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궤도’에 올라서는 정치자금 수사

이 뉴스를 공유하기

‘무한궤도’에 올라서는 정치자금 수사

총선때문에 “일시중단”, 대검 중간발표

대검찰청이 그동안 정예수사진 1백여명을 총동원, 사채시장등 사금융가 바닥까지 저인망식으로 훑어가며 120일동안 강행해온 이른바 ‘대선자금 수사’의 중간발표를 지난8일 했다.

안대희 중수부장이 이날 발표한 주요내용은 1) 정치인 수사는 총선(4월15일)까지 보류 2) 기업인 가급적 불구속 수사 3) 사법처리는 총선이후로 연기 4) 삼성등 4개기업 계속 수사로 요약되었다. 즉, 불법대선자금 수사는 앞으로 개인적으로 유용한 정치인이나, (한나라당의 경우) 입당시 개인별로 수수한 돈등 ‘대선’과는 직접 관련이 없던 부분까지, 그리고 최근 말썽난 민주당(대선 당시) 경선후보들의 자금동원 내역등 범위가 더 광범해진 무한대의 불법적 정치자금 들추기 방향으로 검찰수사가 무한정으로 실시될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간수사 결과에서 가장 시선을 집중시킨 대목이 한나라당과 노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였음은 물론이다. 지금까지의 수수총액은 823억2000천만원(한나라) 대 113억8700만원(노캠프). 그러니까 노대통령이 장담했던 10분의 1이 아니라, 7분의 1이라는 결과로 나왔다.

그런데 일반의 추계와는 다른 내용도 적지않다. 즉, 5대그룹에서 2위인 LG의 경우 한나라당에 150억이 갔지만, 노캠프에겐 한푼도 가지않은 것으로 되어있다. 작년7월 소위 ‘대선자금 고해성사’설이 대두되었을 당시 정대철 대표 보다 민주당 사무총장으로서 대선캠프의 총무본부장을 지냈던 이상수 의원은 당시 5대기업들로부터 10억정도씩은 수금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하였다.

두산그룹도 한나라당엔 2억이고 노캠프에 건넨 돈은 전무하다. 또 발표에서 불법자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노캠프의 경우, 창신섬유의 강금원회장이 용인땅 매입명목으로 노대통령에게 건넸다는 19억원은 성격이 모호하여 제외시킨건 이해가 가지만, 그외의 경우, 예를 들면 정대철 대표(당시)가 대선자금으로 수금, (일부 빼돌리고) 당에 입금시킨 액수가 18억7천만원이라고 알려졌었는데 합산되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노캠프의 수금담당(?) 안희정씨도 정대표와 같은 시기에 다룬 일부불법자금이 34억4000여만원으로 밝혀졌지만 이 또한 제외되었다.

전기한 이상수의원은 대선때의 ‘금고지기’여서, 또 말썽났던 7월당시 횡성수설 발언으로 유명했는데 지난1월28일 구속수감후 그의 행적이나 수금내역은 일체 알려지지 않아 세간에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한 주간지 보도로는 검찰에 “최대 호출”(10회)당하던 이 의원은 작년1월 25일 청와대로 들어가 대통령과 독대했었는데, 대선때의 ‘1억이상 후원금’을 낸 기업 이름과 액수를 보고해 “ 많이 도와줬네요”라는 치사를 받았던 것으러 전해졌다. 이번 구속수사 경우 SOS가 먹혀들었다는 이야기가 나돈 배경이기도 하다.

