 8일 통일부에 대한 국회 통일외교 통상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정대철 민주당 의원이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미국 망명 및 북한 과도정부 수립설’을 제기해 말들이 많다.
민주당 정대철 의원은 국감 질의에서 “이번달 말 방미 길에 오르는 황장엽 씨가 현지에서 망명을 전격 선언한 뒤 북한의 과도정부를 세울 가능성이 있다”며 “망명정부의 초대 대표는 황 씨가 맡을 것이며, 황 씨도 이미 수락 의사를 밝혔다는 말이 정가에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미 정가에 파다한 소문”이라고 전제하면서 “이처럼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목표로 하는 돌출 상황이 발생하면 남북 관계에 있어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청와대나 국정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대철 의원은 이 같은 주장이 초래할지도 모를 일파만파의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발언 도중 반복해 “추측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이라고 단서를 수차례 달았다.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답변에서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으며, 황 씨가 망명하면 여러 가지로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고 답변했다.
한편 황 씨는 “정 의원의 발언은 나의 미국 방문이 가능하게 되니까 이를 방해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것”이라며 “나를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황장엽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신을 위해 탈북했다면 미국으로 가지 한국에 오지 않았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남한에서 북한의 독재정권을 붕괴시키고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나 미국에 망명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황 씨가 매우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고 있는것으로 전했다. 황 씨는 또 “미 정부가 북한 망명정부를 세우려는 목표를 갖고 있고, 초대 망명정부 대표로 황 씨를 정했으며, 황 씨도 이를 수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는 정대철 의원의 발언과 관련, “나도 처음 듣는 얘기를 어디서 듣고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황장엽 씨는 미국 인권단체 디펜스 포럼의 초청으로 이번 달 25일경 워싱턴을 방문, 강연 등을 통해 북한의 인권상황등을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