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계 악폐에 경제계 비틀 “터널 끝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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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계 악폐에 경제계 비틀 “터널 끝이 안보인다”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총선· 북핵 해결 관건 소비위축·내수 부진 악순환 계속

노무현 대통령은 세모에 즈음 새해에는 “안정과 번영을 이루겠다”고 다짐하였다. 오랜만에 듣는 좋은 말이었다. 언 듯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자는 단순덕담 처럼 들리지만, 방법을 잘 강구하면 가능할것도 같아 새로운 희망을 가져봄직도 하다.

그런데, 신년사에서는 노대통령이 올해를 ‘정치개혁 원년(元年)’이라 선언하였다. 의미가 더 뚜렷해졌다. 즉 정치개혁을 통해 4.15총선을 치루면, 정치가 안정되고 그후부터 경제살리기에 달라붙을수 있다는 새해의 국정방향으로 풀이될수 있다. 그러한 로드맵은 15일께 있을 연두기자회견에서 더 구체적으로 언급되겠지만 대체로 그리될 것 같다.

문제는, 지금 여야를 포함한 갖가지 정치세력들간에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한 공명정대한 선거운동이 스무스하게 벌어질수 있을것인가의 여부에 달려있다. 지금처럼 여,야권의 정치주체들이 소위 죽기살기식으로 벌이고 있는 투쟁양상으로 보아서는 암담하리만큼 비관이 앞서는 현실을 아무도 부인못하게 된다.

우선 ‘위헌’고비를 넘겨버린 선거구 개정문제가 큰 걸림돌이다. 야권3당의 소선거구제 유지가 주축인 개정안이 여당 열린우리당의 육탄저지로 일단 수포로 돌아갔다. 노대통령이 주문했던 중장선거구제안을 가미한 도농형 절충안이 거부된데 대한 응수였던 셈이다. 2월의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어떻게 귀결될지 가장 주목되는 대목이다.

그밖에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이른바 겢煐굻諍오?향방이 주시된다. 4년전 소위 낙선운동의 뒤집은 재판이라 중앙선관위가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볼만 하다. 여성계에서는 벌써 100인 당선을 목표삼은 명단을 공개하여 가뜩이나 평균 10대1이상으로 예상되는 미증유의 총선열풍을 부추기는 판국이다. 국민이 혐오한다던 정치계에 새삼 입문하겠다고 “내가.. 내가”하고 달겨드는 숱한 정치지망생들의 의기와 웅지는 가상하나, 필연적인 치열한 경쟁과정에서 어쩔수 없이 빚어질 혼탁과 더티분위기 조성을 크게 우려해야될 바람직하지못한 현상임에 틀림 없다.

대선자금 수사와 정부의 개입여지

대검중수부의 칼날은 1월한달 마무리를 향해 더 날카로와질 듯 하다. 대재벌총수들의 줄소환 외에 태광실업등 중규모업체도 들쑤시는등 정치계의 악폐를 계속 들춰가다 보면, 당하는 경제계는 언제 분발해서 경제살리기에 나서라는 얘기인지… 대통령측근비리를 다룰 특검도 본격수사에 나서 당분간 경쟁적인 “파헤치기 쌍곡선”이 펼쳐질 모양새다.

참여정부의 총선에 대한 태도도 큰 주시꺼리. 원래, 행정부는 입법부선거에 대해 엄정중립을 지켜야 옳은데- 그래서 일찌감치 선관위의 경고서한도 나온 것인데 본래 “말 많은데…” 신명을 걸다시피한데다 정치개혁에 관한 사항이라 노대통령이 좌시하고 있을 리 만무인 형세가 돼버렸다. 법률가인 대통령이 “어디까지 적법인가” 궁금해할 지경이라 선거간여 앞으로도 두고두고 심심찮게 불거져나오며 여야 각당이 그때마다 시시비비를 일삼는 선거전을 되풀이할 것으로 내다보게 되었다.

이토록, 모두가 약100일간 선거전에만 매달려도 되는 것일까. 하기야 죽네 사네하며 난리를 피우던 지난해에도 살아남았고 효자인 수출 급증 덕분에 흑자수지를 이뤘지 않느냐고 자위할수도 있지만 우리를 둘러싼 주위환경은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

우선 외교안보면에서 우리나라 처지를 살펴보자. 북핵문제는 지금 소강상태에 놓여있지만 여전히 세계규모로서는 두가지 난제중의 하나다. 올해의 경우 이라크전후처리문제가 테러위협이 가시고 나면 상반기중 단락이 지어질 터이니 현재, 미국이 목표삼은 3월이 당도하기전 북핵 해법에 관한 초대강국 미국의 입장은 보다 선명해 질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같은 형세아래서 우리가 어느 정당이 국회 관반수를 차지하느냐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도 될 것인가. 여기에 주한미군의 재배치문제도 얽혀 있다.