이밖에 총무비서관을 지낸 최도술씨가 경남일원서 부산상의 회장과 짜고 (일설엔 수백억대등 구설수의) ‘당선축하금’을 받은등 긁어 모은 11억원과, 최근 롯데 회장실에서 현찰3억을 담은 여행가방을 질질 끌며 나왔던 여경구 행정관은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없다”하여 일단 구속을 면했다가 영장제청구 끝에 오락가락 진술로 “죄질이 나쁘다”고 구속된 거며 그 여파로 열린우리당이 안희정-김원기로 이어져온 빌린 2억을 보증금으로 냈던 당사를 떠난다며 쥐떼가 우글거리는 폐공장자리 물색등 소동을 빚게한 문제의 돈도 물론 포함되지 않아 도무지 무슨 계산법에 의거한 숫자인지 세상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몇억은 ‘향토장학금’정도로 여기던 좌청룡 안희정씨는 이번 중간발표 시점에서 불법자금 실적이 67억9천만원에 달해 자금동원면에서의 민완발휘가 돋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특검에 넘겨진 측근비리의 일환으로 우백호 이광재 전실장관련의 썬앤문사건이나, (형편 없이 내분까지 빚은 일부 사퇴소동속서도 비자금 40억조성설이 나왔다) 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연류의 청주향응사건(업주 김원호씨의 예금 50억인출설이 파다했다)등은 일단 대검의 손을 떠났지만, 부정자금이 밝혀지면 당연히 합산시켜야 하는등 여권에게는 앞으로 드러날 악재들이 거의 바닥난 야당측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느낌을 불금케 된다.

▲ 노무현 대통령.

이회창씨회견과 ‘형평성’

두 번에 걸친 사과회견에서 감옥행을 자초하던 이회창씨가 검찰의 중간발표에 불만을 품고 9일 한나라당사에서 3번째 화견을 했다. 검찰발표에의 대응1호였던 셈…

한마디로 “대선자금 수사가 불공정하다”고 했다. 5대그룹의 예를 들며 검찰의 5개월수사 결과가 700 대 36억으로 나왔다면 이걸 누가 공정하다고 믿겠느냐고 꼬집은 것. 안대희 중수부장이 노대통령과 이회창씨의 직접관련 여부는 아직 파악못했다며 추후 수사를 언급한 대목에 대해 감옥행을 자청하는데 노대통령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자기에 대한 사법처리를 연기하는 것이라면 검찰이 ‘정치적 계산’을 하는게 아니냐고 몰아부쳤다.

이씨에게 한국일보가 동조하고 나섰다. “이씨가 나설수 있는 이유”(9일자. 사설)에서 이회창씨의 그같은 지적은 검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노대통령과 이 전총재가 불법자금조성에 관여한 물증을 잡지못했다”고 밝힌 대목의 틈새를 노린 것으로 이씨의 경우 총체적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공개적인 자백을 했는데도 이를 일부러 배제하는 건 누가 봐도 어색한 (정치적인)수사 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 다른 시문사설은 “대선자금 수사 믿기어렵다”고 했다. 5대그룹의 700 대 36에 이어 6~10대그룹의 대비는 72 대 23억, 후서열 기업군의 경우는 41 대 37억이라고 구분해 총괄하면서 1) 5대기업중의 LG. SK.롯데의 경우 260 대 16인데 수사를 하지않았고 2) 검찰이 중간발표직전 안희정씨의 심야진술분 30억원을 부랴부랴 가산시켜 ‘대비의 반전’을 보여준 것이 석연치 않으며 3) 노대통령 관련에 대하여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이 있는지 밝히기위해선 관련자조사가 있어야 한다는 어정쩡한 논리를 지적하였다. 그런데 검찰은 지난해 12월29일 측근비리 수사를 단락지으면서 “나름대로 결론을 갖고있으나 그 내용의 공개는 적절치않다”며 두껑을 닫았다는 것이다 . 정치적 계산의 작용이라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오마이 뉴스에 따르면 안대희 중수부장은 작년10월말 송 검찰총장을 향해 “ (대선자금)수사중 사퇴하지않는다고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의 귀신’이란 별명의 강인한 그에게도 약점은 있나 싶기도 한데, 정치개혁을 위한 검찰의 수술이 제도적 개선보다 신속한 약발이 있는건 사실이겠지만 그 때문에 나오는 잡음이며 또하나의 세력과의 유착성, 그리고 무엇보다 낭자한 선열로 얼룩지는 무참한 나라꼴을 생각할 때 좀더 온건하고 무리없는 효과적 방법은 없는 것인지…..

