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식품상협회(KAGRO) 내분사태의 전모 추적 – 제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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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로고 때문에…”

많은 미주 한인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업종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식품상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미주지역에서 리커, 편의점 등을 경영하며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생계를 유지해온 한인들이 널리 분포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더욱이 LA를 비롯 가장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에는 ‘가주 식품상협회(CA KAGRO)’ 회원만도 4,000여 곳에 달하는 등 이 사실만 보더라도 그 규모가 엄청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2만 명에 육박하는 미주 한인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한인 커뮤니티 최대 업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위 ‘리커상들의 모임’인 ‘가주 식품상협회’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점철된 각종 소송 및 내분사태는 차치하고라도 이제는 리커상을 운영하는 회원들조차도 “협회라면 지긋지긋하다. 협회가 실제로 해주는 것이 무엇이냐”며 혀를 내두르는 형편이다. 이러한 ‘회원들의 의중’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주 식품상협회’는 지난 2년간 ‘회장 자격시비’로 소송을 벌이는 등 ‘소모전’을 펼쳐왔고, 급기야 두개의 단체로 나뉠 위기에 봉착했다.

가주 식품상협회(KAGRO : 회장 한종섭)는 지난 2년간 회장 자격시비를 놓고 지리한 법정싸움을 벌여오더니 급기야 미주 한미식품상 협회 총연(National KAGRO : 이하 미주 총연)과의 ‘로고 사용권’ 문제가 최근 불거져 나와 일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18일 타운 내 모 호텔에서 미주 총연(National KAGRO : 회장 구군서)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가주 식품상협회를 지난 1월 총회에서 이미 제명했고, 이를 대신할 새 단체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기자회견이 열린 회견장에는 ‘제명조치’ 등에 반발한 ‘가주 식품상협회 임원진’이 가세해 이날 결정에 반발 ‘맞대응’에 나서는 등 ‘고성’이 오가며 한마디로 아수라장으로 돌변하기도 했다.

일단 현 가주 식품상협회(CA KAGRO) 측은 “원래 가주 식품상협회란 미주 총연과는 별개의 단체이며 종속적인 상하관계가 아니다”라며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이날 기자회견을 주관한 ‘미주 총연’ 측은 “지난 달 15일 제주도에서 정기총회를 통해 가주 식품상협회를 ‘logo와 명칭 사용약속 위반과 공금 유용’ 등의 사유로 이미 제명 처분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주 총연 측은 캘리포니아 주를 대표할 새로운 식품상협회를 구성할 뜻임을 내비쳤고, 실지로 그 동안 협회측과 ‘법정다툼’을 벌여왔던 ‘수습대책 위원회(회장 정구영)’가 주축이 된 가칭 ‘California Chapter of National KAGRO(공동대표 박상금, 김복기)’ 등 두개 단체로 갈릴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놓고 과거 90년대 초반 ‘식품상’을 경영하며 협회일을 도왔던 타운 내 한 인사는 “지난 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비하 논란’이 일었던 업체를 상대로 ‘보이콧’을 감행하는 등 단결된 모습을 보였었는데…”라며 아쉬워 했다.

박상균 [email protected]

한인 로비스트 데이빗김씨와 관련
브라운 & 윌리암스 담배회사에서 받은 18만 달러 내용이 문제의 불씨

미주 한미식품상 총연(National KAGRO) 제명 조치
가주 식품상협회 (KAGRO) 한종섭 회장 “독자노선 걷겠다”


가주 식품상협회 산하 9개 지부 중 7개 지부가 동참하게 되는 새로운 ‘식품상협회’의 발족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 가주 식품상협회(회장 한종섭)의 회장단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수습위(회장 정구영) 측은 ‘로고 사용권 논쟁’으로 [미주 총연 VS 가주 식품상협회] 대결구도가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단체를 발족하고 ‘미주 총연’과의 연대를 이뤄나가겠다는 설명이다.

가주 식품상협회는 현재 오렌지(Orange), 몬트레이(Montrey), 컨(Kern), 산타 바바라 & 벤츄라(Santa Barbara & Ventura), 이스턴(Eastern),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 샌프란시스코(Sanfransisco), 사우쓰 베이(Southbay), 그리고 로스엔젤레스(Los Angeles) 카운티 등 9개 지부(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이들 중 동부를 대표하는 인랜드 지역 및 사우쓰 베이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부가 모여 새로운 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동안 ‘가주 식품상협회’와 기나긴 법정소송을 벌여 오는 등 ‘현 한종섭 회장의 자격시비 및 공금유용을 주장해왔던 수습위 측은 가칭 ‘California Chapter of National KAGRO(공동회장 박상금, 김복기)’를 설립하고 ‘가주 식품상협회의 부활’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수습위 정구영 회장은 “항간에는 내가 회장에 연연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절대로 아니다”라며 “나는 가게를 처분했기에 회장자격이 없다. 그래서 연륜 있는 박상금, 김복기 공동회장 체체로 단체가 운영될 것이며, ‘California Chapter of National KAGRO’는 향후 젊은 피를 수혈하는 등 복안을 통해 옛 ‘가주식품상협’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반면 현 ‘가주 식품상협회(회장 한종섭)’ 측은 “미주 총연과 가주 식품상협회는 본래부터 종속 상하관계가 아니다”며 “이번에 미주 총연 측이 내린 제명처분이나 수습위원회 구성 등에 전혀 구애 받지 않고 자체 운영해나갈 것이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로써 캘리포니아 주 ‘식품상협회’는 앞서 언급한 두 단체로 양분될 전망이며, 향후 두 단체의 충돌 또한 불가피하게 예상된다. 하지만 가장 문제인 것은 ‘미주 총연 VS 가주 식품상협회’로 대표되는 충돌구도를 떠나, 실제로 4,000여 곳에 달하는 이곳 회원들의 단결력 및 지지도가 ‘땅끝으로 추락’했다는 데에 있다. 이미 ‘리커’ 등 식품상을 경영하는 많은 한인들은 “협회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 없다”며 대거 등을 돌린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현 한종섭 회장 자격논란 시비

