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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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LA는 한인들이 거의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실제로는 60만 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거의 일일 생활권인 오렌지 카운티 등 인근 외곽지역을 포함, 알게 모르게 체류하고 있는 인원까지 합한다면 그 수치는 가늠하기 힘든 수준으로 성장해 있다. 본국으로 말하자면 하나의 대도시에 해당할 정도로 한인들이 많이 거주해 있는 것이다.
물론 그들 중에는 본국의 국적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코리언 아메리칸, 또는 합법적으로 거주를 인정받고 있는 영주권 취득자, 또는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멀리 이국 땅으로 건너온 취업자들, 그리고 유학생들, 심지어 불법 체류자들까지 한데 모여 커다란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성장한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고 있는 단체를 꼽으라면 누구나 ‘한인회’를 꼽을 것이다. 또한 이 지역을 가장 대표하는 단체장 역시 ‘LA 한인회장’이라는 데에 이견을 달 이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LA 한인회’의 위상이 많이 추락했다는 데에 있다.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을 어루만져 줘야 할 ‘한인회’가 그 중심을 잃고 비영리 봉사단체로서의 본연의 모습이 퇴색한 채 내부문제와 회장자격 시비문제 등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국에서는 노무현 참여정부가 출범한 이래 가장 흔들리고 있는 시점이다. 대통령이 나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재신임’을 운운해가며, 부정부패 척결과 깨끗한 정치를 내걸고 위험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높아진 국민들의 정치력을 믿고 일종의 ‘자신감’에서 나오는 엄청난 결단인 것이다.

이곳 LA는 어떠한가? 사실 기자 또한 미국에 온지 1년이 조금 넘는 햇병아리 이민자다. 하지만 이곳 LA에서 느끼는 것은 항상 무엇인가 본국보다 뒤쳐져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모태가 된 나라에서 더 이상 본국에서 배워온 구태의연한 나쁜 습관들은 버려야 한다. 더 이상 이곳의 많은 한인들도 ‘주먹구구식’의 행정절차와 예산집행 등 ‘감투싸움’에 연연하는 정치가들을 원하고 있지 않다. ‘한인회라면 지겹다’라는 많은 한인들의 성토를 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조금 더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불신감이 쌓이게 된다. 무엇인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현재 ‘제26대 한인회 정관개정’에 관한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지만 ‘법원은 주법에 의거 LA 한인회장은 그 자격이 무효다’라고 판결을 내린 상태다. 이 모든 원인이 불법적으로 정관을 개정한데에서 출발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역사는 말하고 있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가면 진실은 밝혀지게 마련인 것이다. 짧은 50여 년 역사 속에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단 한 명도 명예롭게 퇴진하지 못한 슬픈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와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네 작은(?) 커뮤니티에도 조그마한 혁명과도 같은 작은 기대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하기환 회장은 중요한 결단을 내릴 시점에 도달했다. 차기 한인회장 선거가 조기에 열리든 아니면 예정대로 열리든 간에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회장직을 인계할 준비를 서서히 해야 할 것이다. ‘명예로운 퇴진’의 역사를 남기는 정치가를 한인들은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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