또 주춤거리게된 재계

재계의 입장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이번 발표에서 경제계에는 지장이 안가게끔 배려한다고 다짐하나 언제 또 불똥이 튀어올지 모르는 상황이 돼가면서 불안감이 다시 떠돌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신문들은 검찰의 기업들에 대한 “최소화. 불구속 방침”에 대해 일제히 환영했다. LG, SK는 그동안 미뤘던 국내외출장과 행사등을 챙기려고 부산해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삼성과 현대자동차, 동부그룹 및 부영건설에 대한 수사는 한다고 못 박아 살어름판을 가는듯한 기류가 형성되고있다는 것이다. 4곳 정도의 총수가 구속되리라느니, 구체적으로 미국에 피신중인 한화의 김승연회장과 부연건설의 이회장구속방침설도 나온다.

직접 돈을 건네준 총수에게는 손을 본다는 얘기이고 한진과 한화의 경우는 구조조정본부장급도 노림수 라는등 위기설이 재대두되기도. 그런 한편에서 나중에 보고 받은 정도면 괜찮다느니, 미리 자백한 기업엔 관대하게 대한다느니 여러 설이 교차해 재계서는 더 곤혹과 혼란에 빠져있다. 삼성 이건희회장의 경우 지난1월19일 출국했다가 미국등서 일은 보고 현재 일본에 체류중이라는데, 지난5일의 전경련회장단회의에 참석하려다 말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자동차측은 할말이 없다고 하고 동부그룹측은 답답하다는 반응. 모두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나 고 촉각을 곤두세운 터에 “협조하면 불문에 부쳐준다더니…”라고 불평도 새어 나오는등 아직도 진정되기엔 멀었다.

10분의 1계산법 어찌되나

그런 가운데 적지않은 관심이 이른바 10분의 1계산법에 쏠려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4일 한나라당 최병렬대표등과 청와대서 회동한 자리에서 “우리가 쓴 불법자금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이 넘으면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 몰랐다는 얘기는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야당대표들및 열린 우리당 김원기 당시 중앙상임위 의장이 동석한 자리였다. 나아가 대선1주년 기자회견에서는 “ (10분의 1발언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헛소리 한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책임지려 한것”이라고 이를 재화인하였다.

그 후도 자신이 “가장 원가를 덜 들인 대통령”이란 자랑을 서슴치 않았었다. 그러던 차 이번의 대비에서는 한나라당 823억의 13.8%에 달했으니 10분의 1은 넘은 것이다.(삼성의 300억대 채권중 138억어치는 대선전인 지난해 11월 되돌려 준 것으로 확인됐었다) 언론등은 이회창캠프의 10분의 1을 넘어선데 대해 노캠프측은 지체 없이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였다. “스스로의 도덕적 우위를 부각시키기 위해 하지말아야 할 말을 했다하더라도, 발언에 대해 책임지는 당당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한국일보 9일자 사설)는 요구가 나왔던 것이다.

노대통령의 자신감과 도덕적 우월성을 드러낸 그같은 주장은 여야간의 “부패 대 반부패”대결구도 형성에 영향을 미쳤기에 이런 와중에서 여권이 득을 본 것도 사실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중앙일보 8일자 사설) 열린우리당의 그간 인기도 상승추세와 무관치않다는 분석까지 나온 것이다.

이같은 사태진전에 관하여 청와대측서는 “ 계산에 2중이 된게 있다’ “ 계산법이 다를 수 있다” “ 기다려 보자”등 여러 구실을 내세워 빈축을 사기도 하였다. 무책임의 극치란 비난을 면치못하게 된 것.
여론 뭇매에 못견뎌서인지 당초는 노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20일께로 청와대에 의해 예고되었다가 9일의 국회탄핵발의가 발표되자 11일오전11시 기자회견을 갖는 형식으로 앞당겨져 여러 현안에 관한 노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있었던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