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聲人聲 – 라디오 코리아 사태 향후 방송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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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모의 돌연한 <라디오 코리아>방송중단 사태는 우리 사회를 충격과 혼란에 빠트렸었다. 그리하여 불행했던 4.29폭동 때의 영웅적이고 희생적인 ‘동포사회의 연계활동’으로 우리의 이민사상 빛나는 한 페이지를 남긴 업적을 떠올리며 모두가 애석하게 생각했다.

그 공백을 메워주듯 다른 관계 인사들이 나서 “AM1230”을 인수, 지난 15일부터 정규방송을 시작하게 되었다니 다행스런 소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라디오 코리아>라는 명칭이 아닌 새로운 방송사가 탄생한다고 하여 아쉬움을 남기지만, 다행스럽게 보여진다. 그렇다면 라디오 코리아 대표 이장희씨는 이런 극단적인 파국까지 몰고 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인가.


우선 이장희씨는 나름대로 라디오 코리아 방송 재기를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 다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이를 위해 주야를 가리지 않고 협상을 거듭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역 라디오방송사의 영세성과 출혈경쟁이라는 취약점을 만회하고,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심각한 자금난 속에서도 방송을 중단시키지 않으려고 했었던 노력의 흔적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해 마지막 날 이장희씨가 내린 결정에 대해 그를 옹호해주자는 것은 아니다. 그를 바라보고 열심히 일했던 직원들이 하루아침 실업자가 되고, 라디오 코리아를 신뢰했던 청취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 몇 시간전에 내려진 결정이었으니…

하지만 그 역시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 여론을 뻔히 알면서도 이런 사태로 치닫게 된 대표적인 사유로 꼽히고 있는 것으로 코리아 타운내 방송계의 영세성과 치열한 출혈경쟁 등을 들 수 있다. 타운 내 지역 방송사는 상당한 자금흐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정된 시장내에서 매출창출을 위해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으며 경업을 전개하다보니 수지타산 (收支打算)을 절대적으로 맞출 수가 없었다.
물론 이는 라디오 코리아 뿐만이 아니다. TV방송을 하는 2곳 방송사와 타 라디오 방송사도 이런 상황은 매한가지이다. 직원 1명을 채용하는데 있어서도 상당한 고심을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방송 앵커가 취재와 보도를 겸하다 보니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방송계 시장상황이 어려움을 맞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최근 미국 경기의 악화는 방송계의 경제적 주름살을 더욱 가중시켰다.

결국 라디오 코리아는 이런 악조건 상황을 버티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사이 방송계의 속사정이 한인사회에 알려지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라디오 코리아 방송 중단사태는 향후 방송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각 방송 매체의 특화된 부분을 살려 출혈경쟁을 자제하며 공생공존(共生共存)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매체별 특성을 무시한 채, 마구잡이식 광고 영업방향은 각 방송사간 밥그릇싸움으로 번져 방송계 퇴출위기로까지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은 사회 정화역할을 수행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다양한 매체의 언론사가 존재해야 서로를 견제하며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에 매체별 방송사는 2개이상 존재해야 좋다. 물론 한인타운의 국소적인 시장특수성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언론의 순기능을 기대한다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衆論)이다. 따라서 타운 내 방송계에서는 새로운 비전과 언론사들이 함께 공존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각 매체별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손태수씨는 이장희씨가 소유하고 있는 라디오 코리아를 인수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새로운 방송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장희씨는 라디오 코리아 매각을 심각하게 고려하며 손태수씨를 접촉하였으나, 타운 내 한인들로부터 자신을 향한 열띤 비난만큼이나 그간의 뜨거운 관심과 애정마저 망각한 채 라디오 코리아를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굳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이장희씨는 이미 손태수씨가 운영할 것으로 전해진 방송사로 대다수 라디오 코리아 직원들이 모두 옮겨가 당장 방송 재개가 임박한 등 앞날 파행이 불가피 하더라도 새로운 채널을 통해 청취자를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제 타운 내 라디오 방송사는 기존의 라디오 코리아와 라디오 서울에 이어 손태수씨가 설립할 방송사를 포함해 3사 방송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제한적인 코리아 타운 시장내에 3사 방송사가 들어서게 되면서 파급될 1장1단이 예상되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더 나아가 방송 및 언론사들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각 매체별 특성을 상호보완(相互補完)하며 건설적인 역할을 통해 LA 한인 사회발전에 부응하는 방도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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