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유치’로 말썽을 일으킨 金운용 IOC 부위원장의 아들로 미 영주권자였던 金정훈(미국명 존 김. 42)씨가 미국검찰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金정훈씨는 지난 5월 유럽 불가리아 여행 중 체포당해 법정 판결로 미국송환 위기에 처해 있다.
당시 그는 올림픽대회를 위한 한국선수 전지훈련지 모색을 위해 불가리아를 방문했다가 인터폴에 체포됐다. 인터폴은 미국 FBI의 요청으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유치비리와 관련 金정훈씨를 추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불가리아에서 미국으로 송환되어 재판을 받게되면 미국검찰은 최고 165년을 구형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FBI, 불가리아 여행중 긴급체포 불법 영주권·위증 등 16개 혐의
美로 송환될 경우 165년 구형 예상
지난 99년 미영주권을 포기하고 귀국했던 金정훈씨는 아버지 金운용씨가 세계태권도연맹총재와 IOC부위원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한국태권도계의 비리를 저지른 관계로 물의를 야기시킨바 있다. 또 그는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유치비리에 관련되어 조사받던 중 미국에서 한국으로 도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솔트레이크 사건이 일단락되고 인터폴이 추적을 하는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불가리아에 입국했다가 체포됐다.
당시 그의 아버지 金운용 IOC부위원장은 한국정부 외교통상부에 압력을 넣어 아들의 석방을 시도한 것이 나중에 들통나 망신을 당했다. 실지로 주불가리아 대사관측은 金정훈씨의 보석을 위해 13번이나 보증을 서기도 했다.
한편 불가리아 소피아 법원의 다니엘라 로세노바 판사는 지난 10일 김정훈씨에 대한 미국의 송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정훈씨 변호인측은 불가리아 법원의 송환 결정은 불법적이고 근거가 없다며 항소해 현재 계류 중이다. 앞서 불가리아 올림픽위원회는 신경쇠약과 고혈압 증세를 보이는 정훈씨의 건강을 우려, 석방을 강력히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것도 아마 金운용 IOC부위원장의 입김 작용으로 보인다. 金정훈씨의 불가리아 억류사건에 대해 일부에서는 “왜 그가 올림픽 전지훈련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불가리아에 갔는지가 의문이다”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지로 金정훈씨는 한국올림픽위원회의 임원도 아니다. 이런 그를 두고 金운용IOC부위원장이 모종의 밀명을 아들에게 시키지 않았나 의심하고 있다.
사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의 겨울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스캔들에 당시 金 IOC위원이 중심에 있었다. 1998년에 스캔들이 폭로돼 10명의 IOC위원이 위원직을 사퇴할 정도로 세계적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에 그 자신도 IOC로부터 ‘가장 강력한 경고’ 조치를 받았던 것이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IOC윤리위 보고서를 인용해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유치위가 김운용 위원의 아들 김정훈(미국명 존 김)에게 7만5천달러를 지불하면서 4만5천만달러만 지급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솔트레이크시티는 또 김위원의 딸인 피아니스트 김혜정씨를 유타심포니와의 협연을 주선해주는 동시에, 협연비로 5천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선심은 바로 솔트레이크 유치위가 金운용 위원을 매수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이어 워싱턴포스트가 88년 2월에 金 위원이 관련된 구체적 사항을 밝혔다. 김 위원은 딸의 피아노 연주를 위해 솔트레이크시티를 비롯해 나가노, 베를린, 멜버른, 애틀란타 등의 유명 심포니와의 협연을 주선했으며, 88년 서울올림픽때에는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키로 돼 있던 재미 피아니스트 이경신씨를 자신의 딸로 교체시켰다.
또한 90년 자신의 딸이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경연대회에 참가했을 때 김운용위원의 동생이 영국인 심사위원에게 한번 레슨비로 1천달러를 준 일이 있는가 하면, 소련 심사위원인 예브게니 말리닌이 재임중이던 소련 음악학원에 경연직전 9만달러짜리 피아노를 기증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이같은 보도에 대해 김위원은 자신의 IOC위원장 출마를 막으려는 ‘음해’라고 항변했다.
