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칼에 “싹뚝” 나라은행 「남자는 벤홍, 여자는 민김」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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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칼에 “싹뚝” 나라은행 「남자는 벤홍, 여자는 민김」 밖에 없다
나라은행 홍승훈 행장 사퇴 파문… 그 내막과 진상추적?
홍승훈 행장 “난 당신들이 지난 10년간 저지른 일을 알고 있다”
「빅 홍」 비위 거슬린 「리틀 홍」…

“왜? 왜? 왜 나라은행의 홍 행장 사임이 발생했는가 ? 왜 이사회는 즉시 사표를 수리했는가? 홍 행장이 갑자기 병이 들었는가? 홍 행장이 무슨 잘못한 일을 저질렀는가? 홍 행장의 장기계획안이 이사회에서 거부됐는가? 왜 나라은행은 홍 행장의 전격사임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는가? 이번 나라은행 사태는 홍 행장이 목표가 아니고 더 커다란 또 다른 의혹이 있지 않은가?”

단칼에 “싹뚝” 나라은행 「남자는 벤홍, 여자는 민김」 밖에 없다
나라은행 홍승훈 행장 사퇴 파문… 그 내막과 진상추적?
홍승훈 행장 “난 당신들이 지난 10년간 저지른 일을 알고 있다”

「빅 홍」 비위 거슬린 「리틀 홍」…

“왜? 왜? 왜 나라은행의 홍 행장 사임이 발생했는가 ? 왜 이사회는 즉시 사표를 수리했는가? 홍 행장이 갑자기 병이 들었는가? 홍 행장이 무슨 잘못한 일을 저질렀는가? 홍 행장의 장기계획안이 이사회에서 거부됐는가? 왜 나라은행은 홍 행장의 전격사임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는가? 이번 나라은행 사태는 홍 행장이 목표가 아니고 더 커다란 또 다른 의혹이 있지 않은가?”

나라은행의 홍승훈 행장의 전격사임이 발표되자 이 소식은 미 증권가에도 뉴스감이 되어 여러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e-메일이나 게시판에 올라온 많은 메시지에서는 한결같이 홍 행장의 사임에 놀라움과 의문점을 나타내고 있는데 홍 행장의 사임은 한인계 은행들에 대한 신뢰감에도 상당한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또 이번 사임에 따른 의혹이 증폭되어 나라은행 주식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다. 지난 4월 나라은행과 아시아나은행의 합병 발표에 이어 홍승훈 아시아나 행장이 나라은행의 새 행장으로 내정 당시, 사실 한인은행가는 많은 의문점을 가졌다.

불과 20여명의 직원을 거느렸던 홍승훈씨가 거의 15배나 많은 나라은행 300여명의 직원과 22개 지점 및 사무소를 어떻게 지휘할 것인지에 궁금증을 지녔다. 그러나 나라은행측은 이 같은 궁금증과 의문점에 대해 언론 보도문을 통해 홍승훈 행장은 “나라은행을 문제없이 이끌어 갈 전문 은행가”라고 추켜 세웠다. 그러나 홍행장은 취임 3개월만에 좌초되는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하고 말았다. 금융가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능구렁이에 잡아 먹힌 개구리’로 표현되고 있을 정도로 빅 홍(벤자민 홍)의 전횡을 비웃고 손가락질 하고 있다. 본보는 이번 나라은행 사태의 의문점과 의혹 그리고 벤자민 홍 행장의 검은 속셈의 전모를 추적 보도한다.

성진 취재부 기자 sj@ylmedia.com
황지환 취재부 기자 justinhwang@ylmedia.com

아시아나 은행과의 합병계획은 벤홍 입지 구축위한 고도의 정략적 전술 출발부터 각종의혹과 루머 잇따라
두 洪 출발부터 삐꺼덕소리 요란 민 김 전무 좌천이 불씨… 벤자 민 홍 친정체제 구테타 시나리오 앞당겨져

3개월 만에
좌초된 홍행장

실제 홍승훈 행장은 27년 경력의 베테랑 은행인이다. 지난 2002년 아시아나은행이 나라은행에 합병되기 까지 은행장을 지냈으며 아시아나 은행장이 되기 전 그는 미국은행인 퍼스트 인터컨티넨탈 뱅크에서 3년간 행장으로 활동했었다. 홍 행장은 1974년 위스컨신 주립대를 졸업하고 1975년에는 동 대학에서 MBA 석사학위를 받아 1976년에 세인트 폴 노스웨스트 뱅크(웰스파고 뱅크의 전신)에 입사에 은행인으로 출발했다. 이어 1978년에는 시카고 컨티넨탈 뱅크의 국제부 담당 부행장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뉴욕과 서울에서 10년간 근무했다. 나중에 홍 행장은 유니온뱅크 오브 캘리포니아에서 대출분야에 12억 달러의 실적을 올려, 전문 뱅커로서 입지를 굳히기도 했었다.