이번 ‘가주 식품상협회 내분사태’의 불씨가 된 것은 바로 현 회장인 한종섭 씨의 회원자격 논란 여부였다. 이는 결국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법정싸움으로 번졌고, 올 초 양측이 ‘소 취하’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화합’을 이끌어내는 듯했다. 하지만 ‘변호사 비용’ 등을 놓고 양측이 전혀 다른 의견을 보이며 충돌, 끝내 두개 단체로 나뉘는 ‘모양새’가 되어 버린 것이다.

수습위 측 주장은 “지난해 몇 차례 만남을 갖고 ‘소 취하’의 합의 조건으로 총 9만 달러에 달했던 변호사 비용 일부로 남아있는 2만 달러를 해결해 주기로 약속했었다”며 “하지만 현 회장단은 합의내용을 무시하고 전혀 ‘나 몰라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종섭 회장은 “소송 비용인 2만 달러를 협회 공금으로 내달라는 얘긴가 본데, 이야 말로 공금유용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양측의 변호사 비용만 20만 달러에 달하는 등 ‘감정싸움’에 변호사들만 즐거운 비명을 올린 꼴이 되어 버렸다. 협회 측은 모든 소송비용을 ‘공금’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고, 수습위 측은 ‘사비’를 갹출해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회원들은 “그 돈으로 회원들을 위해 한푼이라도 도움을 주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아무튼 수습위 측은 “처음부터 잘못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사비를 털어 소송을 진행했던 것이다. ‘소 취하 합의내용’을 떠나 나머지 비용을 이미 다 지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종섭 회장은 “이번 사태에서 보여지듯 ‘수습위 측’은 결국 변호사 비용 등을 받아내지 못하자 앙심을 품고 ‘미주 총연’까지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2년 여에 걸쳐 법정싸움을 벌였던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회장 자격시비 논란’이란 현 한종섭 회장의 회원자격 여부라 할 수 있다. 2002년 당시 소송을 제기한 현 수습위(회장 정구영) 측은 “한종섭 회장이 회장선거 1년 전인 2001년 9월 7일 가게를 처분했기 때문에 정관상으로 봐도 선거일 기준 회원도 아니고 따라서 회장자격이 없다”는 것이 골자였다. 결국 이러한 수습위의 주장은 ‘TRO 소송’으로 이어졌고, 법정에서는 원고 측의 주장을 일축하며 오히려 한종섭 회장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때부터 감정의 골이 패이기 시작한 양측은 ‘명예훼손’ 등 맞소송 양상으로 번졌고, 지루한 다툼 끝에 지난 1월 ‘소취하’를 합의함으로써 ‘공방전’이 마감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엔 ‘KAGRO’ 로고문제가 발생했다. 말 그대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이 겹쳤던 것. ‘가주 식품상협회’는 안으로 ‘회장자격 시비’를 놓고 수습위와의 전쟁을, 그리고 밖으로는 ‘로고 사용권 및 소유권’을 놓고 일대 격돌이 벌어지게 되었다.

로고 사용권 문제

문제가 되고 있는 로고는 가주 식품상협회가 지난 86년 공모를 통해 확정한 것인데, 정식으로 등록과정을 밟지 않고 있다가 지난 2002년 9월 경 가주 식품상협회가 주와 연방에 상표권 등록을 신청했던 것이다.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이 알게 된 미주 총연 측은 ‘로고의 소유권은 미주 총연 측에 있다’며 가주 식품상협회의 소유권 추진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지난해부터 제동을 걸었던 사안이다.

이에 양측은 사용권을 놓고 일정부분 합의를 이루고 서류를 교환했으나 이번에는 한 회장의 자필 사인이 문제가 되었다. 미주 총연 측은 “본래 쓰던 사인을 하지 않고, 다른 사인을 사용했다”며 “공증된 사인으로 합의서를 요구했으나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종섭 회장 측은 “사인 도용의 우려가 있어 새로운 사인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이렇듯 자칫 ‘감정싸움’으로 보여지는 양측의 공방전은 마침내 ‘공금유용 의혹’을 제기한 ‘수습위’ 측의 주장으로 말미암아 해명 또는 서류 공개를 통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수습위 측의 주장은 이렇다 “Southern Wine & Spirits of California 사가 9개 지부에 1,000달러 씩 분배하라고 건네 준 총 1만 달러가 전혀 건네지지 않았다.

도무지 협회가 ‘공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또한 이 같은 서류를 폐기하려 했던 한종섭 회장의 숨은 의도를 모르겠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한 것. 또한 “이외에도 ‘Brown & Williamson 담배회사’로부터 각 지부에 분배하라고 여러 장의 체크를 나눠 발송했음에도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로비스트 ‘데이비드 김’ 씨에게 3만 5천 달러의 금액이 전해졌는데 그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가주 식품상협회’가 어떤 명목으로 ‘데이비드 김’ 씨에게 로비를 부탁했는지 왜 거액의 돈을 건넸는지 그 사실의 전모를 놓고 의구심이 강하게 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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