金정훈씨“미국송환 부당하다” 항변 김정훈씨는 지난 17일 자신을 미국으로 송환키로 한 불가리아 법원의 결정은 부당하다며 법적 자구 노력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30분간에 걸쳐 한 국제전화 통화에서 “미국 법무부 검사가 근거없는 혐의를 씌워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미국 검찰이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번 사건은 본질적으로 비리 수사의 성과를 노린 미국 검찰측의 무리에서 비롯했으며 한미 관계와는 하등의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용된 “불가리아 감옥에는 수도나 화장실도 없고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그는 이번 송환판결에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지난 29년의 불가리아-미국 사법공조 협정은 지난 1951년에 폐기됐는데 이를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는 담당판사는 법적 근거를 밝히는 판결문도 내지 않았으며 “불가리아 정부측은 미국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金씨는 인터폴 수사를 알고 있었는가에 대해 “지난 99년 미국을 떠난 이후 캐나다, 홍콩, 중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스위스 등지를 다녔어도 아무런 일이 없었다.”면서 “경범죄 정도의 수배자 리스트였기 때문으로 알아왔는데 불가리아에 와서야 이것이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대사관의 보증으로 보석 신청을 13번이나 냈지만 번번이 기각됐다”면서 “마약사범이나 테러범, 무기 밀매범도 아닌데도 미국 대사가 불가리아 교도소에 와서 나에 대한 진료를 문제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국법정에 선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에 “내가 유죄 선고를 받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잘못한 것이 없는 만큼 검찰측의 요구대로 증언에 응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
솔트레이크 스캔들을 수사 중이던 미국 법무부는 1999년 8월4일 “미국 유타주에 소재한 키스톤 커뮤니케이션사의 데이비드 시몬스 전 회장이 한 IOC위원(金운용을 지칭)의 아들을 자신의 회사에 채용한 뒤 그가 미국 영주권을 얻도록 도왔으며,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그의 월급을 대신 지급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법무부 발표가 있자, 김위원 아들인 김정훈씨는 문제의 증언을 한 데이비드 시몬스 전 회장을 상대로 10만달러를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김 위원의 아들 김정훈씨는 소송제기 직후인 99년 9월1일 위증 등의 혐의로 미법원에 정식 기소됐다.혐의 사실은 김씨가 미연방수사국(FBI) 요원의 조사를 받던 중 거짓으로 증언한 데다가, 95년과 99년 사이에 미국을 수차례 방문하기 위해 부정하게 취득한 영주권을 사용한 혐의였다.
미국법정에 기소되자 99년 金정훈씨는 한국으로 도주했다. FBI는 지난 5월 金정훈씨가 불가리아를 여행중인 것을 인지해 인터폴에 의뢰해 체포했다. 金정훈씨는 위증혐의 등 16개 항목의 혐의를 받고 있다. 김운용 IOC부위원장은 그동안 아들의 혐의에 대해 문제가 다 잘 해결됐다고 공언해왔었다.
김 IOC위원은 2001년 ‘세계의 체육 대통령’으로 불리는 IOC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 서울올림픽 등 각종 비리에 의혹 대상이었던 사마란치가 IOC장기집권을 마감하고 물러나자 그의 후광을 받아온 김운용 위원이 위원장 선거에 나섰다.
상대자는 현 IOC 위원장인 벨기에의 자크 로게 위원이었다. 로게는 ‘미스터 클린’이라고 불리는 인사였다. 그러나 김 위원은 솔트레이크 스캔들의 이미지를 지녔다. 金 위원은 그 선거에서 또다시 이미지에 상처를 받는 행동을 했다.
김위원은 명예직인 IOC위원들에게 연간 5만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었다. “뇌물 후보”라는 이미지가 풍겼다. 그는 솔크레이크 스캔들이후 IOC집행위원회가 결정한 IOC위원들의 올림픽 개최지 방문 불허 조치를 백지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결과적으로 선거에서 김 위원은 참패했다. 선거에 패배한 그는 사마란치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사마란치는 위원장 시절 서울올림픽과 관련한 비리 의혹의 대상이었다. 서울 올림픽대회가 끝난후 제정된 ‘서울 평화상’의 1차 수상자로 사마란치가 선정된 것도 “특혜 수상”으로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됐다. IOC위원장 선거 참패 후 金 위원은 대한태권도협회장직에서 물러났다.결정적 사건은 김위원의 아들인 김정훈씨의 태권도협회 인사개입과 뇌물 의혹이었다.
당시 ‘범태권도 바로세우기 운동연합’은 국기원에서 집회를 갖고 비리인사 퇴진 및 구속수사, 태권도단체 예산집행 공개 등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벌였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활동중인 해외사범 1백30명도 지지성명을 보내왔다.
검찰도 수사에 나섰다. 수사결과 金운용 위원이 총재로 있는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차장 임윤택씨와 서울시 태권도협회간사 김모씨를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승부조작과 인사청탁 대가로 김위원 아들 김정훈씨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지로 김위원의 아들 통장에는 12억원의 거액이 흘러들어간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김씨 아들은 임씨로부터 받은 돈은 1천만원에 불과하며 수개월 후 반환했고 나머지는 국기원뒤 땅을 매각한 뒤 받은 돈과 태권도 포털사이트를 개설하면서 투자받은 돈이라고 해명했었다. 金운용 IOC 부위원장은 IOC 때문에 영광의 자리에 올랐고 IOC 때문에 비난을 받는 신세가 되고 있다. 또 그 아들 金정훈씨도 아버지 일 때문에 미국법정에 설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