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한미은행 물 먹은 나라은행

이 뉴스를 공유하기
물 만난 한미은행 물 먹은 나라은행

인수가 2억 9천 5백만불… 총 자산 30억불 대형은행 탄생

지난 22일 한미은행(행장 유재환)이 퍼시픽 유니온 은행(PUB·임시행장 데이비드 워너)을 2억9천5백만달러(22일 종가기준 PUB주당 27.63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윌셔 레디슨 호텔에서 인수최종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한미는 총 자산 27억9천만달러, 예금 23억4천만달러, 대출 20억2천5백만달러의 한인 최대은행으로 도약하게 됐다.

PUB 인수전에는 한미은행, 나라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이 참여해 경합을 벌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관망자세로 돌아서 매입의사 자체를 포기하거나 가격 경쟁에서 물러나면서 한미은행과 나라은행만이 남게 되었었다. 그러나 한미은행은 나라은행이 제시한 금액 2억 5천만 달러보다 약 4천만달러 정도 많은 2억 9천만여 달러를 제시하면서 우세론을 등에 엎고 결국 PUB인수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날개달린 「한미」 승승장구” 간부급 직원 대량 감원 예고
40%이상 구조조정 예상, 무사 안일주의 젖은 간부급 직원 1순위

이로써 한미은행은 PUB인수 3번째 합병을 통해 거대은행으로 등극하게 되었으며, 향후 금융권 시장에 큰 이변이 없는 한 1위 자리를 상당기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PUB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신 나라은행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간 내분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펀딩 컴패니로부터 어렵게 돈을 빌려 PUB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나라은행은 추가 가격경쟁을 견디지 못해 PUB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라은행 왜 물먹었나

나라은행은 금년도에 한국외환은행 지점 매입, 아시아나 은행 매입 등 확장경영을 쉼없이 추진해 왔다.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끌어 모으기도 했으나 대부분 펀딩 컴패니로부터 돈을 빌려 지점확충에 열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벤자민 홍 임시행장이 홍승훈 행장을 전격사임 시킨 가장 커다란 이유도 “나라은행이 PUB를 인수하게 되면 20억달러가 넘는 대형 은행이 탄생하게 되는데 홍승훈 행장이 이끌어 나갈 재목(材木)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벤자민 홍 임시행장은 ‘PUB 인수전’때문에 다시 일선으로 복귀한 것이다.

그러나 막상 벤자민 홍 행장이 PUB인수를 위해 접촉한 펀딩 컴패니측은 “나라은행이 무리한 확장 경영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대출규모 상한선을 못박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자민 홍 임시행장은 PUB인수전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홍승훈 행장의 업무수행 능력’을 이유로 전격 사임시킨 대의명분(代議名分)을 잃게 될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벤자민 홍 임시행장은 무리를 해서라도 PUB인수전에 뛰어 들고자 했지만, 펀딩 컴패니로부터 높은 이율로 대출을 받아내는 것과 무리한 대출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사진들의 의견에 밀려 어쩔 수 없이 PUB인수를 포기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나라은행 직원들은 홍승훈 행장 전격 사임이후 있어왔던 조직 내 불화설은 민 킴 전무 및 벤자민 홍 임시행장 복귀에 따른 명분을 얻지 못하자 더욱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벤자민 홍 임시행장의 일선복귀가 매끄럽지 못한 과정을 거치게 된 것, 이번 PUB인수 실패에 따른 책임공방, 그리고 이사들로부터 신임을 잃게 되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PUB직원들 대량 해고 가능성 제기

한편 이번 PUB매각으로 인해 일부 지점폐쇄 및 전산 시스템 통합 등으로 PUB직원들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은행의 합병 투자기관인 ‘캐슬 크릭(Castle Creek)’은 ‘40% 이상 직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아 구조조정의 강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미은행 고위 관계자는 “가급적 지점을 축소하지 않고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중복되는 지점과 인력들이 있어 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PUB의 한 관계자는 “한국외환은행이 파견한 직원들은 내년 8월 전후로 본사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히며 “PUB와 한미은행 모두 중첩되는 부분의 인력들에 대해 상당수 감원이 불가피하겠지만, 타운 내 중앙은행, 윌셔은행 등에 일부 흡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PUB 지점의 한 관계자는 직원 감원에 대해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지내는 간부급 직원들이 감원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전하며 “오히려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보다도 간부급 직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간부급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황지환 기자>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