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 저주(curse)에 울었다.김병현도 더불어 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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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노의 저주’는 끝내 김병현을 포함 레드삭스 선수 전원의 눈가에 눈물을 안겼다.’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대비, 김병현은 플로리다에서 ‘극비훈련’ 후 보스턴으로 돌아와 ‘어깨부상’을 추스리며 내심 ‘출격’의 부름을 기다렸다.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이 열리던 날, TV로나마 먼발치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던 김병현은 연장혈투 끝에 팀이 역전패하는 광경을 지켜보다가 그만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만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날의 히어로는 누가 뭐래도 마지막 3이닝을 완벽 투구한 양키스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였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메이져리그 월드시리즈에서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무리 투수로 나서 팀은 우승을 했으나, 내용을 살펴보면 철저히 자신은 ‘리베라’에게 완패를 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시리즈는 하늘이 내려주신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나, ‘어깨부상’이라는 악재와 스스로 ‘관중모독’ 파문에 휩싸이며 출장기회를 놓쳐 버렸던 것이다.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는 9회부터 철벽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를 투입해 보스턴 타선을 잠재웠고, 마무리임에도 불구 무려 3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이번 챔피언 시리즈 MVP로 등극하며 2년 전 애리조나에게 당한 역전패의 ‘악몽’을 훌훌 털어버렸다.

박상균<취재부 기자> sangpark@ylmedia.com

이번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7차전은 정말 명승부였다. 하지만 ‘보스턴 레드삭스’로서는 너무나도 뼈아픈 ‘한판’이 되고 말았다. 1901년 창단한 보스턴은 1910년대만 해도 메이저리그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구단이었다. 총 5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 가운데 1910년대에만 4차례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1918년 시즌 종료 이후 ‘베이브 루스라’는 위대한 영웅을 몰라보고 뉴욕 양키스에 헐값으로 팔아치운 뒤로는 호사가들이 말하는 ‘밤비노’의 저주(‘밤비노’는 갓난아기 [베이브]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베이브 루스의 애칭) 에 걸려 지난 85년간 단 한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예를 맛보지 못하는 비운을 맛보았다. 금년만은 이 ‘저주(curse)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러한 ‘밤비노의 저주’를 풀기위한 보스턴 선수들의 선전은 7차전 내내 돋보였다. 특히 7회 양키스의 왼손 에이스 데이비드 웰스는 경기장내 ‘베이브 루스’의 동판에 손을 얹은 뒤 기도를 올리며 보스턴의 왼손 강타자 다비드 오르티스를 상대하기 위해 전격 등판했다. ‘밤비노의 저주’를 기원하며 등판한 데이비드 웰스는 초구로 커브를 구사했고, 이를 받아 친 다비드 오르티스의 타구가 우월펜스를 넘어서는 순간 2점차에서 5-2, 3점차로 벌어지며 ‘저주’는 풀리는 듯 했다.
대망의 8회말, 8회말 1사까지는 거의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진출이 가시화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아웃카운트 다섯 개를 남겨놓고 기적과도 같은 ‘밤비노’의 저주가 이어졌다. 사실 보스턴의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5-2로 앞선 8회 1사까지 엄청난 호투를 했다. 하지만 이미 100개의 투구 수를 넘어선 상황에 ‘양키스’의 영웅 데릭 지터가 타석에 들어섰다. ‘투스트라이크 노볼’까지 지터가 몰렸을 때에는 이대로 보스턴이 ‘저주’를 푸는가 싶었다. 그러나 지터는 뉴욕의 영웅답게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 순간 보스턴은 투수교체를 단행했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한계 투구수를 넘어선 점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4번 버니 윌리엄스, 5번 마쯔이, 6번 포사다로 이어지는 양키스의 좌타지들이 줄줄이 기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스턴의 사령탑은 ‘에이스’ 마르티네즈를 믿었다. 이것이 실수였다. 버니 윌리엄스에게 적시 1루타를 맞아 5-3이 되었고, 한번 믿었던 ‘에이스’를 끌어내리기 미안했는지 보스턴 사령탑은 또 다시 마르티네즈를 마운드에서 불러 내리지 않았다. 이어 마쯔이의 2루타로 주자 2,3루로 돌연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적어도 이 순간은 ‘에이스’일지라도 강판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밤비노의 저주’가 마술을 부렸는지 왼손 포사다와 정면승부를 걸었고, 다소 힘이 빠진 마르티네즈는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마운드를 쓸쓸히 내려왔다.

보스턴으로서는 5-5 동점으로 악몽의 8회말을 벗어난 것을 마지막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팽팽히 5-5로 맞서던 11회말 또 하나의 영웅이 기다리고 있었다. 양키스 주전 3루수인 애런 분은 이날 부진 때문에 백업선수 엔리케 윌슨에게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해 절치부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출장의 기회를 얻었고, 드라마와도 같은 카운터 펀치 ‘한방’을 보스턴에게 먹였다.

보스턴은 10회말부터 ‘너클볼의 마술사’ 웨이크필드를 등판시켜 이날의 히어로 ‘마리아노 리베라’와 맞서게 했다. 하지만 형님 ‘브렛 분’이 TV 해설자로 나선 이날 7차전에 동생 ‘애런 분’은 화답의 솔로홈런을 뉴욕 하늘에 수놓았다. 형님 ‘브렛 분’은 본연의 업무인 단 한마디의 해설도 못한 채 감격해 입을 벌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동생의 ‘영웅등극’에 무언으로 화답했다.

양키스 선수들은 ‘애런 분’의 극적인 역전 솔로홈런이 터지자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마운드로 뛰어 올랐고, 보스턴 선수들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에서 내려와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또 다시 보스턴으로서는 80여년 넘게 이어진 ‘밤비노의 저주’에 무릎을 꿇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5월 31일 보스턴 내야수 셰이 힐렌브랜드와 유니폼을 바꿔 입은 김병현 선수는 다이아몬드백스 성적 1승 5패, 방어율 3.56을 뒤로 한채 보스턴 행에 올랐었다. 보스턴으로 이적한 뒤 곧바로 2승을 따냈고, 마무리로 돌아선 7월부터는 중요한 순간에 세이브를 추가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장서 이끌었다. 올 한해 김병현의 성적은 보스턴에서 49경기에 등판, 8승 5패 16세이브 방어율 3.18을 올렸고, 애리조나 시절까지 포함하면 9승 10패 16세이브 방어율 3.31을 기록했다. 이로써 시즌 막판 어깨 부상까지 겹친 김병현은 챔피언십 시리즈 엔트리서 제외되는 설움을 겪었고, ‘관중모독’ 건으로 보스턴과의 재계약 여부 또한 불확실한 채 오프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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