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단소리 – 입맛대로 고치려는 국회의원 선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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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대로 고치려는 국회의원 선거법

국회에 정치개혁특위가 있다. 이 특위에서 요즘 선거법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내용이 가관이다. 국회의원끼리 모여서 지네 밥그릇 얘기해서 좋은 결론 내린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선관위에서도 안을 냈고 범국민 정치개혁협의회에서 정치개혁의 방향도 제시한 터라 이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런 구체적인 정책에서 시민단체나 네티즌들이 힘을 쓸 만큼 성숙한 사회는 아닌가 보다. 눈곱만치라도 정치권에 압박을 가하려면 뭔가 바람몰이가 필요한 것 같다. 범국민 정치개혁협의회에서는 지역구 199명, 비례대표 100명으로 국회의원 숫자를 299명으로 늘리고 지역 비례대표 비율을 2대 1로 할 것을 권고하였다.

여러 정치학자들도 장기적으로는 1대 1, 적어도 2대 1 정도로 바꿀 것을 주장하고 유럽의 여러 나라뿐만 아니라 정치후진국이라는 일본도 이 정도는 한다. 대체적으로 시민사회와 학계의 제안은 국회의원 수를 늘리되 비례대표의 비중을 높이라는 것이다.

비례대표를 늘리는 이유는 첫째는 선거에서 정당별 정책 대결을 유도하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국회의원의 지역대표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계층대표성을 높이기 위함이며 셋째는 여성의 정치 진출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선거법 개정의 여러 쟁점이 있지만 최대 이슈는 국회의원 숫자다.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안이 개혁적인 안이고 지역구만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안이 수구적인 안이다.

한나라당은 지역구를 현재 227명에서 243명으로 늘리고 비례대표는 30명으로 줄여서 현행 273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다수 국민이 국회의원 숫자 늘리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에 영합하면서 정작 필요한 비례대표는 줄이겠다는 심사다. 한나라당이 비례대표를 줄이려는 것은 완전히 정략적 발상이다. 지금까지 비례대표는 지지정당이 아니라 국회의원 쪽수로 배분되었다.

한나라당이 지역주의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많이 내면 그에 비례해서 비례대표도 먹어간다. 30% 지지로 국회과반수를 차지하는 요술은 이렇다. 지역 색으로 영남만 먹으면 다수당은 자동으로 보장되는 선거판이다. 이게 위헌판결을 받았다. 앞으로 비례대표는 정당 투표에 따라 배분된다. 한나라당은 이 비율을 결사적으로 줄여 자기네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심사다. 민주당 안은 얍삽하다. 지역구를 227명에서 244명으로 늘리자고 한다. 비례대표는 조금 늘린 55명으로 해서 국회의원 총수를 299명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제일 개혁적인 안을 제출한 당이 열린 우리당이다. 지역구는 227명으로 동결하고 비례대표를 72명으로 늘려서 299명으로 하자는 것이 우리당의 안이다. 범국민 정치개혁협의회의 주장과 가장 유사하고 시민단체와 학계의 의견과도 가장 일치한다. 한나라당은 자기네의 수구성이 드러날까봐 분구 지역에 한해서 양성평등선거구제를 도입하자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양성평등선거구제는 분구 예상 선거구를 분구하지 않고 남녀 각각 1명씩 선출하자는 것이다.

여러 정당이 비례대표의 여성 30% 할당을 주장한다. 여성의 정치진출을 높이려면 간단히 비례대표를 늘리면 된다. 한나라당의 양성평등선거구제는 순전히 비례대표확충에 반하는 수구성을 눈가리고 아웅하는 논리다. 한나라당은 선거연령도 20세를 아직도 고집하고 있다. 독일의 19세 국회의원 예로 들며 이효리를 영입하겠다는 최병렬 대표의 발언은 무엇인가 당론에 위배되는 헛소리였을까.

정치권은 시민사회와 학계 선관위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역구는 줄이거나 최소한 현 상태를 유지하고 비례대표를 지역구의 최소 2분지 1은 되도록 늘려야 하며 그것만이 정책대결과 여성의 정치진출이 단순히 립서비스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길이다. 한발 앞도 못 내다보지 못하고 자기 발 디딜 곳만 찾는 국회의원 나리들 속된 말로 주점들 그만떨고 국민의 소리를 듣고 받아드리는 자세로 전환하지 않으면 닥아오는 4월은 당신들에게는 잔인한 달이 될 것이다.

문의 : 자비원 (323)735-2784 / (213)268-2986
주소 : 1224 Crenshaw Blvd. LA 9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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