오는 15일 용산기지 이전문제가 결판나게 돼있는데, 아마도 미군의 한감 이남재 배치방침은 기정사실화 돼있는 것 같다. 4가지 미군관계 사령부가 용산을 떠난다면 그 휘하에 있는 일선배치의 미군부대들은 어짜되나…. 자주국방을 추진중인 참여정부와 미국사이에서 합의된 바에 따르면 제1단계로 휴전선등 한강이북의 71개 기지에 분산되어있던 미군의 대소부대들은 봄까지 동두천과 의정부 두곳에 집결키로 되어있다.

그러나 1만7천에 이르는 한강 이북 미군병력이 과연 두곳 기지에 수용될수 있을까? 가령 수용이 가능하다 해도 사령부가 모조리 한강이남으로 옮겨갔다면 원거리 지휘계통의 혼선이나 번거로움으로 주둔기일의 단축등 사태도 충분히 예상할수 있다. 또 미군기지의 운용_특히 전자무기등의 조작, 유지등 기술적 전수가 원만하게 수행될지의 여부등 진지의 인계인수에 따르는 군이동문제도 예사롭지가 않다.

게다가 다분히 보상적 성격이 강하던 우리의 이라크파병문제도 얽혀들 수 있다. 현재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은 10만규모로 당초보다 3만이 줄었다. 2월께 본국 및 유럽주둔병력의 일부등 교체파견이 예정되어 있다. 특전단이 포함된 우리의 3천병력은 4.15총선을 감안해서인지 4월파견으로 합의된 바 있다. 한때 미국은 테러가 창궐한 이라크사태에 당황한 나머지 오키나와주둔 미해병대 병력을 쪼개서 보낼 방침까지 세운바 있었다. 현재는 소강상태로 가고있으니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10만미군 교체기의 공백을 구실로 주한병력인 미제2사단병력의 일부를 일시나마 차출한다는 미국방장관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절대 장담수도 없는 형세가 도래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어정쩡한 남북관계는..

북한은 올해 노동신문등 3개지의 공동사설에서 핵문제의 “평화 해결”을 다짐하였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미국이 강경책으로 나오면 더 강경하게 나가겠다는 예의 공갈전술도 잊지않았다. 6일 영변핵시찰에 오른 미국민간사절단 일행은 지난해 8월이래 가동정지상태에 있던 영변일대를 북한측 안내대로 둘러본후 10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가질것으로 알려졌다.

그 성과가 여하간에 미국의 북핵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수 없지만, 갑자기 강경으로 돌아선 미국의 양면전략으로 미루어 3월내 해결도 지극히 의문시되는등 다자간 협상의 앞날은 아무래도 순탄치 않다. 그런 가운데 남북교류협력은 지금의 방식대로 계속하려는 게 정부방침일 것이나 미국과 일본측의 소위 ‘추가조치’문제가 간간이 튀어나올 터이고 연초 한나라당 홍사덕원내총무가 제기한 “친북세력” 파문이 국제적으로 확산될것도 같다. 일본 산께이신문이 최근 입수했다는 북한노동당의 내분문서 내용등이 널리 알려지면 총선전략으로 “빨갱이” 논쟁이 재연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만큼 아무래도 새해 정치정세는 파란이 불가피하다.

새해소망은 경제안정 으뜸
정부도 겙諮陸貂?장담하지만

국내최대신문인 조선일보가 한국갤럽과 제휴해 지난해말경 전국의 1540명을 대상으로 보름동안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해의 소망으로 1) 건강 29% 2) 경제안정 27% 3) 취업 8% 4) 집장만 6% 5) 결혼 4%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안정+취업이면 35%가 된다.

그중 20대들의 소망을 보면 1) 건강 17% 2) 경제안정 25% 3) 취업 및 고용안정 22%로서 경제암정+취업 및 고용안정이 도합 47%다. 노무현 대통령의 겙姸?회복, 민생 안정 최우선발언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정부는 새해 상반기의 경제운용대강에서 1) 고용창출 2) 투자확대를 2대지표로 꼽았다. 김진표 부총리는 새해들어 이를 부연하면서 1) 젊은 층을 중심한 고용창출 30~35만명 2) 성장률 6~6.5%를 내다보았는데 어떻게 구체적으로 시행해 나갈지 크게 주목된다. 우선 공용면에서 8%라는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시인, 젊은 층을 주대상으로 삼은데는 이의가 없지만, 취업대상 업체를 서비스업 분야로 본 것은 아무래도 논란거리.

