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귤따는 모습 도산」 안 우세 홍명기씨측 임의로 현 동상 제작
리버사이드 도산기념사업회(회장 홍명기)가 지난 2001년 8월 11일에 제막한 역사적인 ‘도산 안창호 기념동상’(Dosan Ahn Chang-Ho Memorial)에 대해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뒤늦게 제기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의 동상의 얼굴모습이 도산 안창호 선생과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또 원래 동상의 모형을 ‘귤 따는 모습의 도산’으로 하자는 안이 우세했었으나 적절한 논의도 없이 현재의 뒷짐진 도산 입상의 모습으로 제작됐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그리고 도산동상 제막을 계기로 50년후(2051년)에 개봉될 타임 캡슐도 기념사업회의 공식결의도 없이 임의로 매설되어 그 안에 수록된 내용물이 이미 발표된 것과는 다르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한편 도산동상 제막식이 원래는 8월15일 광복절에 개최키로 했었으나 11일로 앞당겨진 것도 한국에서 오는 고위 인사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였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예산 낭비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얼굴 역3각형인데 5각형으로 제작…” 타임 캡슐도 매설내용물에 의혹 기념사업회, ‘도산 동상 여론수렴해 제작됐다’ 반박 타임 캡슐 하자없다
리버사이드 도산기념사업회의 한 임원은 이민사를 연구하는 한 인사에게 최근 “도산 동상은 시당국이나 유족들까지도 ‘귤 따는 모습’으로 제작되기를 희망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의견은 묵살됐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 임원은 “현재의 도상 동상도 도산 선생의 얼굴 모습과는 다르다”면서 “도산의 얼굴모습은 학술자료에 나타난 특징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한국에서 사용하는 도산의 초상화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40대의 도산의 자세를 많이 사용하고 얼굴모습은 교도소 복역 당시의 모습과 흥사단을 육성하던 때의 모습과 상해임시정부 시절의 모습을 많이 재현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산의 초상화는 몇가지가 있는데 공통된 점은 이마가 넓고 큰 것이 특징이고 얼굴형이 역삼각형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문제점을 제기한 임원은 “현재의 도산동상의 얼굴 모습은 역 3각형이 아니고 5각형의 모습이다”면서 “서 있는 자세도 앞가슴이 너무 앞으로 나왔고 뒷짐지어 책을 들고 있는 것도 성경책인지 다른 책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상이 제작되는 과정에 여러 문제점들을 제기했으나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기념사업회의 한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도산동상의 모양은 공청회 등 여론수렴을 거친 것이며 회의에서도 여러 번 논의된 것”이라면서 “귤 따는 모습도 제안된 의견 중의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도산 동상 제작에서 리버사이드에서 활동한 도산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역사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선각자의 모습이 더 중요했다고 생각하는 임원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도산동상의 얼굴모습이 다르다는 지적을 들은 바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회의에서 논란이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타임캡슐 내용물 의혹은 처음 듣는 것으로 이미 제막식 책자에 기재된 것과 다름이 없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조각가로 활동하는 한 예술인은 “도산 관련 책자들에서 흔히 우리가 보는 도산의 대표적 얼굴모습과 동상의 얼굴모습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면서 “자료면으로 볼 때 얼굴의 구도면이나 형상면에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도산의 대표적 초상화에서 볼 수 있는 이목구비가 동상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고 하여 동상이 일반적으로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동상은 조각예술이지 회화나 사진예술과는 다르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조각가도 “원칙적으로 도산모습에 대한 사진자료가 빈약한 현실에서일반인들에 각인된 모습으로 재현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기념사업회측에서 얼마나 풍부한 문헌과 자료들을 제공했는지와 충분한 제작기간을 제공했는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도산동상을 제작한 샌디에고 거주 조각가 金문경씨(문아트센터 대표)는 동상 제작기간에 한 친지에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친지는 “金씨가 처음부터 무리한 공정을 요구받았으며 조각예술에 대한 이해심이 없는 기념사업회측과 갈등으로 무척이나 고민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현재 金문경씨는 한국에 나가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상 모양에 대해 리버사이드시 정부측은 도산이 리버사이드에서 농장에서 일하며 계몽운동을 펼쳤다는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서도 ‘귤 따는 모습의 도산’으로 건립되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기념사업회측에 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이민사에 조예가 깊은 리버사이드시립 박물관의 빈센트 모세 박사를 비롯해 5명의 시의원 중 3명이 “귤 따는 모습”이 가장 적절한 모양이라고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념사업회의 한 임원은 “도산의 장녀인 안수산 여사도 개인적인 의견으로 ‘귤 따는 모습’을 희망했었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의 일부 임원들도 ‘귤 따는 모습’을 제안했었다. 기념사업회의 또 다른 한 임원은 “회의에서 확실하게 어떤 모습으로 제작이 되어야 하는지 결의를 한 적이 없다”면서 “홍 회장과 일부 동조 임원들이 ‘귤 따는 모습’은 제외시켰다”고 전했다. 동상이 제작되는 과정에서도 이 임원은 동상 얼굴모형에 문제점을 제기했으나 “홍 회장이 ‘고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도산동상 타임 캡슐은 동상 벽면 성금자 명단이 새겨진 벽면안에 매설된 것으로 2001년 당시 발행된 제막식 기념책자에는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타임캡슐은 제막식전 7월 15일에 매설한 것으로 책자에 기록됐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대부분의 임원들은 모르고 있었다. 이중의 한 임원은 “홍 회장과 잔 서 기획위원장등이 일방적으로 매설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캡슐에 들어갈 내용물에 대해서 회의에서 결의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원은 “타임캡슐이 언제 어떻게 매설됐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막식날 배포된 기념책자에는 타임 캡슐에는 도산동상 설립계획서, 동상모금연주회책자, 도산사진첩,’도산 안창호’(金형찬 저), 미국인명록, 리버사이드 도산기념사업회 활동사업서 및 연례보고서, 제막식 초청장, 조각가 金문경씨의 도산동상 제작과정 사진첩, 도산어록, 도산동상기념모금연주회책자. 기금모금조영남연주회책자, 동상건립관계 언론보도기사들이라고 설명이 수록됐다.
그러나 또 다른 한 임원은 “이들 내용물 이외에도 개인에 관련된 자료들이 별도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타임 캡슐과 관련해 공식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매설도 공개적으로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산기념사업회는 2001년 동상 제막식을 개최한 후 공식회의는 거의 열리지 않고 있어 일부 임원들은 ‘기념사업회의 존속여부를 논의할 때가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