따라서 이 같은 홍승훈 행장이 나라은행 행장으로 취임함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지난 9월 5일 일선 은행장에서 물러났던 벤자민 홍 이사장은 미국언론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나는 신임 홍 행장에게 나라은행의 횃불을 넘긴다”면서 “그는 탁월한 전문 경영인(very talented professional)이고 리더쉽을 인정받은(proven leadership) 은행가”라고 강조했다. 또한 토마스 정 전이사장도 “홍승훈 행장은 미국과 한국에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은행가로서 나라은행을 잘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벤자민 홍 이사장은 한인언론인 중앙일보 8월28일자에서 은퇴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뒤에서 조언하고 감싸주는 할아버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한 벤자민 홍 이사장은 3개월 짜리 홍승훈 행장에 대해 ‘뒤에서 발길로 손자를 걷어차는 무서운 할아버지’로 변했다. 이사회에서 홍 행장의 사표를 토론도 없이 뚝딱 결정 지우고 본인인 벤자민 홍 이사장이 친정체제의 쿠데타를 단행한 것이다. 왜 그랬을가 ? 일설에 의하면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원래 아시아나 은행과 합병 시 샌프란시스코 한인사회의 반발이 컸었다. 따라서 아시아나 은행의 대주주인 이종문 이사장과 홍승훈 행장의 입지가 좁아졌다. 자칫하면 합병도 무산될 지경에 처할 수도 있었다. 합병을 주도한 벤자민 홍 행장은 이종문 이사장에게 나라은행의 이사장을, 홍승훈 행장에게는 나라은행의 행장 자리를 약속했다. 사실 규모가 큰 나라은행과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아시아나 은행이 합병하면서 큰집 안방 자리를 내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낚시 밥을 던질 때는 확실하게 던져야 고기가 덥석 문다는 것. 일단 고기를 잡고 난 나라은행은 잡은 고기를 요리하는데에는 단 3개월이라는 시간만이 걸렸던 것이다.

예정된 수순으로
가는 민 킴 전무

홍승훈 행장이 전격 퇴출당한 원인에 대해서 지금까지 알려진 몇 가지 사항 중에는 민 킴(Min J. Kim 한국명 金민정) 전무가 자리잡고 있다. USC대학을 졸업하고 88년 론 어피서로 한미은행에 입사하기 전 금융계의 이력을 포함 21년 은행경력을 자랑하는 민 킴 전무는 나라은행에서 벤자민 홍의 또 다른 변신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인물이다. 오래 전부터 나라은행에서는 “남자는 벤자민 홍, 여자는 민 킴”이라는 화두가 은행을 지배하고 있었다. 지난 4월 30일 현재 나라은행에서 벤자민 홍 행장에 대한 연봉(봉급과 보너스)은 966,007 달러이다. 또 그에게는 주식397,682(2003년 10월2일 현재)주가 있다.

한편 민 킴의 연봉은 261,577 달러이다. 연봉으로 따져서 여성직원 중에서도 물론 최고이지만 남녀 전체 직원 중에서도 최고 연봉을 받고 있다. 벤자민 홍 이사장이 행장으로 있을 때 그 다음으로 많은 연봉을 받은 직원이다. 이러니 “남자는 벤자민 홍, 여자는 민 킴”이란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벤자민 홍 행장과 민 킴 전무와의 관계는 특별하며 깊은 인연도 있다. 벤자민 홍 행장은 미 주류사회에 있다가 처음으로 한인계 은행인 한미은행에 행장으로 들어 갔다. 그는 지난 1988년-94년까지 6년 동안 한미은행장을 하면서 이사회로부터 남다른 시달림을 받았다. 그는 나라은행 행장으로 와서도 초기에 역시 이사회의 시달림을 받았으나 탁월한 경영 수단으로 이사회의 신임을 받고 그 후 이사가 되면서 그 역시 행장에게 시달림을 주는 입장이 된 것이다.

이러한 벤자민 홍 행장이 한미은행에서 처음 행장을 하면서 미국식 은행 경영 방식을 과감히 도입해 성공적인 실적을 올렸다. 그 중의 하나가 최초의 여성 지점장 배출이었다. 벤자민 홍 행장은 1992년 당시 한미은행 웨스턴 지점장에 그동안 아껴왔던 여성행원인 민 킴씨를 전격적으로 임명했다. 그 당시 한인계 은행에는 여성 지점장이 없었다. 따라서 이 같은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당시 한미은행 이사회에서는 여성지점장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당연히 반대 입장도 많았다.