경제회생을 위해 투자확대를 내세운 건 당연하지만 유민효과 신통치 못하다. 공장부지의 취득을 쉽게 해준다며 토지구입 절차의 간소화를 운위하나 법개정이 그리 간단치 않을 것 같고 500만달러이상 외국인투자자에게 영주골 부여라는 분반거리도 등장시켰다. 좀더 진지하고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작년한해 우리 경제는 소비위축에 따른 내수부진의 악순환으로 2%대성장에 머물고 말았다. 한국은행이 새해 성장률을 5.2%대로 잡은건 우리에게 희망을 주지만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왜냐, 우선 전제부터가 시원찮다. 한은은 내년에도 지난해 처럼 노사갈등, 금융불안, 북핵문제등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이들 정치적.사회적 불안요인이 (지난해 보다) 더 악화하지않을 경우 달성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제계의 중론은 어떤가. 다시 수출이 늘겠지만 속도가 느릴것이고 건설경기도 시들해질 전망이라 지난해 보다 나아질게 없는데다 소비와 투자활동은 계속 위축을 면치못할 처지여서 앞날이 결코 밝지못하다. 정부가 경제회생에 총력투구해야 할 판인데 4.15총선 바람이 거세게 몰아닥친 상황에서 경제정첵의 총수격인 김진포 부총리의 출마설도 나도는등 불확실성은 좀처럼 나아질 여지를 찾기어렵다. 일부 학자들은 노사문제와 카드문제만 해결해줘도 좀 기를 펼수있게 되리란 푸념도 한다.

거시적으로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문제에 이르러서는 막막해 진다. 우리를 본 받을 경제발전모델로 보아온 칠레정부의 한 고관은 그래서 현안의 FTA조약을 우리나라와 제일 먼저 맺으려고 노력해온 것 같은데 이제는 아니다 라는 말을 했던 것으로 이 모(고려대 경제학과)교수는 전해주었다. 격렬한 노사대립이 이어지고 북핵위기, 대기업의 불법비자금문제가 불거져 나온등 구조조정의 추진력은 상실되었고 정부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는게 그 이유였다. 한국일보사가 지난해말경 국내최고경영자(CEO) 5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 03년 우리나라의 경쟁력수준을 물은데 대해 (1년전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가 10.0%, 약간 후퇴가 36%로 도합 46%에 였다.

먼저 기업의 활성화에 힘이 모아져야 한다. 다행히도 지난해 좋은 움직임이 있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산업은행, KOTRA와 중소기업청등이 합심해 새해부터는 각지역마다의 특화산업을 선정, 육성하여 경쟁력을 높인후 이를 수출시장에서 검증받도록 하려는 계획이 움터가고 있다. ‘글로벌’강소 (强小)기업 육성이다. 한 예로 지난해 강원도는 초음파 진단기등 전자의료기기를 1억달러어치 수출했다. 전해의 배로 늘어난 것. 의료기기업체 수로는 전국의 10%에 불과했지만 수출점유율은 30%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각도가 적극 육성에 나선다면 고용창출은 물론 국가경쟁력 제고와 수출증대등 3중효과를 거둘수가 있다.

최근 발표된 노동부의 5인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한 노동통계에 의하면 3/4분기의 월간평균으로 채용은 12만659명으로 2/4분기 보다 9.39%낮아진 반면 해고는 13만834명으로 전해 동기에 비해 12.3% 늘어난등 채용보다 해고자가 더 많은 추세를 보여주었다. 퇴직자 초과현상을 보인 업종은 도소매업을 비롯 숙박, 음식, 운수, 제조업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투자유치에도 난관 많아

외국자본의 유입이 활발한 분야가 증시거나 퇴출되는 국내기업의 투매에 편승하는 경향이 여전한 가운데 제조업부분의 투자확대란 당분간 꿈도 꾸지못할 형편에 처해있다.

최근 한은은 상반기중 콜금리를 내수부진 때문에 현행수준으로 동결하였는데 세계적으로 각 나라마다 호전된 경제사정에 힘입어 우선 자체정비에 나서고 그리 쉽사리 외국에 까지 진출하려는 기운은 특별한 유인책이나 혜택부여등 호조건이 없는 한 모험을 하려들 것 같지않다. 하물며 북핵과 강성노조가 도사려 국내 웬만한 기업들도 대거 중국등으로 빠져나가 산업공동화가 심각해진 요즘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국제자본 흐름에 관한 전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에 신흥시장국들에 자본이 대거 유입하리라 한다. 그러다가 하반기들어서는 역류케 된다고. 이유는 미국의 경기회복에 가속도가 붙고 또 그에 뒤따라 금리가 오르게 되면 회수현상이 일어나면서 미국시장으로 대거 몰려가게 되리라는 관측이다. 우리의 4월총선 때문에 상반기의 유입추세에서 혹시 제쳐놓는 대상으로 치부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새해에 즈음한 신년대담(한국일보)에서 사공일(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과 김병수(서강대)교수는 결론부문에서 “가계해결 투자 살려야 안전성장이 가능하다”고 설파하였다. 아무쪼록 그리 되기를 바라며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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