그러나 벤자민 홍 행장은 여성직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한인은행에서 남녀차별을 없애고 능력있는 인사제도가 은행수익을 높인다는 경영방식을 주장했던 것이다. 그가 한미은행에 들어와서 가장 눈 여겨 본 여성직원이 올림픽지점의 대출담당 민 킴 오피서 였다. 그는 이사회에 대하여 자신의 자리를 걸고 여성 지점장 제도를 강력히 주장했다. 벤자민 홍 행장의 절대적 신임으로 승진된 민 킴 지점장은 3년 간 여성 지점장으로서 남자 지점장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오늘날 한인계 은행들에서 여성 지점장이 많이 배출된 것도 따지고 보면 ‘민 킴 지점장’ 때문이고 그 전통이 이어져 오고왔는 것이다.

‘민킴 행장’의 좌초
홍승훈 전 행장 괘씸죄

그러나 민 킴 지점장이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한창 열을 올리고 있을 1994년 돌연 슬픈 소식을 접하게 된다. 자신을 아껴주고 키워주며 이끌어 주던 벤자민 홍 행장이 이사회와의 갈등으로 사표를 내고 1995년 나라은행 행장으로 옮겨 간 것이다. 당시 나라은행은 미주은행이었는데 중앙은행에서 나온 찰스 金 행장이 부임하면서 은행명칭을 나라은행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나라은행 이사회도 10개월도 안된 찰스 金 행장을 전격 사퇴시키고 벤자민 홍 행장을 영입하는 술수를 부렸다. 어렵게 나라은행에 들어 온 벤자민 홍 행장은 우선 자기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한미은행 시절 자신이 키운 민 킴 지점장을 영입하게 된 것이었다. 민 킴 지점장은 미련 없이 한미은행을 버리고 벤자민 홍 행장에게 달려 갔고, 민 킴씨는 나라은행에 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수석 대출 담당 부행장담당을 지냈다. 그리고 민 킴 전무는 2000년부터 나라은행의 전무로 실질적으로 은행 업무 전반을 통솔하여 왔다. 실력도 있었지만 벤자민 홍 행장의 후광도 상당했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었다.

따라서 벤자민 홍 행장과 민 킴 전무가 나라은행의 모든 대출 업무를 장악하게 되었고, 당시 몇 건의 부실대출 및 부정대출 등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된 홍승훈 행장이 민 킴 전무를 승진이라는 이름 하에 좌천을 시키게 되자 벤자민 홍의 괘씸죄에 걸려들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금융계 종사자들은 이런 민 킴 전무에 대해 “어디에 내놓아도 남자 못지 않은 사람이다”라면서 “당차고 성실한 일꾼”이라는 평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나라은행의 내부에서는 민 킴 전무를 따르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으로 나뉘어 최근 불화설이 심각해 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직원은 본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내부에서 홍행장의 전격 사임과 더불어 민 킴 전무와의 직원들간 불화도 더욱 심각해 지고 있다”고 전했다.

벤자민 홍 임시 행장에게 이에 대한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결국 연결되지 않아 다양한 의문점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편 민 킴 전무는 지난 2001년 나라은행 신년호 뉴스레터에서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성공하는 전문인이 되자.’라는 주제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적었다. 그녀의 야심의 일단을 느껴볼 수 있는 문장이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보면 공통적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을 간단히 세 가지로 요약을 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그들은 항상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이다. 목표가 있을 땐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해도 피곤한지 몰랐고 항상 즐겁고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웠다고 한다. 둘째는, 그들은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 방식으로 모든 일에 접했고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을 묵상했다고 한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 옆에선 항상 놀라운 힘과 열정을 느끼게 된다. 셋째는, 항상 자신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남의 말을 많이 듣고 참조했다고 한다. 흔히 계획 한대로 혹은 그 이상의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땐 자기가 잘해서 그런 것으로 착각하고 남의 의견을 무시하고 주위 사람들의 좋은 의견이나 충고를 업신여기기가 쉽다. 나는 나라은행 직원들 모두가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성공하는 전문인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가 맡은 책임을 전문인답게 이행할 때 나라은행은 전문성 있는 은행이 될 것이다. 나라은행을 다른 은행과 차별화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달려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긍정적인 사고 방식과 태도로 동료직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우리 모두 변신하는 새해가 되어 보자.”>

또 민 킴 전무는 2000년 12월 LA비즈니스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직원의 고위직 진출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중국계 은행들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한국계 은행들도 변화해 가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했다. 지난동안 한인 은행계에서 만약 여성 행장이 탄생한다면 나라은행의 민 킴 전무가 우선순위 0 번이라는 소리도 나왔다.

나라은행의 실권자가 된 벤자민 홍 이사장의 심중에도 ‘민 킴 행장’ 의 그림이 조금씩 그려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그림을 신임 홍승훈 행장이 찢어버렸다. 바로 지난 10월 31일 나라은행의 임원인사에서 민 킴 전무에게 형식상 승진이지만 실권없는 자리로 몰아 낸 것이다. 이 같은 인사는 바로 벤자민 홍 이사장에 대한 도전이나 다름 없었고 홍승훈 행장이 괘씸죄를 받게 된 결정적 이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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